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30)
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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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중고생 권장도서로 너무너무 많이 들어본 책,

그래서 읽고 싶은 욕구가 반감되었던 책

바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드디어 읽어 봤다.

갈매기의 꿈

 저자  리처드 바크

역자  류시화

현문미디어

2012.06.01

원제 Jonathan Livingston Seagull


나는 지금까지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이 한 문장은 '갈매기의 꿈'의 또 다른 표현이라 생각했었다.

이 문장만 봐도 '갈매기의 꿈'을 읽을 필요 없이 책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여지껏 읽지 않았는데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 이 문장이  책의 전부가 아니였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쩌면 저자는 불교의 가르침을 소설로 표현한 것일지 모른다는 희열감마저 불러 일으켰다. 오랜 수련을 통하면 시공을 초월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부처의 삶을 빗댄 거 마냥 느껴졌다. 윤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나의 확신은 더 강해졌다.

 

만약 저자의 의도가 나의 예상과 동일하다면,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가 되기에는 너무 벅차다[각주:1]는 생각도 했다. 불교의 참맛은 쉽게 느낄 수 힘들기 때문이다(나 또한 아직 참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책의 메세지를 내가 너무 확대 해석하고 있나하는 우려도 해 봤다어쩌면 책은 불교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일상에 젓어 지내지 말고, 좀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서 노력해라'라는,  '자신의 한계를 섣불리 단정짓지 마라. 각각의 존재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이다[각주:2]'라는 간단한 메세지를 전달할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랬던 저랬던 둘다 나름 가치있고 타당한 해석이라며 매듭을 짓는다.


이전 관련글 보기  

 - 골든 티켓

 - 칼 세이건의 말

 - 허접한 꽃들의 축제

 - 붓다의 치명적 농담

 - "책을 읽고 눈물 흘리는 당신, 힘내라!"




  1. 김해도서관 '책풍경'이라는 독서동아리 회원 중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했다. 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은 것은 '밑으로 깔고 간다'라고...! 세월이 지나면서 밑에 깔아 놓은 뭔가가 쓰욱 올라오더라고!. 그 분 자신이 그러했다고 경험을 이야기 했다 [본문으로]
  2. 야생의 코끼리는 500kg 정도 되는 나무를 송두리채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원을 잘 살펴보면, 코끼리를 가두고 있는 문이나 말뚝이 견딜 수 있는 무게는 채 500kg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원의 코끼리는 500kg도 되지 않는 자신의 장애물을 제거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사육사들에게 쇠뇌당했기 때문이다. '넌 이것을 뽑아내지도 못하고 부셔버릴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없어'. 이 말에 코끼리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가두어 버리게 된 것이다.<골든티켓 中에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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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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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결정적 순간, 자식, 컴퓨터 디렉토리


유시민의 공감필법유시민의 공감필법

창비

2016.07.15

 



P50. 

그분[각주:1]은 자기변화는 인간관계의 변화를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바뀌어야 개인의 변화도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어떤 사람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변화가 그 사람의 변화의 질과 높이의 상한上限 이라는 겁니다.

 

P81.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글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자기 자신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생명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좌우합니다.

 

P84

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책 읽다 말고, 도저히 계속 읽을 수 없어서, 읽던 책을 가슴에 댄채 하고 한숨을 내쉬는 경험 말입니다. 여자분들이 보통 그렇게 하지요.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하셔야 합니다. 감정이 너무 강하게 일어나서, 그럴 가라앉히기 전까지는 텍스트를 더 읽어갈 수 없는 그런 순간을 누리자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공부와 독서의  '결정적 순간’ 이라 믿습니다.

 

P88

하루 한 문장이라도 쉬지 않고 글을 쓰라고 권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훌륭한 책을 읽어서 어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실제로 써먹어야봐야 자기 것이 되거든요.

 

 

P95

저는 말에 가까운 글일수록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문장을 제대로 썼나? 이게 제대로 된 글인가? 혼자 글을 쓰다보면 이런 의문이 들죠. 그럴 때는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입으로 소리를 내기 편하고 귀로 들어서 거슬리지 않고 뜻이 말하는 것처럼 잘 전해지면 잘 쓴 겁니다.

 

P83.

어휘를 늘리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독서입니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모든 강연에서 저는 이것을 강조합니다.

 

P105

자식 기르는 부모로서 제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왜 있느냐?  세상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자식이 있는 랍니다.  공부를 잘하든 그렇지 않든 다 그렇다는군요. 고마운 분들이죠!

…….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그다지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너를 너무 늦게 낳은 탓에 오래 함께 살아줄 수가 없고, 그래서 너는 부모 없이 살아야 하는 시간이 길다. 미안하지만 열심히 좀 해야겠다. 살벌한 경쟁사회에 던져놓아서 더 미안한데, 별로 의미없어 보이는 내용이라고 해도 삼년만 꾹 참고 남들 하는 것처럼 공부하면 안 되겠니?’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들어간 후로는 몰라보게 열심히 합니다.

 

P133

말재주, 글재주, 그런 말이 있죠? 그렇지만 글을 잘 쓰는 게 재주가 아닌 것처럼, 말을 잘하는 것도 단순한 재주가 아닙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조리있게 말을 하려면 평소 체계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하고, 실제로 말이 많이 해보아야 합니다. 많이 쓰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많이 말하지 않으면 잘 말하지 못합니다.

…….

조리있게 말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일상생활에서 늘 그렇게 말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는지, 있다고 해도 그게 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토론을 많이 하다보면 머릿속에   컴퓨터 디렉토리 비슷한 것이 만들어진다는 느낌 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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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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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15.10.08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내가 믿고 읽는 작가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산문집이다. 일상 속에서 주제에 얽매이지 않으며 부담없이 쓰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장르의 책이다. 역시 김훈만의 독특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책이다.


Only 김훈만 가능한 독특한 매력은 바로 예리한 관찰과 학습속에서 만들어낸 섬세함이라 생각한다.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에서 전장터 '바다'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파도도 잠들어 있고 인기척 없는 바다의 모습을 두서너 페이지에 걸쳐 다루고 있다. 

내가 글을 읽고 있는 것인지 그 바다를 직접 바라보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섬세하지만 문장은 짤막짤막하다. 그래서 표현전달이 명확하다.


김훈의 섬세함은 사물을 아주 주의깊게 관찰(사고)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김훈의 짤막한 문장은 정제된 언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다.

그의 글을 보면 버릴 단어가 없다.

  

독서록을 작성하면서 책의 내용보다 작가에 집중한 적이 없다.

유독 김훈의 책을 읽으면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아래의 내용은 주요 발췌내용이다.

아울러 몇몇 발췌부분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곁들여본다.


 내 마음이 이랬지! 

P57.  물곰국은 인간이 창자뿐 아니라 마음을 위로한다. 그 국물은, 세상잡사를 밀쳐버리고 우선 이 국물에 몸을 맡기라고 말한다. 몸을 맡기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위안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물곰국은 하나의 완연한 세계를 갖는다. 이런 국물은 이 지구상에 울진 말고는 없다.

물곰의 살은 모든 짐승의 고기가 갖는 육질의 짜임새가 없다. 물곰의 살은 근육도 아니고 국물도 아닌 그 완충의 자리에서 흐느적거린다. 그 살은 씹어 삼키는 살이 아니라 마시는 살이다. 이 완충의 흐느적거림이 인간을 위로한다. 물곰 살을 넘길 때, 생선의 살이 인간의 살을 쓰다듬는다. 그 살은 생명 발생 이전의 원형질과도 같은 맛이다. 물곰은 혀로 느껴지는 맛과 목구멍을 넘어가는 촉감이 일치한다.

 

※  몇 해전 거제도 물메기탕(영덕에서는 물곰국이라 한다)을 먹어본 적 있다. 

맑은 지리국이다. 아주 유명하다.

잘 우려진 물메기를 먹으면 생물의 육질(肉質)감을 느낄 수 없다. 

그냥 허물허물한 것이 어떠한 식감없이 그냥 삼켜진다.

당시 이 독특한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다. 

김훈의 위 글을 읽다보니 당시 '내 마음이 이랬지!'하고 감탄했다.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 

P83. 열대 바다의 저녁은 저무는 해의 잔광이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러서, 색들은 늦도록 수면 위에서 흔들리고 별들은 더디게 돋는다. 어둠으로 차단된 수억 년 시공 저편을 별들은 건너온다. 별은 보이지 않고 빛만이 보이는 것이데, 사람의 말로는 별이 보인다고 한다. 크고 뚜렷한 별 몇 개가 당도하면 무수한 잔별들이 쏟아져나와 하늘을 가득 메운다. 별이 없는 어둠 속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눈이 어둠에 젖고 그 어둠속에서 별들은 무수히 돋아난다. 별이 가득 찬 하늘에서는 내 어린 날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  한달 전의 가족 해외여행으로 갔던 태국에서 열대 바다의 저녁을 보고 싶었다.

애석하게도 태국에서는 바다의 저녁을 볼 수 없었다.

