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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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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중고생 권장도서로 너무너무 많이 들어본 책,

그래서 읽고 싶은 욕구가 반감되었던 책

바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드디어 읽어 봤다.

갈매기의 꿈

 저자  리처드 바크

역자  류시화

현문미디어

2012.06.01

원제 Jonathan Livingston Seagull


나는 지금까지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이 한 문장은 '갈매기의 꿈'의 또 다른 표현이라 생각했었다.

이 문장만 봐도 '갈매기의 꿈'을 읽을 필요 없이 책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여지껏 읽지 않았는데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 이 문장이  책의 전부가 아니였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쩌면 저자는 불교의 가르침을 소설로 표현한 것일지 모른다는 희열감마저 불러 일으켰다. 오랜 수련을 통하면 시공을 초월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부처의 삶을 빗댄 거 마냥 느껴졌다. 윤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나의 확신은 더 강해졌다.

 

만약 저자의 의도가 나의 예상과 동일하다면,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되기에는 너무 벅차다[각주:1]는 생각도 했다. 불교의 참맛은 쉽게 느낄 수 힘들기 때문이다(나 또한 아직 참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책의 메세지를 내가 너무 확대 해석하고 있나하는 우려도 해 봤다어쩌면 책은 불교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일상에 젓어 지내지 말고, 좀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서 노력해라'라는,  '자신의 한계를 섣불리 단정짓지 마라. 각각의 존재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이다[각주:2]'라는 간단한 메세지를 전달할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랬던 저랬던 둘다 나름 가치있고 타당한 해석이라며 매듭을 짓는다.


이전 관련글 보기  

 - 골든 티켓

 - 칼 세이건의 말

 - 허접한 꽃들의 축제

 - 붓다의 치명적 농담

 - "책을 읽고 눈물 흘리는 당신, 힘내라!"




  1. 김해도서관 '책풍경'이라는 독서동아리 회원 중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했다. 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은 것은 '밑으로 깔고 간다'라고...! 세월이 지나면서 밑에 깔아 놓은 뭔가가 쓰욱 올라오더라고!. 그 분 자신이 그러했다고 경험을 이야기 했다 [본문으로]
  2. 야생의 코끼리는 500kg 정도 되는 나무를 송두리채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원을 잘 살펴보면, 코끼리를 가두고 있는 문이나 말뚝이 견딜 수 있는 무게는 채 500kg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원의 코끼리는 500kg도 되지 않는 자신의 장애물을 제거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사육사들에게 쇠뇌당했기 때문이다. '넌 이것을 뽑아내지도 못하고 부셔버릴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없어'. 이 말에 코끼리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가두어 버리게 된 것이다.<골든티켓 中에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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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내가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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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꾸물거리다가 때를 놓칠 거 같아 대충 글을 적어본다.

작년 나는 많은 영화를 봤다.

내가 본 영화를 통하여 ''의 개인적 성향을 생각해 봤다.

 

[영화 자체에 대한 성향]

40편의 영화 중에서 다시 보고 싶은 영화(부담하나 없이 보고 싶은!) '범죄도시', '내부자들',  '타짜'.  '범죄도시'는 작년에 2번이나 봤을 정도다.

아래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영화까지 범위를 확장한다면 '범죄와의 전쟁'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이들의 공통점은 '폭력'이 가미된 영화다. 머리 복잡하게 스토리를 따라 갈 필요없이 몰입할 수 있다게 특징이다.

 

위 폭력(?)영화외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타인' 정도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이병헌이라는 대배우의 탄탄한 연기력과 '박정민'의 완벽한 변신(지체아)이 맞물려 만들어 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재미가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내가 꿈꾸는 있는 회향(回鄕)의 완벽한 시나리오가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경제적 궁핍이 없으며,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누군가가 있으며, 한켠으로는 나의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도 아무렇지도 않는 친구가 있는, 그런 고향을 나는 가끔 상상한다.

 

'완벽한 타인'은 배경(place)의 변동 없이 긴박한 진행감과 더불어, 친구들의 모임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아마 나는 친구가 그리운가 보다.

