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김영사
2015년 11월 24일 출간
600페이지의 위압감에 쉽사리 손을 뻗지 못했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을 드디어 완독했다.
만약 자의에 의한 독서였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었지만(실제로 이전에 몇번 포기 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올해 내가 가입한 김해도서관 독서동아리 ‘책풍경’의 3월 독서토론 대상이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완벽히 이해는 못하더라도 완독은 하는게 모임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암튼 21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유발 하라리[footnote][/footnote]는, 그의 넓은 지식의 스펙트럼을 이 책에서 과시하고 있었다. 태초의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인류의 자취를 복기하는 듯 했었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다.
날조된 가짜 족보
자신이 양반 가문의 자손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별 볼일 없는 가문의 자손임 알게된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마치 우리집 족보가 아니라 날조된 가짜 족보 였다는 충격!
그렇다!
우리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그렇게 대단한 족속이 아니였다.
최초 지구에는 몇 종의 인류가 있었는데, 어찌 어찌하여 우리 호모 사피엔스만 남았다.
좋게 말하면 적자생존이라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면 호모 사피엔스가 얼마나 많은 지구의 종들을 파괴했는지 섬뜩하다.
감히 우리(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라 생각하지 마라고 경고하는 듯 하다.
인류가 만들어낸 과학, 돈, 종교 등등이 인류 자신을 파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방대한 양의 내용을 뒤늦게 정리하다보니 머리에 남아 있는게 더물다.
읽을 때는 신선한 충격에 휩쌓였으나 이내 휘발되어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없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읽은 후 독서후기를 보강해야 할 듯하다.
저자는 책에서 제국주의(영국, 프랑스 등)국가가 그들의 식민지(인도 등)에 철도 건설, 측량, 도로건설 등의 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일본제국주의가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을 일본이 건설한 경부선철도 등의 공로로 상쇄해도 되나 싶은 의문이 일어났다.
실제로 저자 유발 하라리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었다.
유발 하라리 曰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전 지구적 정치 체제가 필요하다”
이하 인터뷰 원문을 보자.
당신은 제국주의자인가? 하라리 “전 지구적 협력은 필요…단, 자본 지배는 반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박민영 문화평론가와 e메일 인터뷰
<사피엔스>를 통해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세계에 지적 충격을 던진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41)가 “20세기로부터 물려받은 민주주의 체제는 향후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며 “평범한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의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가 13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새 책 <호모데우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라리 교수는 13일 경향신문이 진행한 박민영 문화평론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평론가는 그동안 하라리 교수의 담론이 제국주의적 측면과 반민주적인 성향이 있다고 질문을 던져왔다. 하라리 교수는 박 평론가의 이러한 일부 문제제기에 “우려에 공감한다”면서 “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규제 메커니즘과 자유시장 방식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당신은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전 지구적 정치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지구(세계) 제국 건설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세계 문제에 대한 대책이 지구 제국이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나는 지구 제국이 건설될 경우 현실적으로 그 주체는 글로벌 자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말해달라.
“우리는 어떠한 문제들에 대해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글로벌 자본주의 세력이 스스로를 강화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가면’일 수 있다는 당신의 우려에 나도 공감한다.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이 세계 자본주의에 의해 지배돼서는 안되며,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시장세력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믿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19세기와 20세기엔 시장세력이 내리는 결정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운영됐지만, 그것은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활력이 넘쳤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중요성을 잃어감에 따라 시장세력이 그들에게 맞서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규제 메커니즘과 자유시장 방식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 <사피엔스>에서 ‘프랑스 혁명가들은 왕을 처형하고, 농민들에게 땅을 분배하고, 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프랑스인의 생화학 시스템을 바꾸진 못했다’고 썼다. 또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 개혁이나 반란이나 이데올로기에 시간을 그만 낭비하고’ ‘(생화학) 요법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면 혁명을 일으키지 않아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당신이 반민주주의자가 아닌가 의심했다. 친기업적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언급한 나의 말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로서, 내가 하는 일은 내 개인적 신념을 제시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지배적인 현상들을 조사하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생화학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인식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기업과 정부에서 그렇다.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에서 나는 이러한 견해를 매우 중요하게 제시했으며, 동시에 이 견해의 약점 또한 드러내려고 했다. 또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불교적·사회주의적 관점과 같은 대안적 견해를 제시하려고도 했다.”
- 당신을 비롯한 빅 히스토리 학자들에 따르면 인류는 과학기술을 발달시키는 데엔 유능하지만 그것을 통제하는 일에 대해선 무능하다. 나는 이러한 양가성은 과학기술에 대한 통제권이 자본에 있음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과학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 체제가 기술적 진보보다 앞서간다는 전제하에서만 그렇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20세기의 유산이었던 민주주의 체제는 미래에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기술 혁명은 이제 정치 프로세스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정치인과 유권자가 정치적 사건들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 구조는 관련한 데이터를 충분히 빠른 시간 안에 수집·처리할 수 없다. 따라서 전통적인 민주주의 정치는 세상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단순한 행정이 됐다. 정부는 국가를 관리하지만 더 이상 국가를 이끌지 않는다. 좌파도 우파도 30년 안에 인류가 어디에 있을지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평범한 유권자들은 민주적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전통적인 정치구조가 의미 있는 비전을 제시할 만큼 데이터를 더 이상 처리할 수 없다면 보다 새롭고 효율적인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누가 이러한 구조를 만들고 통제할 것인가다.”
- 당신은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필요 없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신은 여러 인터뷰에서 학문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은 어떤 것인가.
“오늘날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 변하는 세상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은 아이들이 정신적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받아들이고 혼란과 실패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의 학교는 그와 정반대로 가르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불확정적인 것과 혼란, 실패를 두려워하도록 가르친다. 학생들은 단 하나의 답을 찾도록 훈련받는다. 교사들부터가 21세기가 요구하는 정신적 유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이 실패, 스트레스, 불확실성을 다루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겠는가.”
원문보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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