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보즐생 (432)
홍시는 사랑을 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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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청도의 가을은 '감시즌'으로 화려해진다.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집안밖을 둘러싼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장관이다.감수확 후 잎이 노랗게 서서히 물들어 가는 고향 동네의 모습은 환상이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결코 화려하지 않고 환상적이지만은 않다.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런 풍경을 내려다 보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 처럼 펼쳐진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감 시세가 좋지 못할 때는 무게감이 더 가중된다.



장숨의 위력을 깨닫다.


감따는 작업은 정말 지루하다. 일반적으로 청도 반시 감나무는 높고 크다.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나무에 직접 올라가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 한 그루의 감을 딸려면 남자2명 기준으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작업의 진도가 굉장히 느리다.

감밭을 바라보면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다 따나.....하는 한숨이 든다. 하지만 객지에 나와 사는 사람들은 대충 일하다 떠나면 그만이다. 남겨진 몫은 고향에 터 잡고 사시는 분들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네 엄마 아버지는 더디지만 묵묵히 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딴다.


1주일에 한번씩 고향에 내려가보면 수확을 마친 나무들이 제법 많이 늘어가는 걸 본다. 비록 조금씩이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감을 따다 보니 수확완료된 나무들이 서서히 많아진 것이다. 여기서 나는 단(短)숨이 아니라 장(長)숨의 위력을 깨닫게 된다.




홍시는 사랑을 실고~~~~


거의 매주 일요일이면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 일을 도와 드린다. 

그러다 보니 2가지의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첫째는 공인중개사 시험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요. 

둘째는 가족(아내, 아들)과 함께 일요일의 느긋한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주전 일요일, 역시나 고향에서 감 수확 작업을 하는데 아내가 문자메세지를 보내왔다. 

"감홍시를 가져오라고...."


한 두개씩 달려 있는 자연산(?) 홍시를 조심스럽게 따다가 모아뒀다. 그런데 이 홍시들을 까먹고 그냥 김해로 돌아와 버렸다. 아내는 많이 섭섭하고 아쉬웠던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말도 안되는 사랑부족을 탓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주에는 확실하게 홍시를 챙겨왔다.

홍시를 아내에게 건네면서 내가 던진 한마디...


"됐냐? 됐어?!"


홍시는 사랑을 실고....청도 감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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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송이버섯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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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송이버섯 따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친구!

서로 바빠서 제대로 만나지 못하던 차에 큰 마음 먹고 간만에 즉석 미팅을 했다(140928).

자연산 송이 따기는 명목상 이벤트다. 실질적인 목적은 만남이다.

가볍게 점심 한 끼 하던 취지가 무색하게 우리는 자리에 앉자 마자 달려버렸는데......

한 순간의 충동을 자제하지 못한 후유증이 제법 심각했다.


본의 아니게 친구를 곤란한 상황으로 내밀어 버린 것 같아 내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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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에서 복숭아 농사짓는 친구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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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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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친구를 떠나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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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구에 필이 꽂히면!


나의 '펜 사랑' 취향덕분에 마음에 드는 필기구에게 필(Feel)이 꽂히면 약간의 집착증 마저 생기곤 한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필기구에 대한 호기심이 끊이질 않는다.

문화 젤링펜문화 젤링펜

이 녀석과 함께 보낸 세월이 2~3년 가까이 된 것 같다.

빨간펜의 경우는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제법 오래 사용하게 되는데, 이놈 역시 그러했다.

1년정도 사용하다가 식상해지면 다른 펜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놈을 휴지통에 버릴 수는 없었다. 이 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저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필기감과 진하지도 옅지도 않은 적당한 색상이 풍겨내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놈이 생명을 다하기 전에는 절대 져버리지 않겠노라고 마음을 먹기도 했다면, 유치하다 할 수 있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버릴 수 없는 물체였다.


일주일 전에 이놈을 보냈다.

밀린 숙제를 끝낸 느낌이 들었다.

얼른 보내고 싶은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던 모양이다.


이 놈의 빈자를 채워 줄 새로운 녀석을 장만했는데, 첫 느낌이 별로 좋지 않다.

필기감은 차이가 거의 없지만 색상이 별로다.

진하고 어두운 빨간색 계통이다. 떠나 버린 내 오랜 빨갱이 친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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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교보문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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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1일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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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마지막 유작 중 하나를 잘 정돈하여 재식한 사과 과수원 모습들.

제초제 살포가 아닌 일일이 예취기로 잡초를 잘라낸 모습....

가급적 사과나무 아래에는 잡초가 없어야 햇빛도 골고루 들고 통풍이 잘 되어 맛 좋은 사과를 얻을 수 있다.