 

 

No    제목            일자        출연

1      황해           1801**        하정우, 김윤석,곽도원

2      범죄도시         1801*      마동석,윤계상,조재윤,조진웅

3      그것만이 내 세상   180302       이병헌,윤여정,박정민

4      틀 포레스트     180507       김태리,류준열,진기주,문소리

5     오직 그대만      180507       소지섭,한효주,박철민

6     내부자들        180512       조승우,이병헌,이경영,백윤식,정만식,조우진

7     신세계         180512       이정재, 최민식,황정민,박성웅

8     택시운전사       180525       송강호,유해진,류준열

9     1987           18*****       유해진,김태리,김윤석,하정우,조우진

10    타짜           180601      유해진,,김윤석,김혜수,백윤식

11    추격자          180608      하정우,김윤석

12    거북이 달린다      180622       김윤석,정경호

13    극비수사         180622      김윤석,유해진

14    독전            1807**      류준열,김주혁,조진웅

15    강철비          180722       정우성,곽도원,이경영,조우진

16    게이트          180818       임창정,정려원,이경영

17    변산            180824      박정민,김고은

18    돈의 맛          180825      김강우,윤여정,최효진,백윤식

19    박열           18082*      이제훈

20    더 킹           180920      정우성,조인성,류준열

21    공작             1809**      황정민,이성민,조진웅,주지훈

22    상류사회         180829      박해일,수애,윤제문

23    그해 여름         181006      이병헌,수애

24    목격자          181006      이성민

25    인천상륙작전       18007      이정재,이범수

26    명당           18101*     조승우,지성,문채원

27    침묵             18101*      최민식,이하늬,류준열

28    협상            181029      현빈, 손예진

29    암수살인        181108       김윤석, 주지훈

30    부당거래         181108      황정민,류승범,유해진,마동석,정만식

31    바람            181103      정우,손호준

32    비스티 보이즈      18112*      하정우,윤계상

33    창궐            181123      현빈,장동건,정만식,조우진

34    동네사람들        181127     마동석

35    대립군           181207    이정재,여진구

36    범죄도시          181214    마동석,윤계상,조재윤,조진웅

37    보헤미안 랩소디     181223   

38    써니             181224     강소라,심은경

39    완벽한 타인        181224    유해진,조진웅,이서진

40     국가부도의날       181230     김혜수,유아인,조우진

 


[배우에 대한 성향]

 

김윤석 7

일부러 '김윤석'이라는 배우의 출연작(11~13)을 찾아보기 까지 했다

연기력이 아주 탄탄하며 배역이 주로 누구를 쫓아 다니는 역할(주로 형사로 나옴)이다

누구 혹은 뭔가를 쫓아간다는 것은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도 자기 일에 집중하고 싶은 모양이다.

 

 

유해진 6

정말 부담없는 배우다

지금 혹시 내 앞에 나타나더라도 바로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나에게는 편안한 배우다

나는 이런 편안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류준열 5

젊은 이 배우가 왜 이리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지를 모르겠다

연기력이 뛰어난지도 모르겠다

맡은 배역이 자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의 역할을 맡는게 이상하다

리틀 포레스트의 이미지가 딱 류준열의 이미지 인것 같다

감독의 깊은 뜻이 있겠거니 생각해 본다.

 

 

 

조진웅 5

첫 인상은 대배우가 될 것 같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나는 TV드라마 '시그널'의 조진웅이 그립다.

 

 

마동석 4

귀엽다

울퉁불퉁 근육질 남자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다.

 

 

하정우 4

'범죄와의 전쟁'영화에서 받은 그 감동을 다시 맛 볼 수 없어 아쉽다

그래도 그가 새로운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나면 은근히 설레게 된다.

허나 곧 실망이다(PMC더벙커 처럼)

fit이 제대로 잘 서는 배우다.

 

  

이병헌 3

'God 병헌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낭비다.

같이 '몰디브가서 모히또 한잔'하고픈 배우다.

 

 

이정재 3

과대평가된 배우다

몸과 목에 힘만 가득 실렸다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조승우 3

내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다

영화 '클래식'에서 본 그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순수함과 세련미가 가득하다.

그래서 일까 '명당'과 같은 사극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fit이 살아 있다.

 

 

 

황정민 3

그냥 주는 것 없이 싫다

오자형 다리도 마음에 들지 않고, 연기력....나는 잘 모르겠다

뛰어난 것 같지 않은데 모두들 명배우라고 한다. 이해불가!

 

 

윤계상 3

나의 인식이 180도 바뀐 배우다(범죄도시를 통해).

처음에는 가수에서 어줍잖게 영화배우를 꿈꾸나보다 싶었는데

배우가 되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이 확실한 배우다

이런 배우는 밀어줘야 할 것 같다.