이십여전 필리핀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1~3년내에 이곳을 가리라 마음먹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훈의 위 문장을 되씹으면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리라~!


ð  칼의 노래에서 바다를 멋지게 표현해냈던 작가 김훈의 위대함이 다시 한번더 표출된다.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P110.  고구려 왕들의 존호는 유교적 세계관의 관념에 물들지 않아서, 삶과 마주 대하는 언어의 건강함을 보여준다. 산상왕山上王(10), 동천왕東川王(11), 중천왕中川王(12), 서천왕西川王(13), 봉상왕烽上王(14)들은 죽어서 그 왕이 묻힌 자리의 이름을 존호로 삼아서 후세에 전했다.

“11월에 왕이 돌아가시니 소수림小獸林 에 장사 지내고 존호를 소수림왕이라고 하였다는 대목이 내가 읽은 [삼국사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에 속한다. 소수림은 어디인가. ‘작은 짐승들이 모여 사는 숲이라는 뜻으로 봐서 아마도 국내성 왕궁에 딸린 동물원이 아닐까. 고구려 왕들은 죽어서 강가에 묻히거나 산꼭대기 봉수에 묻히거나 작은 짐승들이 사는 숲에 묻혀서 한줌의 흙을 국토에 보냈고, 그 묻힌 자리의 지명에 불명의 지위를 부여했다. 고구려인들의 강토 사랑은 그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왕들은 죽어서 자신의 존호를 국토에 포개었다.

광개토대왕 廣開土大王(19)의 존호는 왕의 무덤 자리가 아니라 그 생애의 자랑과 고난을 압축하고 있는데, ‘광개토는 한반도의 모든 임금의 존호들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서사적이고, 압도적이고, 다이내믹하다. 광개토대왕은 39세에 죽었다. 그의 아들 장수왕은 97세까지 살았고 그중 78년을 왕위에 잇었다. 장수왕은 장수하기도 햇지만 그의 존호에서는 부왕의 요절에 대한 한이 둗어난다.

※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늙은 어미의 폭풍질문 

P119. 북한 중국 사이의 두만강 국경은 한반도의 DMZ처럼 삼엄하지는 않지만 월경이탈자를 막기 위해 철조망이 쳐져 있고 북한국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버스가 강에 바싹 접근할 대 건너편 초병이 한 명 보였다.

키가 작고 마른 체구에 소총이 힘겨워 보였다. 나이가 몇인지, 군대 생활은 견딜 만한지, 구타나 따돌림은 없는지. 간부들이 보급품을 빼먹지는 않는지, 방산비리는 없는지, 겨울에 보초 설 때 발 시리지 않는지, 고향이 어딘지, 제대는 얼마 남았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장래희망은 무언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남쪽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싶었으나, 될 말이 아니었다.

※  작가 김훈이 던진 질문을 눈 감고 다시 읊어보면 가슴 뭉클해진다.

홀로 고향에 사시는 늙은 어머니가 몇 해 동안 얼굴 본적 없는 아들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상상해보자!

늙은 어머니의 폭풍 질문!!!!!!!!!!!

아 눈물난다.

 

P174. 지금 정부는 공적개방성을 상실하고 짜장면협회나 상가번영회처럼 사인私人의 이익집단 같은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다.

 

P175.  나는 모든 죽음에 개별적 고통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에 값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과 죽음은 추상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대체가 불가능한 일회적 존재의 영원한 소멸이다.

그래서 한 개인의 횡사는 세계 전체의 무너짐과 맞먹는 것이고, 더구나 그 죽음이 국가의 폭력이나 국가의 의무 불이행으로 비롯된 것이라면 이 세계는 견딜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인데, 이 개별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체제가 전체주의다. 이 개별적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어떤 아름다운 말도 위안이 되지 못하고 경제로 겁을 주어도 탈상을 되지 않는다.