시나노 스위트가 주렁 달려 보기에도 너무 좋다.




공판장으로 보내 판매하면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 올해는 모든 과일들이 대풍이라 가격대가 좋지 못하다. 그래서 김해에 사는 이웃지인들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직접 거래하고 있다. 맛이 좋아 호응이 좋다고 한다(마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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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많이 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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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구입했던 야구장갑과 올 봄에 새롭게 마련한 야구장갑을 같이 놓고보니 아들의 성장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아들과 가급적이면 땀도 흘리고 신나게 운동할려고 노력하지만 좀 처럼 잘 되지 않아 항상 미안하다. 몇 달전에 롯데마트에서 장만한 나의 야구장갑이 아직 빳빳하다. 공이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공이 튕겨 버린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명확하다. 좀 더 자주 많이 아들과 야구놀이를 즐겨라는 것이다. 

제트 BDGK 931U제트 BDGK 931U




2009년 앨범을 다시 꺼내 보다.


2009년 이른 봄, 집 앞 놀이터에서 한껏 폼을 잡아 야구선수 흉내를 냈지....



이때가 아들 생에 처음으로 야구장갑과 방망이(솜 방망이)를 들고 야구란 걸 시작했던 것 같다.

생애 최초의 야구장갑과 방방이생애 최초의 야구장갑과 방방이



놀이터에서 만난 리틀야구단 형아와 사진을 찍으며......긴장한 아들의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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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먹거리 - 휴고(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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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곳을 들리게 된 이유는 추석에 고생한 아내를 위한 나의 스페셜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아내가 산책을 좋아하니 대신공원 한 바퀴 돌자는 거였고, 그 다음으로 맛난 커피 한 잔 대접하는게 그 코스였다. 모든 것이 새벽 일찍부터 시작한다는 거였다.


안개 자욱한 대신공원을 거닐다가 24시간 영업하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 여유를 누리게 할려는 의도였으나..........생각 보다 늦게 출발하였기에.....

그리고 부산 대신동 근처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카페가 없기도 했다.

이왕 늦은 김에 밥이나 먹자해서 들린 곳이 의외로 가족 입맛에 맞아 득템하기도 했지만 새벽 산책을 못한 것이 지금도(14.09.13) 씁쓸하다.




커피의 성지 순례지 in Busan


어찌하여 급하게 검색한 결과

부산 1세대 커피 전문점으로 알려진,

커피 맛 좀 안다는 사람의 순례지로 알려진.

 바로 그곳 '휴고'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장소도 동대신동이니 바로 옆이라 안성맞춤이겠다 싶어 갔다.부산 대표 로스터리커피 '휴고'부산 대표 로스터리커피 '휴고'



휴고, '쉬었다 가세용~'


가게 이름이 '휴고'....좀 난해하다는 느낌이 팍팍 전달된다.

적어도 2개의 나라말을 혼용해서 작명한게 아닌게 싶었다.

내 짐작은 '휴'는 휴식할 때 쓰는 '휴(休, 쉴 휴)와 영어 'Go'의 합성어가 아닐까 싶었다.

즉 '쉬었다 가세용~'의 의미로 예상 했는데.....

내가 왜 이런 연상을 했냐구? 휴롬이라는 기업의 이름도 이와 비슷하게 작명했다는 걸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휴롬의 '휴'는 '휴먼(Human), '롬'은 '이롭다'라는 의미를 합성하여 만든 것으로 안다.


어쨌든 알고 보니 '레 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을 지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에서 따왔다네!


내가 된장맛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커피맛에는 그냥 다방 스퇄을 최고로 아는지라.......

그냥 원조의 맛이 어떤가 보는 차원에서 커피를 시켜봤다.

이미지 출처 : 휴고 홈페이지


실내 분위기는 뭐랄까.....

요즈음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볼 때 편안하지는 않다. 다만 전통과 깊이에서 나오는 포스가 불편함을 상쇄하는 것 같다. 마치 유럽의 전통있는 레스토랑의 위세라고 할까.....

마눌은 마시고 싶었던 커피가 없어.......약간 실망했는 모양인데.....


마시고 싶은 커피라도 있으니 나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것 같다.

(설탕을 넣지 않아서 그런가......맛을 잘 모르겠네.)

2001년부터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오신 사장님이나.....관심을 갖고 이용하는 커피매니아들 덕분에 부산에서 커피의 역사를 이어가니....이런 것들이 하나의 문화요. 자랑거리가 아닐까 싶다.


커피 애호가, 한번 즈음을 가보세요.

커피 맛을 아시는 당신이 부산에 오셨다면,

이곳 휴고(Hugo)에서 그 진수를 맛 보시기 바랍니다.