 

 

 

백윤식 3

백윤식이 나온 영화를 보면

그가 아니면 대체불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김혜수 2

대한민국 여자영화배우로서 독보적이다

먹고 살기 위해  영화에 나오는게 아니라 자신이 확실히 소화할 수 있는 영화에만 나오는 모양이다.

 

 

 

정우성 2

인물이 워낙 출중해서 왠만해서는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는게 그의 단점이다.

 

 

최민식 2

연기에 혼신을 다하는 배우다

헛투로 배우생활하는 사람이 아니다.

 


김태리 2

류준열처럼 왜 영화에 자주 나오는지 모르겠다

연기력도 그만저만하고 비쥬얼도 화~악 압도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

대체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계속 좋아한다. 이유없이....'

나는 '첫번째 만남에서 느낌이 좋았던 사람을' 계속 좋아한다. 

그러다

물리면[각주:1] 대책없이 그것들이 싫어진다.


이런 내 성향을 생각해보면 위의 영화&배우에 대한 글들이 언젠가는 더이상 나를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정리하는 것은 먼 훗날의 내가 이 글을 보면서 과거의 나를 회상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이다. 


  1. 다시 대하기 싫을 만큼 몹시 싫증이 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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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맛집 - 홍익돈까스,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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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방문한 김해 홍익돈까스에서 평소와 다른 시도를 했다.
나는 웬만해서는 메뉴를 바꾸지 않는다.ㅇㅇ식당에서 A를 먹었다면, 대개 A만 시켜 먹는다.


홍익돈까스에서 지난 번에 먹었던 왕돈까스가 아니라 '스파이시 어니언 돈까스'를 먹었다.

김해 홍익돈까스'스파이시 어니언 돈까스'김해 홍익돈까스 '스파이시 어니언 돈까스'

일단 첫 느낌은 돈까스치고는 화려한 모양새에 식감을 돋아주웠다.

요렇게 양파로 덮혀 있고, 그 바로 밑에는 돈까스, 바닥은 가늘게 채쓴 양배추가 깔려있다. 그릇 아래에는 물같은 소스가 가득하다. 바닥에 깔린 양배추가 소스가 돈까스에 스며들지 않게 방어하고 있다. 메뉴이름에 '어니언'이 들어간 이유는 쉽게 드러나는데, '스파이시'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스파이시는 바로 여기서 느낄 수 있더라!

스파이시한 맛을 주는 장본인, 고추

언듯 보기에 땡초처럼 보이지만 그리 맵지 않다.  

뭐랄까.... 입맛을 자극하는 맵지 않은  매운 맛(어패있는 표현이지만)!.

양파, 양배추, 돈까스를 같이 먹으면, 시원하면서 튀김음식 특유의 바삭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소스 맛은 냉면 육수 맛이 나며, 튀김요리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 질리는 맛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여름에 먹으면 별미일 것 같다.

'스파이시 어니언 돈까스'는 돈까스의 느끼한 맛을 극복한 획기적인 돈까스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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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천원으로 시계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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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구석에 박혀 뒀던 손목시계를 다시 차게 되었다.

낡아빠진 갈색 시계줄낡아빠진 갈색 시계줄


브라운 계통의 낡은 시계줄 대신에 딥블루(3~4년전부터 좋아진 색상) 시계줄로 바꿨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시계줄이다.

가격이 너무너무 저렴하다. 

믿겨지지 않는 가격이다. 

단돈 천원!

다이소 천원짜리 시계줄다이소 천원짜리 시계줄



시계줄 교체시 가장 어려운 점은 스프링바를  빼고 끼우는 것이다.

약간의 섬세함과 끈기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노안(?!)으로 눈앞의 사물에 촛점이 흩어져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수전증은 아직 없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 다이소 천원짜리 시계줄 촌평 *

딱 천원의 값어치만 한다.

시계줄을 손목에 감고 풀때 굉장한 뻑뻑함!

약간의 마찰에도 시계줄 껍질이 벗겨질 듯한 아슬아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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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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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에 개봉된 영화, '남한산성'을 어제 가족과 함께 봤다.

본 영화는 내가 읽은 적 있는 김훈의 '남한산성'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텍스트로 먼저 접한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지 줄거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인물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애사롭지 않게 다가왔고, 

주위 배경과 인물의 몸짓 속에서도 나름의 이유를 찾을 수 있어 높은 몰입도를 유지하며 감상했다.



좌 : 김상헌(척화파) // 우 : 최명길(주화파)


김상헌!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예조판서 '김상헌'에 대한 나의 애착이 짙어질 것을 느꼈다.