국가개조는 안전관리와 구조구난의 지휘부와 조직을 재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뉘우침의 진정성에 도달함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좀처럼 개조되지 않는다. 다만 뉘우침의 진정성 위에서 자신을 바뀌어나갈 수 있다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뭉개다가 무너질 뿐이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P178.  아들아, 사내의 살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마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이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쉬운 말을 비틀어서 어렵게 하는 자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걸로 밥을 다 먹는 자들도 있는데, 그 또한 밥에 관한 일일지라 하는 수 없다. 다만 연민스러울 뿐이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거룩하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야, 돈이 없다면 돈보다 큰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라!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이 사태는 인간의 삶의 적이다. 이것은 유물론이 아니고, 경험칙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매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

~~~~~~그러니 돈을 벌어라. 벌어서 나한테 달라는 말이 아니다. 네가 다 써라. 난 나대로 벌겠다.

※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 돈에 집중하라!

속내를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돈을 벌어라는 김훈의 사자문(思子文) 

 


 살려서 돌아오라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P205. 도심을 뒤흔드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는 다급하고도 간절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간다움이 아직도 남아있고, 국가의 기능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 달려가는 소방차의 대열을 향해 나는 늘 내 마음의 기도를 전했다.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  나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해 내다니…. 과연 김훈이다.

어느날인가 운전 중에 사이렌소리를 크게 울리면서 소방차가 자동차들 속을 비좁게 나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구출하러 가던 소방차가 오히려 구급상황에 놓이는게 아닐까 할 만큼 위험스러운 질주였다.

만약 내가 소방관이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아내, 내 자식, 내 부모가 아니라면 나는 그렇게 질주하지 못할텐데........

갑자기 소방관이 너무 존경스러워 보였다. 

 


 

P233. 이 냄새는  그 여자의 냄새인가 웬 여자의 냄새인가.  이 냄새는 살아 있는 한 여자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냄새인가 아니면 익명성 속에 매몰되어버린 여자 전체의 추상화된 냄새인가.

※  이 절묘한 테크닉!

고농축 초울트라 슈퍼 압축 문장이다.

좋은 광고카피를 보는 듯 했다.


 

P263.  나는 젊은 양희은을 좋아했고 지금도 자주 듣는다. 양희은의 목소리는 힘 있고 맑다. 양희은 목소리의 힘은 세계를 안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자아를 세계 속으로 밀어내는, 공격적인 힘이다.  그리고 양희은의 맑음은 잡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맑음이다.  그래서 양희은의 맑음은 부드럽지 않고 거세다. 힘 있고 맑은 소리는 멀리 간다. 양희은의 힘과 맑음이 합쳐지면서 때때로 건전가요풍의 창법을 이루는 대목을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양희은의 목소리는 멀리 가서, 삶의 전망이라고 할 만한 것에 닿는다. 그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세상을 열어젓히는데, 거기가 양희은의 가장 좋은 순간들이다. 그때 양희은은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의 질감으로 거칠고 싱그럽다. 목소리를 통해서 내가 체험한 양희은의 여성성은 여자인 생명의 외로움을 버거워하면서 힘겹게 감당해낸다. 그 여성성은 제도나 인습에 의해서 이미 정형화되고 이미 여성화되어버린 아름다움을 사절하고 있다. 사랑을 노래할 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그리움이나 기다림을 노래하기보다는 사랑과 더불어 와야 할 자유를 노래한다. 그래서 양희은 목소리의 쓸쓸함은 애절하지 않고 강력하다.

 



P312. 그러나 할머니는 그 기약 없는 돌맹이들을 하나씩 골라낸다. 소쿠리에 가득 담아서 밭두렁으로 끌어낸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앉은뱅이걸으믕로 밭고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한다…….마을에 물이 차오르면 할머니도 결국은 별수 없이 이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마지막날까지 평상심으로 살아간다.



 

P326. 타향 위에 고향을 건설하지 못하는 한 당신들은 영원히 고아이며 실향민인 것이다.

※  정처없이 떠도는 자, 과거회귀주의자에게 귀싸기 한 대 날리는 따끔한 소리다.



 

P368. 자두는 껍질이 빨갛다. 자두의 생김새는 천하의 모든 과일들 중에서 으뜸으로 에로틱하다. 자두는 요물단지로 생겼다. 자두는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수박의 향기는 근본적으로 풀의 향기다. 풀의 향기가 수부네 풀려서 넓게 퍼진다. 자두의 향기는 전혀 다르다. 자두의 향기는 육향 肉香에 가깝다. 그 향기는 퍼지기보다는 찌른다. 자두를 손으로 만져보면, 그 감촉은 덜자란 동물의 살과 같다. 자두는 껍질을 깎을 필요도 없이 통째로 먹는다. 입을 크게 벌려서, 이걸 깨물어 먹으려면 늘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이 안쓰러움은 여름의 즐거움이다.

※  나는 과일 중 가장 섹시한 과일이 '복숭아'라고 생각한다.

익은 복숭아를 보고 있노라면 뽀얀 얼굴에 볼 부위는 분홍색이 살짝 도는 20대 초반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리고 봉숭아털은 아직 아기솜털이 가시지 않은 여자의 풋풋함을 잘 묘사하는 것 같다.

잘 익은 복숭아 맛을 표현할 때 '달다'라고 한다. 

'달다', '달달하다[각주:1]'는 '달콤하다'의 의미로서 이 역시 섹시하다(달콤한 키스).

맛이 '달다'라고 표현하는 과일이 복숭아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복숭아는 섹시한 과일의 대명사로 본다.

김훈은 자두의 생김새가 에로틱하다 이야기한다.

그 맛은 육향肉香에 가깝다고 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쨋거나 자두를 볼 때면 김훈의 그 느낌을 떠 올리며 눈여겨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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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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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저자 : 김경주 지음 , 신준익 그림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 2017.04.26

페이지 수 : 232


정확히 몇년도 인지 모르겠다.

TV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시작한지를....


본 프로그램이 방영 초창기부터 굉장히 진지하게 시청했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가끔은 열악한 상황속에서 아주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기도 했었다. 그럴 때면 나의 집중력은 현격히 저하되었다.

그들의 삶이 못마땅하고 혹시 나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자극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이처럼 예전의 나는 굉장히 출세 지향적이였고, 자신만만한 삶을 살아갈 거라 믿었다.


그런데.......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자극에 둔감해졌고, 편견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아무튼

도서관에서 책제목에 끌려 빌려온 책이 있으니,

제목에 '인간극장'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김경주의 인간극장 틈만 나면 살고 싶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37개의 이야기들은 실존인물의 삶을 다룬 내용이다.

실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참 특이하다.

칼, 판, 홀, 단감. 칠구, 팍, 헉, 골, 꽝, 킨, 핀, 융, 컬, 레슬러P, 잉, 팡. 텐. 완, 늘, 욜........

특이한 이름을 사용한 작가의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위 이름들을 잘 살펴보면 동남아 국가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배경은 나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형편없는(?), 열악하였다.


'동남아틱한 주인공 이름'과 '열악한 삶의 배경'이 조합이 되다보니,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동남아판 체험 삶의 현장'을 보는 듯 했었다.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는 나약한 나 자신이 부끄러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작가의 의도파악이 되지 않아 허무하기도 했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클로징 문구가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책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이라는 부분도 그러하다.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이야기들 속에 나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 불 뿜는 바텐더 단감

- 실종남 컬

이다.


'불 뿜는 바텐더 단감'은 과거 유망(?)직종이였으나 시대의 변화(과거에는 전문직 혹은 기술직으로 분류되나, 이제는 바텐더 본연의 능력보다는 외모 수준과 손님을 유혹하는 잡기雜技가 중요한!)로 제 값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바텐더로 살아가는 주인공 이야기다.

아들의 미래 직업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였다.


'실종남 컬'이라는 이야기를 읽으면, 과연 이게 실화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심각한 실종 습관을 앓고 있는 남자 주인공이야기다. '컬'의 심각한 실종 습관의 원인을 캐보니 어린 시절 부모님이 컬을 홀로 방치한 이력이라고 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진다.