아마도 개인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성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요.

천한 신분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우릴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된 덕분인 것 같다.

적어도 영의정 김류보다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가진 인물은 분명하다(영화속 이야기로는).




영의정 김류


김류!

이 자는 '늙으면 죽어야 된다'는 말에 적합하다. 무능(無能)하고 자기만 아는 그런 인물이다.

자기가 출전한 싸움(승산없는 전투)에 무조건 이겨서 자신의 얼굴을 세울려는 치졸한 작자다.

자기 합리화에만 열을 다하는(어느 직장에나 이런 사람 한두명은 있지)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영의정이라니......그를 임명한 인조는 정말 아둔한 사람이다.





인조!

무능대왕 - 인조


임금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였다. 누구처럼~ 무능하다. 

"(남은 식량을)아껴서 분배하되, 너무 아끼진 말게 하여라."

이런 명령이 신하에게 내리다니....

'지도력 = 0'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지도자 밑에 있는 제정신 박힌 부하는 정말 힘들다.

이런 지도자가 나라를 맡는다면 나라꼴 장난아니게 망가진다.


과연 나는 어떤 인물인가...

두렵다.

이전 관련글 보기  

 - 영화 '히말라야'

 - 영화 '암살'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다

 - 영화 - 국제시장

 - 영화 '끝까지 간다' = '끝까지 똥줄탄다'

 -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본 후 내가 그리워 하는 것은..

 - 남한산성 - 김훈 장편소설

 - 남한산성(김훈) - 삼전도 굴욕, 삼전도비

 - 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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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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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결정적 순간, 자식, 컴퓨터 디렉토리


유시민의 공감필법유시민의 공감필법

창비

2016.07.15

 



P50. 

그분[각주:1]은 자기변화는 인간관계의 변화를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바뀌어야 개인의 변화도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어떤 사람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변화가 그 사람의 변화의 질과 높이의 상한上限 이라는 겁니다.

 

P81.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글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자기 자신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생명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좌우합니다.

 

P84

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책 읽다 말고, 도저히 계속 읽을 수 없어서, 읽던 책을 가슴에 댄채 하고 한숨을 내쉬는 경험 말입니다. 여자분들이 보통 그렇게 하지요.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하셔야 합니다. 감정이 너무 강하게 일어나서, 그럴 가라앉히기 전까지는 텍스트를 더 읽어갈 수 없는 그런 순간을 누리자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공부와 독서의  '결정적 순간’ 이라 믿습니다.

 

P88

하루 한 문장이라도 쉬지 않고 글을 쓰라고 권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훌륭한 책을 읽어서 어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실제로 써먹어야봐야 자기 것이 되거든요.

 

 

P95

저는 말에 가까운 글일수록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문장을 제대로 썼나? 이게 제대로 된 글인가? 혼자 글을 쓰다보면 이런 의문이 들죠. 그럴 때는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입으로 소리를 내기 편하고 귀로 들어서 거슬리지 않고 뜻이 말하는 것처럼 잘 전해지면 잘 쓴 겁니다.

 

P83.

어휘를 늘리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독서입니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모든 강연에서 저는 이것을 강조합니다.

 

P105

자식 기르는 부모로서 제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왜 있느냐?  세상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자식이 있는 랍니다.  공부를 잘하든 그렇지 않든 다 그렇다는군요. 고마운 분들이죠!

…….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그다지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너를 너무 늦게 낳은 탓에 오래 함께 살아줄 수가 없고, 그래서 너는 부모 없이 살아야 하는 시간이 길다. 미안하지만 열심히 좀 해야겠다. 살벌한 경쟁사회에 던져놓아서 더 미안한데, 별로 의미없어 보이는 내용이라고 해도 삼년만 꾹 참고 남들 하는 것처럼 공부하면 안 되겠니?’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들어간 후로는 몰라보게 열심히 합니다.

 

P133

말재주, 글재주, 그런 말이 있죠? 그렇지만 글을 잘 쓰는 게 재주가 아닌 것처럼, 말을 잘하는 것도 단순한 재주가 아닙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조리있게 말을 하려면 평소 체계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하고, 실제로 말이 많이 해보아야 합니다. 많이 쓰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많이 말하지 않으면 잘 말하지 못합니다.

…….

조리있게 말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일상생활에서 늘 그렇게 말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는지, 있다고 해도 그게 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토론을 많이 하다보면 머릿속에   컴퓨터 디렉토리 비슷한 것이 만들어진다는 느낌 이 생깁니다.