PS.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검색어로 알게 된 좋은 글을 옮겨놓는 것으로 본 포스트를 마감한다.


* 자녀들 앞의 부부 모습  


♥ 존경과 사랑을 유산으로 삼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은 

그 아들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고, 

어머니가 딸에게 줄 가장 좋은 선물은 

그 딸의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이다. 


♥ 자녀 중심의 부름말을 쓴다. 

부부가 서로를 부를 때 "누구 엄마...." 

"누구 아빠...." 라고 하면 

자녀에게도 소속감을 깊게 하여 좋다. 


♥ 부모공경을 보여준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을 먼저 부모에게 드려라. 


♥ 서로 돕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하기 싫은사람은 먹지도 마라. 

부부가 서로 돕는다면 그 자녀들은 접시라도 잡는다. 


♥ 서로 허물을 나무라지 않는다. 

부모의 허물은 자녀의 수치이고 

자녀의 허물은 부모의 수치이다. 

자녀 앞에서 배우자의 허물을 들추거나 

좋지 않은 별명을 부르지 말라. 


♥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자녀 앞에서 싸움을 했다면 

그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 자녀에게도 용서를 청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부부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녀들이다. 

부부가 함께 자녀에게도 용서를 청하고 보상을 하라. 


♥ 자녀에게서도 배운다. 자녀는 신세대의 모델이다.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지식을 배우고, 

깨달음을 준 공로를 칭찬과 사랑으로 갚으라. 


♥ 칭찬과 격려를 보여준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사랑의 행위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도 사랑으로 감싸주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라. 


♥ 꾸지람은 몰래한다. 

자녀들 앞에서 배우자의 자존심을 꺾지 말라. 

꾸짖을 일이 있으면 자녀들 몰래 단둘이 나눌 일이다.


http://realty82894.co.kr/gbbs/bbs/board.php?bo_table=board4&wr_id=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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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기획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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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착각

난생 처음으로 e-Book으로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긴가민가 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김해도서관의 전자도서관에서 대출한 것인데,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책이였다. 책 제목의 첫 느낌으로는 부동산업을 영위하기 위한 일련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소설일거라는 나의 생각은 '100% 착각' 이었다.



막장코스

주인공 최일도는 어릴 때 아버님을 여의고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면서, 홀로 남은 어머니에게는 성실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한 역할을 하였다.

어찌어찌하여 대학생이 되었지만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데......

학생운동 가담자로 연루되어 강원도 탄광이라는 막장에 위장 취업을 하게 된다.


나는 여기서 작가는 왜 주인공 최일도에게 많고 많은 직업들 중에 '막장코스'를 걷게 했을까 하는 물음이 일어났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소설을 읽으면서 '기획부동산'의 실체를 알면서 짐작할 수 있었다.

'기획부동산'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본 포스트의 하단에서 인용한 글을 참고하면 된다.


실전 기획 부동산실전 기획 부동산

현명호 지음

한솜미디어

2013.12.30


'기획부동산'은 삶의 좌절을 겪고 마지막 실푸라기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뛰어드는 그런 직업의 세계의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기획부동산이 곧 막장이다'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젊은 최일도를 '막장'이라는 탄광으로 피신시킴으로서 앞으로 걷게 될 그의 미래을 알려주는 복선을 깔아주는 것 같다. 


성실 + 문제 해결 능력 + 신뢰 + 

아무튼 주인공 최일도는 음지의 세상인 '기획부동산'에서 성공한 직장인으로서 끝을 장식한다.

최일도의 어떤 점이 성공 직장인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물음도 소설의 이야기에서 포착할 수 있다.

주인공은 성실이 몸에 베여 있으되 '단순 성실'이 아니라, 소위 '일머리를 가지고 있는' 성실함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은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 해결 능력이란 임기응변뿐만 아니라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는 능력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서 신뢰도를 무겁게 여긴 자세 등이 성공 직장인으로 만들어 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요약하자면 

 위와 같은 캐릭터를 가진 주인공 최일도는 '기획부동산'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향후 내가 어떤 직업을 새롭게 가질지 모르지만 주인공 최일도의 마인드와 태도를 가져야한다는 생각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이 소설의 좋은 점을 읊을려고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나쁜 점(아쉬운 점)을 지적하면서 마무리 한다.

소설의 프레임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다. 마치 이미테이션한 것처럼 싸구려 느낌이 난다.

그렇다고 '기획부동산'이라는 낯선 소재에 대한 심층적인 맛도 나지 않는다.


마치 '중국집 + 분식집 + 경양식 + 돼지국밥 +......'을 메뉴로 하는 식당 같은 느낌..


이전 관련글 보기  

 - 지금까지 없던 세상

 - 이제 이런 책을 읽어도 되겠지

 - 어느 성공한 공인중개사의 명언!

 - 부담없이 읽는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기획부동산의 실체가 궁금하다

부동산을 업으로하는 사업의 형태는 공인중개사사무소와 부동산중개법인이 있고, 유사한 형태로 기획부동산이란것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무소란 우리들이 흔히 접할수있는 부동산사무소, 즉 "00부동산사무소", "00부동산컨설팅사무소"등의 상호를 쓰며 각 지역마다 거의 대부분 상가건물 1층에 사업장을 개설하고 중개인자격증을 가진 사업주와 보조인력들이 아파트매매, 전월세,점포, 상가, 토지 등을 취급하는곳입니다

 

부동산중개법인이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자가 2인이상 인원으로 구성하여 하나의 법인(주식회사)을 만들고 보조인력을 수급하여 사업을하는곳으로 대부분 아파트매매, 전월세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부동산을 취급하는곳입니다 초창기에는 "종합부동산"이라고도 했습니다.규모면에서는 중개사무소 보다는 일하는 직원들의 숫자가 훨신많으며(20 ~ 100여명) 회사의 위치도 고층빌딩에 많이 있습니다. 주된업무 는 "부동산 일반중개' , "분양", "부동산컨설팅" "개발" 등이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매매(등기)팀" , "점포팀" , "교환팀"  "분양팀" 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러면 기획부동산이란곳은 어떤곳일까요??

작년한해 메스컴에서 심심찮게 사회문제 까지로 보도되어 지금은 일반인들도 그 실체를 많이 알고있기합니다만 대, 내외적인 시스템은 잘 알지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선 기획부동산의 사업장 형태를 보면 "판매법인" 이라는것입니다. 판매법인이란 일반적인 주식회사를 차려놓고 취급하는 업무가, 즉 취급품목이 "토지매매"이며 그 토지의 소유주는 기획부동산이 되는것입니다.

여기에서 만일 판매하는 부동산(토지)이 해당 기획부동산의 물건이 아니라면 그것은 위법이며, 사기일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기획부동산은 회사명을 걸고 "부동산 중개'를 할 수 있는 사업장이 아니며따라서 타인의 토지를 중개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법인을 만들어 토지판매를 하는 이유는, 개인도 할 수 있지만 개인명의로 다량의 토지를 분할 판매하게 되면 일단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오게 됩니다 .

토지를 매입해서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서너달안에 매입했던 토지를 판매하기때문에 양도소득세의 과표 기준이 "실거래가"차액의 최고60%까지 내야하지만 법인을 차려놓고 단기매매를 한다면 법인은 양도소득세가 없기때문에, 법인세(최고세율28%)만 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기획부동산의 내부적요인(시스템)과 판매부동산의 성질, 매매가에 관하여 언급합니다.


1. 내부적 시스템

법인을 차려놓고 법인을 대표하는 대표이사가 있겠고, 여기서 왠만한 기획부동산의 대표는 실질적대표와 등기상 대표(바지사장)가 다를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래 상무, 전무, 이사가 있고 그 아래 각 팀장이 있습니다.

그 이사진과 팀장 아래로는 직원들이 있는데 거의 70% 이상이 아줌마(여성)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아줌마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 부동산중개법인과 같습니다만 문제는 직원들입니다.기획부동산에서는 직원들에게 많게는 200만원 적게는 100여만원의 급여를 매달 지급합니다. 하나의 기획부동산에 직원들은 천차만별이지만 많은곳은 300여명이 넘는곳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네들의 급여만해도 300명 X 100만원 한다면 한달에 급여만 3억원입니다.거기에다 기획부동산은 대부분 강남의 고급빌딩에 위치해

있어 임대료도 만만찮게 나오죠. 그 매달 3억이상의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까요..?

그것은 물론 토지를 판매하여 그 차액으로보전해줄수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볼때 그 토지의 가격이 정상적일까요..??  이것이 문제인것입니다.그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그 회사에서 토지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전가되는것입니다

 

2. 업무시스템 (업무분담)

 대표이사는 주로 땅을 매입합니다.

이사들은 고객들에게 판매할 땅의 가치를 말해주는 (브리핑) 일을 합니다.

팀장들은 브리핑과 직원들을 관리합니다'

직원들은 전화판매를 합니다 여기에 따르는 스토리를 적어 보자면

1) 직원들은 하루 종일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전화번호부책, 회원명단 등을 가지고 무조건 전화를 합니다. 한사람이 적어도 300여통씩을하게되죠 이런다고 요즘에는 고객들이 별반응을 보이지않습니다만 약간의 호의를 가지고 전화를 받는 고객들에겐 거의 매일 전화를 합니다. 이런경우 통화된 고객들이 그 토지를 매입하는경우는 극히 드믈지만 그래도 1%의 가능성을 보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사람들이 그 토지를 매입할까요..?

그것은 전화통화보다는 그 직원(아줌마)의 인맥을  통해서 이루워집니다 같은 동네사람, 친인척, 연고 등에의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 부동산(토지)가  정말 토지가치가 있는 땅을 싸게 사준다면 그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미 언급했던 바에서 알수있듯이 그 토지는 정상가격에서 판매할수없는 땅이되고 말았기때문이죠. 그러니깐 그네들은 그 땅이 개발되어 몇배의 가치가 앞으로

있을것이다 라고합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다음에서 언급합니다.

 

2) 직원들에 의해 설득당하거나, 아는 처지에 그냥있을수 없는 사람에겐 심리를 이용하여 "내사"를 유도합니다.그러면 고객이 그 회사를 찾게되고 그 회사의 인테리어, 규모를 보고 한풀 죽습니다. 먼저 해당 직원을만나 토지에 돈을 투자하라라는 대강의 이야기를합니다 그후에 팀장이 나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토지에 관하여 여러가지 서류를 놓고 브리핑을 합니다 물론 여기서 쓰이는  브리핑자료(서류)는 대부분 그 회사에서 자체제작된것들이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의 눈치가 있으면 다음으로 상무, 이사, 전무라는 직함을가진 사람들이 설득을 하게되고 그것도 고객의 심리를 자극하여 병주고 약주고 합니다. 그러면 고객은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되고 그 직원은 고객에게 계약을 권하게 됩니다. 아니면 가계약을 권하기도 하죠 이렇게 되면 상황은 종료됩니다.  만약 이상황에서 고객이 물건을 보자하면 이미 우리가 조사를 다해서(서류를 확인시켜주며)  가볼필요가 뭐있느냐 식으로 또는 가보기 전에 빨리 팔리면 소용이 없으니깐 계약(가계약)을먼저하고 나중에 가보자는 식이 대부분입니다.

 

3. 판매부동산의 형태

기획부동산 판매법인이 취급할 수 있는 토지는 "임야" 밖에는 없습니다 이유는 법인 의명의로 농지(전, 답)를 취득할 수가 없으며 도시지역내 주거, 상업, 공업 지역의 토지는 매입이 가능하나  일반적으로 투자의 성격보다는 실수요의 성격이 강하므로, 또한 시세역시 어느정도 형성되었기 때문이며 녹지지역의 전, 답 역시 농지이기 때문에 매입할수가 없기에 "임야"를 주로 취급하는 것입니다.

기획부동산에서 전, 답을 팔고있다면 그 토지의 권리관계가 명확한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경우 차명 또는 전매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니면 법인 구성원 개인명의로 매입했다 판매하는경우가 있긴 한데, 단기매매의 경우 양도소득세의 부담으로 쉽지는 않을것입니다.  심지어는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의 땅을 그냥 팔아먹는거죠.

임야라도 개발가능성이 있다면 그 어느 토지보다 좋을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전제되는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개발이 가능한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능한 토지인지 아닌지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열람해보시면 확인이 가능하죠, 도시지역내 자연녹지지역, 관리지역(준보전임지)는 당장이라도 소유주가 건축행위를 하겠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시에는 전원주택등을 지을수있습니다.


그러나, 농림지역(보전임지) 나  자연환경보전지역내의 토지는 그렇지못합니다.

그 토지에는 농어가주택, 관리사 등 농어업에 맞는 최소한의  면적에 건축행위를 할수 있고 더군다나 외지인이 건축허가를 내기에는 정말 어렵다고 볼수있습니다.

 

몇년후에 그 일대가 개발이되어 용도가 바뀔텐데 현재의 용도지역이 뭐 상관이 있으며,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싸게 땅을 샀다가 그때되면 3~4배 차익을 기대할수있는것 아니냐라고 할수있습니다. 여기에는 전제되기 위한 몇가지가 있습니다.

  

 1) 개발의 주체가 누구인가 라는것입니다.

올바르게 도시계획에 의해서라던가 아니면  토지공사, 수자원공사, 주택공사등 인지도와 사업계속능력이 있는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대기업등이 사업의 주체라면 믿을만하지만  어느정도의 자산규모가 있는 회사가 인, 허가를 받고 개발을 하기에는 정말 어려운것이 우리나라 실정입니다.

 

  2) 대규모 레저스포츠단지, 스키장 등의 개발이 된다고 해서 그 일대의 토지가 용도변경 되는것은 아닙니다. 개발의 규모와 상관없이 농림지역이 어느날 갑자기 개발을 주위에서 하고있다고 상업지가 되는것은 아닙니다. 이경우, 용도지역의 변경을 의미하는것인데 용도변경이 되는것을 흔희 "국변" 이라고하고 투자자들에겐 땅이 뒤집혔다라고하는 투자로써는 가장좋은 호재입니다 그러나 용도지역의 변경은 도시계획에 의해서 그것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법률"에 의해서 건교부장관과 협의, 승인 이있어야 합니다.



3) 또한 개발계획이 비밀이며 그 정보를 자기네들만 입수했기때문에 자기네들의 말만 믿으라고 할것입니다. 더 나가서는   이 정보가 밖으로 새면 안좋은일을 겪을수도 있다라는 식으로말입니다. 진실이 그렇다면 정보가 진실이라면 무조건 투자해야겠죠. 하지만, 개발계획에 객관성이 전혀 결여되어있는것을 믿는다는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죠.

이미 알려진 정보는 죽은정보다, 가치가 없다, 이미 땅값은 오른만큼 올랐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하지만, 건강한 재테크 투자자라면 일확천금을 기대하기 보다는 객관성있고, 담당기관에 확인이 어느정도는 가능하고, 주위의 현지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개발계획을 믿어야 합니다

 

4. 매매가 

앞에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판매법인의 내부적 시스템이 급여 및 일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보니 그 급여 및 일비는 발생된 수익내에서 지급하는것이므로 정상적인 매매차익만으로는 2~3백명의 비용을 충당할 수없는것입니다. 그것은, 고스란히 판매하고있는 토지의 매매가에 반영이될수밖에 없는것이죠.

 

그렇다면, 그 많은 인원들이 판매를 한결같이 잘한다면 또 말이 될수도 있지만 그 인원들중에서는 10%의 인원들만이 판매를 성사시키고 있습니다. 즉, 나머지 90%의 인원들은 시간만 지나면  급여, 일비를 받아가는것이지요. 그런 소비적인 일들을 왜하냐고 의문하실 것입니다. 판매를 못하는 90%의 인원은 퇴직시키고 판매잘하는 10%의 사람들과 일을하면 될것같죠?  여기에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기획부동산을 다년간 다녀본 사람들은 판매를 잘해서라기 보다는 분위기 조성이라고 해야 할것입니다. 즉,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이 있기때문이죠 어느면에서 보면 기획부동산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팔고있는 땅이 어떤 땅인지 잘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절대 자신이 그 땅을 사지도 않음을 물론이고 주위의 인맥도 동원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 10%의  판매자들이란 경험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사람들이 처음에 입사하여,  주위의 분위기에 압도되거나 뇌화부동하여 자신 주위의 사람들에게 판매를 하는것입니다.

 

처음 입사하게 되면, 그 사람들 대부분은 부동산업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 그 기획부동산에서 학습하고, 교육시킨것이 최상인것이라 믿을수있습니다 또한 주위의 모든사람들(90%)이 열정적으로 전화마케팅을 하는것을 보면 자신도 빨리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더러는 본인도 그 땅을 매입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획부동산에서 판매되어지고 있는 땅, 면면을 살펴보면 1필지의 토지가 1억을 넘어가는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1억이 넘어가면 팔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돈이 있는사람들을 몰라서가 아니라 "안먹힌다"라는 표현이 맞기때문입니다. 그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필지의  토지가격은 대게 5,000만원 이내일것입니다.

 

그 정도의 금액이면 주위에 서너명쯤은 있을것입니다 친척들도 성화에 못이겨 한필지를 매입하는 경우에도 "5000만원 밖에 안되는데 그 직원(친척)을 도와주는 셈치고 사두지뭐.."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5000만원 아니라 단돈 100만원이라도 가치가 없는일에 투자를 했다면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울것입니다.  한마디로 속은것이지요..  거기에서 끝나면 되는데 그 토지는 대부분 본인의 단독명의로 할수도 없으며  초가집조차 지을수없는 땅이라는것을 알게되면 사기를 당했다고 후회하실것입니다.


개발이 확정되지도 않은 지역에 개발이 완료된 시점의 가격을 붙여 판매를 하고있기때문입니다.  개발은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니면 말만 있는것인지도 모를 자료를 믿고 현재의 시세가 아닌  미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지가가 상승된 그 상태의 가격으로 매입을 한다는것은 있을수 없는것입니다.  그것을 유도하는것은 투자유치를 하는것이 아니라 심하게 표현하면 "사기"에 가깝다고할수있습니다. 이것이 기획부동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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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꽃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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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처음으로 접한 한형조 교수님의 작품을 일년여만에 다시 만났다.

이분의 문체는 다소 구어체에 가깝다. 어렵게 느껴지는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 하듯 풀어내고 있으니 부담감이 덜해진다. 이번에 읽은 한형조 교수님의 책은 '허접한 꽃들의 축제'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을 가졌다. 내가 읽은 이분의 책 제목들을 살펴보면 좀 독특하다. 붓다의 치명적 농담......허접한 꽃들의 축제.......

도대체 '허접한 꽃'은 무엇을 의미할까....?

허접한 꽃들의 축제

한형조 지음

문학동네

2011.03.10


이 책은 금강경이라는 불교경전에 대한 해설내용이다.

한자로 구성된 경전을 읽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설령 한자를 잘 알더라도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기도 불가능하다. 금강경 원문과 해석이 곁들여 설명한 책들이 존재하게 된다. '허접한 꽃들의 축제' 역시 이 종류의 책에 속한다.


불교 가르침의 고농축 울트라 액기스가 반야심경이라면,