이전 관련글 보기  

 - 라면을 끓이며

 - 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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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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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15.10.08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내가 믿고 읽는 작가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산문집이다. 일상 속에서 주제에 얽매이지 않으며 부담없이 쓰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장르의 책이다. 역시 김훈만의 독특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책이다.


Only 김훈만 가능한 독특한 매력은 바로 예리한 관찰과 학습속에서 만들어낸 섬세함이라 생각한다.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에서 전장터 '바다'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파도도 잠들어 있고 인기척 없는 바다의 모습을 두서너 페이지에 걸쳐 다루고 있다. 

내가 글을 읽고 있는 것인지 그 바다를 직접 바라보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섬세하지만 문장은 짤막짤막하다. 그래서 표현전달이 명확하다.


김훈의 섬세함은 사물을 아주 주의깊게 관찰(사고)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김훈의 짤막한 문장은 정제된 언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다.

그의 글을 보면 버릴 단어가 없다.

  

독서록을 작성하면서 책의 내용보다 작가에 집중한 적이 없다.

유독 김훈의 책을 읽으면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아래의 내용은 주요 발췌내용이다.

아울러 몇몇 발췌부분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곁들여본다.


 내 마음이 이랬지! 

P57.  물곰국은 인간이 창자뿐 아니라 마음을 위로한다. 그 국물은, 세상잡사를 밀쳐버리고 우선 이 국물에 몸을 맡기라고 말한다. 몸을 맡기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위안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물곰국은 하나의 완연한 세계를 갖는다. 이런 국물은 이 지구상에 울진 말고는 없다.

물곰의 살은 모든 짐승의 고기가 갖는 육질의 짜임새가 없다. 물곰의 살은 근육도 아니고 국물도 아닌 그 완충의 자리에서 흐느적거린다. 그 살은 씹어 삼키는 살이 아니라 마시는 살이다. 이 완충의 흐느적거림이 인간을 위로한다. 물곰 살을 넘길 때, 생선의 살이 인간의 살을 쓰다듬는다. 그 살은 생명 발생 이전의 원형질과도 같은 맛이다. 물곰은 혀로 느껴지는 맛과 목구멍을 넘어가는 촉감이 일치한다.

 

※  몇 해전 거제도 물메기탕(영덕에서는 물곰국이라 한다)을 먹어본 적 있다. 

맑은 지리국이다. 아주 유명하다.

잘 우려진 물메기를 먹으면 생물의 육질(肉質)감을 느낄 수 없다. 

그냥 허물허물한 것이 어떠한 식감없이 그냥 삼켜진다.

당시 이 독특한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다. 

김훈의 위 글을 읽다보니 당시 '내 마음이 이랬지!'하고 감탄했다.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 

P83. 열대 바다의 저녁은 저무는 해의 잔광이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러서, 색들은 늦도록 수면 위에서 흔들리고 별들은 더디게 돋는다. 어둠으로 차단된 수억 년 시공 저편을 별들은 건너온다. 별은 보이지 않고 빛만이 보이는 것이데, 사람의 말로는 별이 보인다고 한다. 크고 뚜렷한 별 몇 개가 당도하면 무수한 잔별들이 쏟아져나와 하늘을 가득 메운다. 별이 없는 어둠 속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눈이 어둠에 젖고 그 어둠속에서 별들은 무수히 돋아난다. 별이 가득 찬 하늘에서는 내 어린 날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  한달 전의 가족 해외여행으로 갔던 태국에서 열대 바다의 저녁을 보고 싶었다.

애석하게도 태국에서는 바다의 저녁을 볼 수 없었다.

이십여전 필리핀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1~3년내에 이곳을 가리라 마음먹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훈의 위 문장을 되씹으면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리라~!


ð  칼의 노래에서 바다를 멋지게 표현해냈던 작가 김훈의 위대함이 다시 한번더 표출된다.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P110.  고구려 왕들의 존호는 유교적 세계관의 관념에 물들지 않아서, 삶과 마주 대하는 언어의 건강함을 보여준다. 산상왕山上王(10), 동천왕東川王(11), 중천왕中川王(12), 서천왕西川王(13), 봉상왕烽上王(14)들은 죽어서 그 왕이 묻힌 자리의 이름을 존호로 삼아서 후세에 전했다.