금강경은 중생들의 이해력(근기)의 차이를 고려해서 그 근기에 맞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전이라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게는 불성[부처(쉽게 말해 '행복한 사람')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 속에 묻혀 있는 바로 그 불성을 찾아내면 누구나 부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는 그 경지에 쉽게 오르는가 하면, 어떤 이는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등산로 초입에도 들어지 않은 이도 있다. 왜 이런 것일까.....바로 '업'이라는 장애때문이다. 업은 바로 습관의 축척이다.

자신의 삶 동안 자신의 경험에 의하기도 하고, 부모님의 영향에 의하기도 하고, 또는 친구, 선생님 혹은 이웃에 의해 간접적이 영향들이 얽히고 섥혀 형성된 그것이 바로 '업'이다.

이 놈의 '업' 때문에 우리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서서히 쇠퇴해져 버리게 된다.

원효대사가 부처님을 찾아 헤매던 과정에서 생리대를 빤 물을 건넨 어느 여자가 부처인 줄 모르고 호통치고 떠나 버렸는데, 그 여자가 바로 부처였던 것이다. 생리대를 빤 물은 더럽다라는 허상이 에 휩쌓였던 원효!의 마음은 '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 삶에 찾아오는 부처의 모습은 불당에 잘 모셔진 잘 생긴(?) 얼굴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더러운 거지로 발현할 수도, 성질 고약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눈에 보여지는 것들에 집착한 나머지 진실을 놓쳐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 눈에 보이는 누군가가 부처일 수 있으니 예의를 다해 모셔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 살아간다면 일생이 너무 힘들 것이다. '그 분이 부처일 수 있으니...'가 아니라 '그 분이 부처이다!'라는 마음, 모두가 부처다라는 마음을 가져야만 일생이 행복할 것이다.


'업'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책에서 나온 것처럼 절간에 있을 때는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파악하다가 절 문밖을 나서면 이내 탐욕으로 무장한 중생으로 환원되어 버린다. 

이런 반복 패턴에도 불구하고 '핵'을 놓치지 않아야 겠다는 굳은 심지가 필요한 듯 하다.


내가 생각하는 '핵'이란 것들은.......

- 눈에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 

- '마음'의 움직임을 순간 순간 알아차리기


불교라는게 참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는 생각을 매번 해 본다.

'모든 이가 불성을 가졌기에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가르침을 생각해 보면 불교가 참으로 위력적이다는 느낌이 든다.

나 같은 사람도 부처가 된다........

나 같이 허접한 꽃의 축제란....내가 부처가 되는 것이리라.....

모든 이가 부처가 되는 것이 바로 '허접한 꽃들의 축제'가 아닐까 싶다.




* 불교 경전 중의 하나인 '화엄경'이 다른 말로는 '잡화경'이라고 한다.

잡 (雜 - 섞일 잡 : 섞이다. 어수선하다. 천하다)



[ 주요 발췌문 ]

P19

전통이 축적해온 수많은 주석들은 돌아보지 않는다. 단 하나를 골랐는데, 선의 실질적인 창시자 6조 혜능의 [금강결 구결口訣]이 그것이다. 간결하고 직접적이며 아름다운 육조의 구결에 비하면, 내 주절거림은 해 솟은 다음의 횃불이고, 큰 물 진 다음의 논에 물대기에 불과할 것이다.

 

조선조 건립 초기 함허 득통이라는 스님이 이 합본의 틀린 글자를 바로잡고 자신의 해설을 덧붙여 간행했는데, 이것이 지금 [금강경]의 유통본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금강경오가해]입니다.

 

P35

나는 외국어 음을 본토음에 가장 가깝게 표기하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효율적이지 않다. 그럴 필요도 없고……. 관건은 소통이지 재현이 아닌 것이다. 지금은 Pizza핏짜라고 핏대(?) 올려 발음하는 사람이 있으나, 표기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대중화되고, 발음이 익숙해지면 그때 그것은 자연스레 표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P43

붓다 당시의 인도는 그러나,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불교가 살생을 금하고 육식을 아니하기를 권했지만, 그러나 탁발의 경우, 가릴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육식보다 더한 금기가음식을 가리는 것이었다. 분별이야말로 정신적 자유와 평화의 가장 큰 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P44

도가 뭐냐고 묻자, 조주는차 한 잔 들라고 했고, 밥을 먹었다는 제자에게는그럼, 가서 그릇을 씻어야지라고 했다. 여기 아무것도 숨긴 것이 없다. 어떤 숨겨진 뜻이나 신비적인 통찰을 담고 있지 않다.

일상日常 곧 성사聖事이다.

우리가 붓다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붓다처럼 우리도 집에서 직장으로 출근하고, 학교로 나서며,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 가족과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때가 되면 잠자리에 든다.

무엇이 다른가. 겉으로는 다른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다만 다르다면, 안의 풍경이 좀 다르다. 붓다의 마음은 이를테면비어 있다’.

 

P100

불교는 깨달음을 그러나 독점하지 않는다. 그게 위대한 점이다.

 

P112

경허 스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자자, 아차, 싶어 잽싸게 처마 밑으로 피했것다. 봉창을 열어 농부 하나가 핀잔을 주었다. “거 도를 닦으신 스님네가 채신머리없이 비 정도에 이리들고 저리 뛴단 말이오.” 옷의 비를 털어내며 하늘을 보던 스님이 웃으며 대답했다. 비를 피하는 것과 도 무신 상관이오.”

 

P114

다만 자성自性 믿고, 그 힘에 의지<護念>하라

이 뿌연 마음들을 어떻게 가라앉힐 것인가. 혜능은 여기 함부로 손을 대거나 돌로 누르려는 마음을 경계한다. 다만 자성의 힘을 믿고, 그저 조용히 바라보라고만 권한다. 혜능의 돈교는 그 믿음이 결국 구원에 이르게 해 줄 것이라고 설파한다.

호념 護念 부촉付囑 대한 혜능의 생각은 독창적이다. 그는여래가 밖에 서서 보살들을 축복하거나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성여래가 자선호념할 뿐!”이라고 말한다. 자기 내부의 불성의 자각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스스로를 정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

자성여래는내 마음의 여래를 가리킨다. “내 마음이 곧 여래라는 말은 선 표어가 된네가 부처다라거나, “마음이 곧 부처이다처럼 돈교의 취지를 단도직입 보여주는 표준구이다.

“내가 곧 여래라면 마음의 훈련은 다만, 그 여래를 숨막히게 하는 잡동사니와 장애물을 걷어주기만 하면 될 것이다. 혜능은다만 증애 憎愛 일으키지 말고, 육진 六塵 물들지 말라권한다.

역시 사랑과 미움이 문제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모든 문제의 진원은 사실은 마음속에 있다. 같은 잘못이라도 마음에 맞거나 이해를 같이하는 사람은 눈감아주고, 같은 공적이라도 뜻을 달리하거나, 당파나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은 무시하거나, 깎아내리기 바쁘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판단이나 태도가 공적이고 객관적임을 웅변하고 설득하고 강요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니, 문제가 바깥에 있기보다, 안에 있다는 불교의 판단이 옳지 않은가.

 

P130

엉뚱한 사설 하나.

보살이라는 이름은 이제 흔해졌다. 절간에서 공양을 담당하거나 다른 수고로 봉사하는 사람들, 또는 그 절을 찾는 신도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들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러나,

보살은 본래드문이름이었다. 그것은 본시 대승의 최고 인력형을 가리켰던 것이다. 이처럼 개념의 세속화, 혹은 인플레는 흔하게 발견된다. 가령 유교에서양반은 지난 시절 고위관료계급을 가리켰으나, 지금은 삿대질에 멱살 드잡이할 때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이 되었다.

 

P138

앞은반성의 길이고, 뒤는믿음의 길이다.

1)              반성의 길에서 나는 사람을 대하거나, 일을 할 때, 혹시 내가 나의 습관과 편견에 젖어, 혹은 내 이해에 너무 절박해서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게 하는 섭섭함이나, 작은 부당한 대우 정도는 스쳐가는 바람 정도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명백한 악의로 나를 해친다든지, 공공의 이익을 훼손하는 사람은 응분의 벌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평화이다. 평화는 모든 것을 용서하는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2)              ‘믿음의 길에서 나는 내 속의 힘과 빛에 유의한다. 안팎의 소음을 차단하는 만큼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고, 자신의 얼굴과 대면하기 시작한다. 방안은 더욱 고요하고 대문 밖의 산책길에서사물은 더 선명히 드러난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보이고, 변화하는 날씨에 풍경들이 이동하는 것이 보이면 숙련이 상당히 진척된 것이다. 이 훈련의 관건은타자유용성의 자동 메커니즘을 에포케, 의식적으로 괄호치는 데 있다.

 

3)              두 연습이 협력하면사물이 다른 모습 하에서드러난다. 이를 유식唯識 依他起性이라 부른다. 이 시각의 전환에서 그전까지 변계소집이라. 오직 사물을 내 욕구와 관심하에서 이용해온 죄와 업을 반성하게 된다.

가령, 내가 이 땅에서 발붙이고 사는 신세를 생각한다. 나는 물과 불, 공기와 자연에게, 그리고 농부와 상인, 가족과 이웃의 신세를 지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그런 만큼 얼마나 빚을 갚고, 나머지를 베풀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만일, 여기서 저울이 보답보다 신세 쪽으로 기운다면 그건 죄를 짓는 일이다.

그동안 너무 달라고 손을 내밀었지, 내 주머니의 것을 꺼내줄 줄은 몰랐다. 그렇다. 나는 나가 아니다. 누구도 홀로 있지 않고, 서로 중중의 인연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 밖의 관계를 통해서만, 그리고 그들에 의존해서야 비로소 존재한다. 세계는 이런 의타기依他起 의 네트워크이고, 화엄의 어법으로 하면 중중무진의 법계의 총상總相이다.

 

 

P180

이어서 말한색성향미촉법의 토대가 없는 보시도 같은 뜻을 표명하고 있다. 형체, 소리, 냄새, , 촉각 그리고 의식은 한 인격이 토대를 구성하는 자료들이다. 이들 여섯 대상이 자극을 주면, 신체는 이 자극을 향해 감정적 의지적으로 반응한다. 이것이 반복되고 패턴화되면서 견해라 부르는 편견(?)이 형성 된다. 성격, 혹은 인격은 이 과정을 통한 강화의 결과이다. 다시, 성격은 외계에 대한 자극을 선택하고, 거기 반응하는 양상을 결정한다. 각자는 이렇게 만들어진세계속에 살고 있다.

 지각된 형체와 소리, 냄새, 접촉 등은 그냥 조용히 사라지는 법이 없다. 언제나 마음속에 흔적을 새기고, 찌꺼기를 남긴다.(이것이 업의 단초이다) 흔적과 찌꺼기는 이들 지각에 대한마음의 호오好惡, 증애憎愛, 취사 取捨 나타난다.(이 형성과 강화의 메커니즘을 정식화한 것이 12연기이다.) 이 반응은 생명의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작용이지만, 그러나, 이 활동이 ‘너무 멀리 나감으로써’, 그 무절제와 방만이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면, 형태와 소리는 마음의 고요와 안정을 다치고, 사무의 공정성을 잃기 쉽다. 그 형태와 소리가사람에게서 오는 것일 때면 더 없이 위태롭다. 고통과 스트레스, 그리고 업의 대부분은사람과 더불어생기는 것이기에…..

 

P184

이 자신 속의 잠재력을 격발시키자면 때로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 삶의 루틴이 급격하게 변화하거나, 남다른 고통을 겪거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거나, 혹은 직접 그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이런 전환의 기회가 더 많다. 원효도생사를 한번 겪어보아야불도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무한정 있을 것 같았던 시간이 실은 없다는 것의 자각이 우리가 안전하게 여겼던 삶의 토대를 일거에 무너뜨린다. 그때 그는 거기 새로운 토대를, 토대 아닌 토대를 건설해야 할 실존적 필요에 직면한다. 그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삶이 찰나이고, 대문 밖이 저승임을 몸으로 깨달은 사람은 이미 이전의 그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껍질을 벗고 남을 향해 의미의 시선을 던지게 된다. 여기가 초발심 初發心이다!

초발심이 선다면, 이미 위대한 깨달음의 절반은 이루어진 셈이다.

 

P211

원효가 관음을 친견치 못한 이유

 

몇 마디 덧붙인다.

 

우리네 범부들은 여래가 사람의 몸을 하고, 특정한얼굴을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거룩하고’, ‘원만한얼굴을 소상 塑像으로 새겨 불당에 안치해 놓았다.

그러나 붓다는 그런 인간적 표징을 하고 있지 않다. 내가 보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의 투영이고, 그것은 다만 내 그림자이지 여래의 본모습은 아닌 것! 만해의 [님의 침묵] 서문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P217

불교설화에….이런 오랜된 이야기가 있다. 숲 속에서 동물들이 우르르 달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사슴이 달리니 토끼도 달리고, 말이 달리니 호랑이가 달렸다. 코끼리며 공룡까지 달렸나 싶다. 한참을 달리다가 숨을 돌린 다음, 왜 이렇게 달리는지 진원지를 찾았다, 다람쥐 한 마리가 최종적으로 일어서서,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찾아가 보니, 거기 망고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게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 매스컴과 권력이 대신 생각하고, 그것이 행동한다. 우리는? 꼭두각시들이지. 그들이 짜놓은 각본대로 우리는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TV속의 광고가 일러주는 대로 우리는 물건을 고르고 가치를 선택하며, 사람과 관계 맺고 있다. 그것이 우리네 삶이 그토록 획일적이고, 단선적이며, 또 그만큼 빈곤해진 근본 이유이다.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라. 보이는 이미지, 전하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마음의 눈, 교감으로 그것들을 허파虛破, 간파看破해야 한다. 부처님의바른 눈正眼이 왜 우리네와 달리 이마 한가운데 박혀 있는지를 깊이 숙고해야 한다.

 

P219

 우리가 이 땅에 오시리라고 믿는 그여래는 우리가 진리라고 여기는 것들, 우리가 가치 있다고 믿는 것들을 총체적으로 상징한다. 그것은 재산이나 지위, 권력 등 이른바 3P(Property, Prestage, Power)와 다른, 미학적 정신적 가치에 해당한다.

 여기 함정이 있다. 물질보다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 더 고귀하겠지만, 그러나 그것이 또 다른우상이 되어서는 곤란한다. 물질의 우상보다 정신의 우상이 더 위태롭고 위험하다. 진리의 이름으로 특정 종교를 독단화하는 사람들, 정의의 이름으로 특정 이념을 기차로 내거는 사람들이 저지른 죄와 피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작게는마땅히의 이름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저지르는 설교와 강요의 미시적 폭력들을 섬세하게 경계해야 한다.

 불교는 진리를우상으로 권력화하고, ‘소유로 소외시킬까 보아서, 여래를 희망으로 제시하면서, 동시에 그를 보자기에 숨겨버린다. 쓰고 지움sous rature, under erasure”이야말로 [금강경]이 베푸는 위대한 노파심이다.

 

P235

서두에서 [금강경] [반야심경]과는 달리 체계적이기보다 설득적 반복적이라고 한 것을 상기해주기 바란다. 불교가 원래 그렇다. 뗏목이기에, 목적은 일깨우는 것이고, 그렇다면, 근기와 상황을 고려하여, 같은 얘기를 다른 방식, 다른 어법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교설에 대한 이 독특한 인식을 방편方便론이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불교는 도그마가 아니다.

 

P276

책을 덮고 길을 나서라

책을 열어야 길을 확인할 수 있지만, 책을 덮어야 길을 나설 수 있다.

“말이 너무 길고 많으면 재미가 없다…….능금이나 배를 한 개 다 먹어야 맛을 아는 것이 아닌 것 처럼…..”

관건은 역시 삶이고 경험이다. 말을 이해하고, 소식을 접하려면 직접 격외 格外 실참 實參 해나가는 수 밖에 없다. 아차, 나도 지금 너무 많은 말을 주절대고 있는 중이다. 스님은 말한다.

과수원의 과목을 키우는 법을 배우는데, 칠판 강의를 듣거나, 말과 글로써 배우더라도 자기가 직접 과수원에서 이삼십 년간 과목을 키워보면 선생에게 배운 그 이상의 것을 자기도 모르게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다.

 

. 과수원이 꼭 산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풍류가 아닌 곳에 진짜 풍류가 있다는 것처럼 자기가 서 있고, 자신이 관계하고 있는 사람과 일이 곧 도량석道場席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 우리는 각자의 보고서를 준비해야 한다. 때가 되면, 우리 자신이나 혹, 저 위의 누군가가 틀림없이 보자고 손을 내밀 것인즉…..

 

P279

이 비유는 또 한편 ‘영혼을 저당 잡힌’ 우리 자신의 모습을 일깨워주고 있다. 즉 1)자기 수준만큼 세상을 본다. 세상에 대해서 말하는 시각, 남을 평가하는 언사는 곧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 자신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흡사 거울과 같다. 무학대사의 만고 격언처럼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

역시나, 야부는 지금 2)인간의 눈이 밖을 향해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우리는 늘 밖을 향해 헉헉대고, 그리하여 내면적으로는 불안하고 빈곤하다. 그 실존적 사태 하나를 짚어주고,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P292

“바다 속에 있으면서 물을 찾고, 날마다 봉우리 오르면서 산이 어디냐고 두리번 거리느냐?” 자기 속의 부처를 확인하는 것이 돈오頓悟라면, 자기 속의 부처를보호하고, ‘성숙시키는 것이 점수漸修이다.

 

P351

“나는 주인공이다. 바깥에 끌려 다닐 한심한 인생이 아닌 것이다.” 사물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자기망각 상태에서의 분출하는 반응이 줄어들면, 그의 의식은 점차 고요를 찾기 시작한다.

 

P355

여래는 우리가 상상도 않던 곳에, 전혀 기대치 않던 곳에 있다. 하찮은 들풀, 내가 내다 버린 쓰레기, 그 속에 빛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소식을 본격 전하고 있는 경전이 [화엄경]이다. 그 경전의 본래 이름이 [잡화경雜花經] 즉 허접한 꽃들의 축제였다. 선재동자는 세상이 하찮다고 생각한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그 선지식 안에 창녀와 승려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을 보라. 그리고 그는 자신이 길을 떠난 바로 그 자리에서 손가락 튕기듯 법을 깨닫는다. 이 모든 사건이 상징하는 바는 분명하다.

 

P374

그렇다면 너는 곧 부처이다

지눌은 자성이 대체 무엇이고 그게 어디 있느냐는 학인들의 물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네 몸에 있는데, 다만 네가 못 볼 뿐이다. 너는 하루 내내 배고프고 목마른 것을 알고 춥고 뜨거운 것을 알고, 기뻐하기도 하고 성질 내지 않느냐, 그게 바로그것이다.

 

그럼, “이 자성을 어떠헤 해야 깨달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지눌은 다시 친절을 베푼다.

 

네 마음이 이미 그렇다니까, 못 알아듣고선 무슨 수를 써야 하느냐고 묻느냐, 무슨 수를 쓰자고 들면 지식이 개입되고, 그럼 일은 어그러져 버린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제 눈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으니, 사물이 보이는 것으로, ‘내 눈이 있구나하면 되지, 다시 그걸 찾아다닐 일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찾을 생각도 말고, 안 보이네 어쩌네 하는 생각도 하지 말게. 내 마음의 신령스런 작용도 이와 마찬가지라, 이미 활동하고 있는데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찾으려고 들면 못 찾을 것이고,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 바로 견성 見性한 것이야.

 

P394

책의 첫머리에서 [반야심경] [금강경]의 차이를 짚어준 바 있다. [반야심경]이 고도의 압축성으로 의미의 블록을 조직화해놓은 데 비해, [금강경]은 변주와 반복으로 이어지는, 음악이나 이야기를 닮았다고 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점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P402

금강경은 어디 있는가

  지금 찌를 질러놓자면, [금강경]이 계속 “~~ ~~가 아니다. 그래서 ~~라고 한다라는 어법을 줄기차게 강조하는 것도 그리고 그 유명한뗏목의비유  [금강경]의 책자의 권위만 믿고, 정장 중요한 메시지의 습득을 소홀히 할까 싶어 우려한 경계의 말씀이다. 그 노파심의 극단에서 , 불립문자, 교외별전의 선이 발흥했다는 것은 다들 잘 아시는 사태이다. 만해 또한 그 전통에 따라 “[금강경]은 먹으로 씌어진 책 위의 문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선의 중흥자이자 실질적인 창시자인 육조 혜능은 문자를 버리지 않고, 그 취지를 장악하는 방법을 권유했다. 예컨대, 소승과 대승에 대한 그의 정위는 이렇다.

 

소승小乘 아직 문자의 숲에서 헤매는 사람이고, 중승中乘 문자의 취지를 대강 캐치한 사람, 그리고 대승大乘 바로 그 자각에 따라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럼 최상승最上乘? 그는 바로 그런 노력조차 필요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혜능의 분류대로 하자면, 소승에서 대승, 그리고 최상승으로 올라서는 바로 그곳이 ‘이 경전이 있는 곳’이다. 다시 혜능의 비유를 빌리자면, “[금강경]에 휘둘리지 않고, [금강경]을 굴리는자리가 바로이 경전이 있는 곳이라 하겠다.

 

P405

몸으로 읽는 [금강경]

[금강경]의 수지독송은 다시 말하지만, 경전의 취지를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인 다음, 그것을 몸에 새겨 기억시켜나가는 자심自心 작업이다. 그 체득을 위한 고투의 현장이 바로이 경전이 있는 곳이다. 그 땀과 피를 향해 인천人天 아수라들이 머리를 숙여 경배하고 꽃을 흩뿌려 공양할 것이다.

 