“11월에 왕이 돌아가시니 소수림小獸林 에 장사 지내고 존호를 소수림왕이라고 하였다는 대목이 내가 읽은 [삼국사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에 속한다. 소수림은 어디인가. ‘작은 짐승들이 모여 사는 숲이라는 뜻으로 봐서 아마도 국내성 왕궁에 딸린 동물원이 아닐까. 고구려 왕들은 죽어서 강가에 묻히거나 산꼭대기 봉수에 묻히거나 작은 짐승들이 사는 숲에 묻혀서 한줌의 흙을 국토에 보냈고, 그 묻힌 자리의 지명에 불명의 지위를 부여했다. 고구려인들의 강토 사랑은 그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왕들은 죽어서 자신의 존호를 국토에 포개었다.

광개토대왕 廣開土大王(19)의 존호는 왕의 무덤 자리가 아니라 그 생애의 자랑과 고난을 압축하고 있는데, ‘광개토는 한반도의 모든 임금의 존호들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서사적이고, 압도적이고, 다이내믹하다. 광개토대왕은 39세에 죽었다. 그의 아들 장수왕은 97세까지 살았고 그중 78년을 왕위에 잇었다. 장수왕은 장수하기도 햇지만 그의 존호에서는 부왕의 요절에 대한 한이 둗어난다.

※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늙은 어미의 폭풍질문 

P119. 북한 중국 사이의 두만강 국경은 한반도의 DMZ처럼 삼엄하지는 않지만 월경이탈자를 막기 위해 철조망이 쳐져 있고 북한국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버스가 강에 바싹 접근할 대 건너편 초병이 한 명 보였다.

키가 작고 마른 체구에 소총이 힘겨워 보였다. 나이가 몇인지, 군대 생활은 견딜 만한지, 구타나 따돌림은 없는지. 간부들이 보급품을 빼먹지는 않는지, 방산비리는 없는지, 겨울에 보초 설 때 발 시리지 않는지, 고향이 어딘지, 제대는 얼마 남았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장래희망은 무언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남쪽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싶었으나, 될 말이 아니었다.

※  작가 김훈이 던진 질문을 눈 감고 다시 읊어보면 가슴 뭉클해진다.

홀로 고향에 사시는 늙은 어머니가 몇 해 동안 얼굴 본적 없는 아들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상상해보자!

늙은 어머니의 폭풍 질문!!!!!!!!!!!

아 눈물난다.

 

P174. 지금 정부는 공적개방성을 상실하고 짜장면협회나 상가번영회처럼 사인私人의 이익집단 같은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다.

 

P175.  나는 모든 죽음에 개별적 고통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에 값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과 죽음은 추상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대체가 불가능한 일회적 존재의 영원한 소멸이다.

그래서 한 개인의 횡사는 세계 전체의 무너짐과 맞먹는 것이고, 더구나 그 죽음이 국가의 폭력이나 국가의 의무 불이행으로 비롯된 것이라면 이 세계는 견딜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인데, 이 개별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체제가 전체주의다. 이 개별적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어떤 아름다운 말도 위안이 되지 못하고 경제로 겁을 주어도 탈상을 되지 않는다.