P435

[금강경]이 적고 있듯, 세상은 너와 내가 평지풍파平地風波 일으킨 먼지로 뿌우옇다. 흡사 여름날 빗자루를 꽁지에 단 말이 한바탕 히힝거리며 춤을 춘 것 같다. 불교에 입문한 사람들은 이 마음의 풍경이 그저 속상하고 안타까워던 사람들이다. 무의식에서라도 신호가 왔기에 독자들은 절을 찾고, 명상을 하며, 또 이 허접한 글을 쫓고 있을 것이다. 그 발심發心만으로 이미 절반은 이루어졌다. 그 신호를 따라 가다보면 적절한 계기와 절차를 거쳐 그리던 평화와 아타락시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뜻을 굳게 가지시기 바란다.

 

“어리석은 마음에 출몰하는 생멸 生滅지혜, 반성과 자각으로 제거하십시오! 혜능의 권고가 이 한 마디에 집약되어 있다.

 

이 수행자들의 아상 我相 더욱 위험하다고 혜능은 앞의 3장에서 강조한 바 있다. 그것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일체의 법에 대해 무심한, 기대와 희망을 내려놓고, 거기 기반하지 않는 삶을 이루라, 그것도 입으로만 말고, 실천으로…….”

 

P442

그러므로 늘 스스로 돌이켜야 한다. 세상은 평온한데, 내가 스스로 상 짓고, 스스로 찧고 까불며 깨춤을 추지 않는지를…..인간은 다들 이 오래된 습관이 만든 자기 감옥 속에 갇혀 산다. 그래서 중생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 감옥의 크기와 성격이 세상을 보는 눈을 결정한다. 결코 세상은 자기 눈높이 이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불교는 각자의 식 따른 세상의 층위를 33으로 설정해 놓은 것을 기억할 것이다.

 

자기세계世界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은 다른 사람도 자기 같은 줄만 안다. 그러나 각자 욕망과 습관의 지도는 서로 매우 다르고 또 훌쩍 격이 다른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자기 욕심에 따라 물불 아니 가린다고 생각하지 말라. 사람에 따라 가치의 무게중심이 다르기에 관용이 필요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보다 큰 규모에서 생각하고, 보다 원대한 이상을 갖고 있기에 그들은 존경하고 받들어야 한다.

불교가 이를 알고 있기에 불보살 佛寶薩 경배하고, 또 어느 절에서는 상대를 마주보며 조건 없이 절을 올리며 펑펑 눈물을 쏟는다. 민주화된 세상에 누구나 다들 같은 줄 알지만, 그리고 자신을 내세우는 주체와 간섭 아니 받는 자유를 고귀한 가치로 알지만, 천만, 이것은 시대정신의 착각일 수 있다. 만해는 읊는다. “다들 자유를 좋아하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감격하지 않으면, 귀의할 곳이 없을 때, 그 삶은 허망하다. ‘허울 좋은 자유의 오만에서 허무주의가 자란다. ‘인격영웅을 알아보고 거기 절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혜능의 권고대로 살아보자. “염념念念 반야바라밀을 올바로 수행하고, 무착無着 무상 無相 닦아나가자. 그때 먼지처럼 뿌옇던 망념들이 청정한 법성으로 변할 것이다.”

우리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코 구원되지 않는다. 입만 열면 남의 탓을 하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마라. 그들을 책임 있는 자리에 앉혀서도 안 된다. 불평을 말하기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무슨 작은 일이라도 성취하여 세상에 보탬이 될까 생각하라. 작은태도 하나가 보통사람과 영웅을 가린다. 말 많은 세상, 남의 탓 하고, 세상을 적대시하느라 원망과 어지러움이 가득한 세상, 희망의 불씨를 위태롭게 만드는 혼돈과 광품의 세상에 이 덕목이 목메게 그립다.

 

불 꺼진 화로, 먼지 덮인 사당

말은 즉 그러하나, 실지實地 여기까지 가기는 정말 어렵다. 밖을 향해 허덕대기를 멈추어야 하고, 밖으로부터 받는 자극에 초연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 속에서 일을 하고, 평판이 곧 자원인 사회에서 자극에 초연하기는 정말 어렵다.

 

 이를테면 학벌, 재산, 지위 등의 불균형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깊고 오랜 자국을 남긴다. 불교는 그것 의식하지 말고, 갖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그러나 구호만으로는 실효가 있기 어렵다. 절에 위안을 의탁하신 분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부처님 앞에 서면 모든 것이 해결된 듯하고, 상이 다 녹은 듯한데, 절무늘 나서서 일상으로 돌아서는 순간, 다시금 그 이전투구와 먼지 가득한 세상으로 던져지는 반복의 경험들….

 여기 외람되지만, 하나 분명히 말씀드릴 것이 있다. 욕망도 먼지도 제거하려고 들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지눌 스님도 [수심결]에서풀을 돌로 누르듯이 망념을 제거하려 들지 마라. 그 만큼 위험한 시도가 다시 없다고 경계하셨다. 그럼 어떡할 것인가. 내 생각에 세 가지 길이 있다.

1)              욕망이나 먼지나 앞뒤 차단하고, 그 관성을 성찰하는 혜능식좌선을 통해 먼지는 가라앉는다. 지관타좌只管打左, “다만 앉으라.”

2)              두번째 길은 다른가치를 추구하는 일이다. 경쟁적이지 않은 길을…….사람을 피곤하지 않게, 세속적 가치와 다른 이를 테면 예술적 가치나,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 거기 매진하는 것…..남들이 하찮게 여겨도 좋다. 자기만의 가치, 자기만의 삶을 몰두할 때, ‘그 자체로 즐겁고 보람 있을 때, 거기가 곧 열반이고, 자유다. 이 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보시나 헌신,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도 들어 있다.

3)              세번째가 종교적 전향이다. 영혼의 자유와 기쁨이 주는 행복은 세속의 물질이 한시적이고 타자적인 데 비해, 그리고 그물질들이 쉬 효용이 떨어지거나 자기파괴적이기 쉬운 데 비해, (쇼핑 중독 같은 것, 마약이나 과도한 성 방종, 권력에 대한 맹목적 집착 같은 것이 그렇다.) 이 영혼의 기쁨은 내면의 안정에서 외면과 타자로 펼쳐가는 잔잔한 명상으로 주변을 환하게 비추어주고 전체의 휴식을 제공하는 놀라운 역할을 한다. 그 힘이 동심원으로 물결치고, 교제하면 어느덧사람이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힘은 바이러스처럼 빠르고, 한꺼번에 세상 전체를 물들이고 바꾸어 놓는다. 사람들이 이 가치를 잘 믿지 않는다. 그것을 일깨우기 위해 가령 정현종의 시들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P450

“남의 눈에 티끌을 보면서 제 눈에 들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중용]말은 내 행동을 돌아보고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신이라면 그 일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를 돌아본 다음, 입을 떼는 조심스러움이 인품과 능력의 가치를 가르는 큰 갈림길이다.

무아란 실천적으로 보자면, 비판으로 자동 모드 변환하는 자신의 오랜에고의 관성을 홀딩하는 일이기도 하다. 싸그리 불평을 쏟아놓기보다 보완의 방책을 어드바이스하고, 더 나은 대안을 설득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전 관련글 보기  

 - 아무리 큰 문제라도 모래알처럼......관무량수경이야기

 - 부부의 날에 다시 읽어 보는 주례사

 -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

 - 박경철 '자기혁명' 중 '암중화'

 - 스님의 공부법

 - 신영복 담론 中 곡속장 '이양역지'편을 읽은 후

 - 붓다의 치명적 농담

 - 하버드의 생각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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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런 책을 읽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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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 혹은 전직 공인중개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빌려왔다.

지난 27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가채점한 결과,

무난히 합격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맨 위 책은 아들용으로 빌려왔다.



아마도 불합격 가능성은 박근혜 지지율(5%)의 10분 1일 확률보다 낮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런 책을 읽어도 된다.


아직 책을 본격적으로 읽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내용이 부담없어 읽기 무난할 것 같다.

또한 당장에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할 것 아니니 더욱 그러하다. 



그렇지만......


공인중개업 현장의 단순한 노하우(글 표현상 '단순'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일 뿐... 종사자들의 노하우는 하루 아침에 습득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가 아니라 돈 되는 부동산을 알아보는 동물적 감각을 체득하고 싶다.


물론 알고 있다.

이런 감각은 그냥 타고 나야 한다는 것을.....

사람이 돈을 쫓아 가는 게 아니라,

돈이 그 사람을 쫓아 오게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노력하면 동물적 감각은 아니라도 좋으니 지금 나의 안목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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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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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너무 지나쳤던 것일까.....

책 제목이 예비 독자를 유혹하기 딱 좋았다.

특히 나 처럼 불교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있는 불자(佛者)라면 더 그렇다.

스님의 공부법스님의 공부법

전체적인 소감은 임팩트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

또한 공부법에 대한 신선한 노하우도 없었다. 필승 전략도 없었다.

학업(통상의 제도권 학습)을 이어가시는 스님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스님의 공부 목적과 현실의 수험생 혹은 직장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궁극적으로 측면에서는 이 책의 공부법이 옳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

마치 누군가가 공 & 사교육의 문제점을 설파할 때면 

학부모들은 맞장구를 치다가, 곧 원위치로 돌아가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의 학습법은 성적을 따질 필요없는 혹은 합불합격이 없는 분야에 적용해 보면 재미날 것 같다.


이전 관련글 보기  

2016/04/17 -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

2016/03/20 - 지금까지 없던 세상

2016/05/15 - 신영복 담론 中 곡속장 '이양역지'편

2016/04/01 - 붓다의 치명적 농담

2016/03/22 - 하버드의 생각수업

2016/04/01 - 책은 도끼다

2016/03/12 -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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