국가개조는 안전관리와 구조구난의 지휘부와 조직을 재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뉘우침의 진정성에 도달함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좀처럼 개조되지 않는다. 다만 뉘우침의 진정성 위에서 자신을 바뀌어나갈 수 있다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뭉개다가 무너질 뿐이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P178.  아들아, 사내의 살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마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이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쉬운 말을 비틀어서 어렵게 하는 자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걸로 밥을 다 먹는 자들도 있는데, 그 또한 밥에 관한 일일지라 하는 수 없다. 다만 연민스러울 뿐이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거룩하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야, 돈이 없다면 돈보다 큰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라!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이 사태는 인간의 삶의 적이다. 이것은 유물론이 아니고, 경험칙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매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

~~~~~~그러니 돈을 벌어라. 벌어서 나한테 달라는 말이 아니다. 네가 다 써라. 난 나대로 벌겠다.

※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 돈에 집중하라!

속내를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돈을 벌어라는 김훈의 사자문(思子文) 

 


 살려서 돌아오라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P205. 도심을 뒤흔드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는 다급하고도 간절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간다움이 아직도 남아있고, 국가의 기능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 달려가는 소방차의 대열을 향해 나는 늘 내 마음의 기도를 전했다.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  나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해 내다니…. 과연 김훈이다.

어느날인가 운전 중에 사이렌소리를 크게 울리면서 소방차가 자동차들 속을 비좁게 나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구출하러 가던 소방차가 오히려 구급상황에 놓이는게 아닐까 할 만큼 위험스러운 질주였다.

만약 내가 소방관이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아내, 내 자식, 내 부모가 아니라면 나는 그렇게 질주하지 못할텐데........

갑자기 소방관이 너무 존경스러워 보였다. 

 


 

P233. 이 냄새는  그 여자의 냄새인가 웬 여자의 냄새인가.  이 냄새는 살아 있는 한 여자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냄새인가 아니면 익명성 속에 매몰되어버린 여자 전체의 추상화된 냄새인가.

※  이 절묘한 테크닉!

고농축 초울트라 슈퍼 압축 문장이다.

좋은 광고카피를 보는 듯 했다.


 

P263.  나는 젊은 양희은을 좋아했고 지금도 자주 듣는다. 양희은의 목소리는 힘 있고 맑다. 양희은 목소리의 힘은 세계를 안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자아를 세계 속으로 밀어내는, 공격적인 힘이다.  그리고 양희은의 맑음은 잡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맑음이다.  그래서 양희은의 맑음은 부드럽지 않고 거세다. 힘 있고 맑은 소리는 멀리 간다. 양희은의 힘과 맑음이 합쳐지면서 때때로 건전가요풍의 창법을 이루는 대목을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양희은의 목소리는 멀리 가서, 삶의 전망이라고 할 만한 것에 닿는다. 그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세상을 열어젓히는데, 거기가 양희은의 가장 좋은 순간들이다. 그때 양희은은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의 질감으로 거칠고 싱그럽다. 목소리를 통해서 내가 체험한 양희은의 여성성은 여자인 생명의 외로움을 버거워하면서 힘겹게 감당해낸다. 그 여성성은 제도나 인습에 의해서 이미 정형화되고 이미 여성화되어버린 아름다움을 사절하고 있다. 사랑을 노래할 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그리움이나 기다림을 노래하기보다는 사랑과 더불어 와야 할 자유를 노래한다. 그래서 양희은 목소리의 쓸쓸함은 애절하지 않고 강력하다.

 



P312. 그러나 할머니는 그 기약 없는 돌맹이들을 하나씩 골라낸다. 소쿠리에 가득 담아서 밭두렁으로 끌어낸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앉은뱅이걸으믕로 밭고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한다…….마을에 물이 차오르면 할머니도 결국은 별수 없이 이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마지막날까지 평상심으로 살아간다.



 

P326. 타향 위에 고향을 건설하지 못하는 한 당신들은 영원히 고아이며 실향민인 것이다.

※  정처없이 떠도는 자, 과거회귀주의자에게 귀싸기 한 대 날리는 따끔한 소리다.



 

P368. 자두는 껍질이 빨갛다. 자두의 생김새는 천하의 모든 과일들 중에서 으뜸으로 에로틱하다. 자두는 요물단지로 생겼다. 자두는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수박의 향기는 근본적으로 풀의 향기다. 풀의 향기가 수부네 풀려서 넓게 퍼진다. 자두의 향기는 전혀 다르다. 자두의 향기는 육향 肉香에 가깝다. 그 향기는 퍼지기보다는 찌른다. 자두를 손으로 만져보면, 그 감촉은 덜자란 동물의 살과 같다. 자두는 껍질을 깎을 필요도 없이 통째로 먹는다. 입을 크게 벌려서, 이걸 깨물어 먹으려면 늘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이 안쓰러움은 여름의 즐거움이다.

※  나는 과일 중 가장 섹시한 과일이 '복숭아'라고 생각한다.

익은 복숭아를 보고 있노라면 뽀얀 얼굴에 볼 부위는 분홍색이 살짝 도는 20대 초반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리고 봉숭아털은 아직 아기솜털이 가시지 않은 여자의 풋풋함을 잘 묘사하는 것 같다.

잘 익은 복숭아 맛을 표현할 때 '달다'라고 한다. 

'달다', '달달하다[각주:1]'는 '달콤하다'의 의미로서 이 역시 섹시하다(달콤한 키스).

맛이 '달다'라고 표현하는 과일이 복숭아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복숭아는 섹시한 과일의 대명사로 본다.

김훈은 자두의 생김새가 에로틱하다 이야기한다.

그 맛은 육향肉香에 가깝다고 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쨋거나 자두를 볼 때면 김훈의 그 느낌을 떠 올리며 눈여겨 봐야 겠다.


이전 관련글 보기  

 - 칼의 노래

 - 남한산성 - 김훈 장편소설

 - 남한산성(김훈) - 삼전도 굴욕, 삼전도비

 -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난다 -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 그리운 사람은 남행을 꿈꾼다




 

  1. '달다'의 경상도 사투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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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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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저자 : 김경주 지음 , 신준익 그림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 2017.04.26

페이지 수 : 232


정확히 몇년도 인지 모르겠다.

TV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시작한지를....


본 프로그램이 방영 초창기부터 굉장히 진지하게 시청했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가끔은 열악한 상황속에서 아주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기도 했었다. 그럴 때면 나의 집중력은 현격히 저하되었다.

그들의 삶이 못마땅하고 혹시 나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자극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이처럼 예전의 나는 굉장히 출세 지향적이였고, 자신만만한 삶을 살아갈 거라 믿었다.


그런데.......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자극에 둔감해졌고, 편견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아무튼

도서관에서 책제목에 끌려 빌려온 책이 있으니,

제목에 '인간극장'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김경주의 인간극장 틈만 나면 살고 싶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37개의 이야기들은 실존인물의 삶을 다룬 내용이다.

실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참 특이하다.

칼, 판, 홀, 단감. 칠구, 팍, 헉, 골, 꽝, 킨, 핀, 융, 컬, 레슬러P, 잉, 팡. 텐. 완, 늘, 욜........

특이한 이름을 사용한 작가의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위 이름들을 잘 살펴보면 동남아 국가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배경은 나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형편없는(?), 열악하였다.


'동남아틱한 주인공 이름'과 '열악한 삶의 배경'이 조합이 되다보니,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동남아판 체험 삶의 현장'을 보는 듯 했었다.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는 나약한 나 자신이 부끄러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작가의 의도파악이 되지 않아 허무하기도 했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클로징 문구가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책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이라는 부분도 그러하다.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이야기들 속에 나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 불 뿜는 바텐더 단감

- 실종남 컬

이다.


'불 뿜는 바텐더 단감'은 과거 유망(?)직종이였으나 시대의 변화(과거에는 전문직 혹은 기술직으로 분류되나, 이제는 바텐더 본연의 능력보다는 외모 수준과 손님을 유혹하는 잡기雜技가 중요한!)로 제 값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바텐더로 살아가는 주인공 이야기다.

아들의 미래 직업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였다.


'실종남 컬'이라는 이야기를 읽으면, 과연 이게 실화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심각한 실종 습관을 앓고 있는 남자 주인공이야기다. '컬'의 심각한 실종 습관의 원인을 캐보니 어린 시절 부모님이 컬을 홀로 방치한 이력이라고 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진다.


PS.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검색어로 알게 된 좋은 글을 옮겨놓는 것으로 본 포스트를 마감한다.


* 자녀들 앞의 부부 모습  


♥ 존경과 사랑을 유산으로 삼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은 

그 아들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고, 

어머니가 딸에게 줄 가장 좋은 선물은 

그 딸의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이다. 


♥ 자녀 중심의 부름말을 쓴다. 

부부가 서로를 부를 때 "누구 엄마...." 

"누구 아빠...." 라고 하면 

자녀에게도 소속감을 깊게 하여 좋다. 


♥ 부모공경을 보여준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을 먼저 부모에게 드려라. 


♥ 서로 돕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하기 싫은사람은 먹지도 마라. 

부부가 서로 돕는다면 그 자녀들은 접시라도 잡는다. 


♥ 서로 허물을 나무라지 않는다. 

부모의 허물은 자녀의 수치이고 

자녀의 허물은 부모의 수치이다. 

자녀 앞에서 배우자의 허물을 들추거나 

좋지 않은 별명을 부르지 말라. 


♥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자녀 앞에서 싸움을 했다면 

그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 자녀에게도 용서를 청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부부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녀들이다. 

부부가 함께 자녀에게도 용서를 청하고 보상을 하라. 


♥ 자녀에게서도 배운다. 자녀는 신세대의 모델이다.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지식을 배우고, 

깨달음을 준 공로를 칭찬과 사랑으로 갚으라. 


♥ 칭찬과 격려를 보여준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사랑의 행위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도 사랑으로 감싸주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라. 


♥ 꾸지람은 몰래한다. 

자녀들 앞에서 배우자의 자존심을 꺾지 말라. 

꾸짖을 일이 있으면 자녀들 몰래 단둘이 나눌 일이다.


http://realty82894.co.kr/gbbs/bbs/board.php?bo_table=board4&wr_id=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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