주      소 :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2가 68-1(부산시 서구 구덕로 303)

전화번호 : 051-256-0285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 ~

부산 지하철 동대신동역 4번 출구 근처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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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먹거리 - 할매 콩나물 해장국 @ 대신동 꽃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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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신공원을 시작하여 내원정사를 종점으로 하는 가벼운 산책을 마치면서 우리 가족은 바로 옆 꽃마을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곳 대신동 꽃마을은 식당이 제법 많은 곳이다. 예전 대학생 시절에는 이곳에서 선배와 함께 닭백숙, 막걸리를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눈 기억을 간직한 장소다.



나의 촉을 믿어보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콩나물 해장국'이라는 간판을 발견한 후 가게 외관과 얼핏 보이는 실내 분위기를 살펴보니 나쁘지 않은 직감이 들었다.

부산 먹거리 대신동 꽃마을 '할매 콩나물 국밥'대신동 꽃마을 '할매 콩나물 국밥'


맛집의 기운이 서려있다.

생각보다 식당안이 좁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청결하고 손님들로 약간 북적북적한 것이 잘되는 식당이라는 느낌이 확실했다.



그리고 입구 한켠에 순번 대기표까지 마련된 걸 보니, 점심시간에는 약간 기다려야 할 만큼 손님이 많은 곳으로 생각된다.

순번 대기표


나는 콩나물 해장국을 아들은 된장찌게(?)를 주문하고 나니 잠시 후 바로 나오는 게 있었으니 바로 계란찜이다. 내 짐작으로는 등산하고 나면 허기진 손님들이 빨리 달라고 보채니 우선 요거라도 먹이고(?) 잠재우고자 하는 모양이다. 하하 맛 괜찮다.

뭘 주문하던 우선 나오는 '계란찜'뭘 주문하던 우선 나오는 '계란찜'



여는 식당과 마찬가지로 밑반찬에는 별 특이한 게 없다. 어린이들과 같이 간다면 별로 좋아할 반찬들이 아니다. 여하튼 주 손님(중장년층)들의 입맛을 잘 맞춘 모양이다. 애들은 가라...애들은 가라...

기본 밑받찬들




먼저 내가 시킨 콩나물 해장국의 사진을 올려본다. 맛은 깊은 맛을 실감할 수 없지만 콩나물 특유의 시원한 맛이 괜찮았다.

콩나물 해장국콩나물 해장국




이 글의 궁극목적은.....


이제부터 이번 포스트의 궁극적인 이유가 되는 된장찌개의 내용이다.

정확한 메뉴이름이 '된장찌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음식을 처음 봤을 때 우리들은 그 다음의 반응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곳의 하일라이트 '된장찌게'이곳의 하일라이트 '된장찌게'

한 숟가락을 떠는 순간, 가득한 콩알.....사실 이런 된장찌개를 식당에서 먹어 보기 드물다.

생김새는 청국장과 비슷하지만 냄새로 보아 청국장은 분명히 아니다. 맛은 텁텁하지도 짭지도 않은 것이 안성맞춤이다. 아들도 된장찌개를 좋아하는데, 두부가 들어 있으며 두부가 숭숭 들어 있는 된장찌개만을 먹는다. 그런데 아들이 삶은 콩이 가득한, 두부를 넣지 않은 된장찌개를 먹다니.....그것도 아주 맛있게 말이다.



삶은 콩이 보이는가....맛 좋다!

된장찌개를 밥에 비벼 먹고도 아직 삶은 콩이 많이 남아 있다.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면서 계속해서 아들의 된장찌개에 손이 간다. 계속 먹다보니 이 맛은 내가 처음 맛보는 그런 된장이 아니다. 모양새며 맛이며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그렇게도 먹고 싶어 했던, 20여년전에 즐겨 찾아 먹었던 부산역 앞 '송원보리밥'식당의 그 맛이 그대로 베여 있다.




20여년 만에 찾아낸 맛집


개인적으로 즐겨 찾아 먹고 싶은 부산 맛집으로 선정하고 싶다.

몇 몇 맛집을 찾아가 봤으나, 섣불리 맛집으로 인정하기 쉽지 않았는데, 첫 발걸음에 맛집에 선정할 만큼이나 다시 찾고 싶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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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볼거리 - 대신공원 & 내원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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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가득한 대신공원에서.....


추석 때 시월드에서 고생한 마눌의 기분을 달랠 겸해서 부산 대신공원과 내원정사에 다녀왔다. 이른 아침(6시30분경)에 도착하여 가벼운 산책을 시작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많이 보였다. 좀더 이른 시간에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넘쳤다. 아름드리 삼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와 도심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가 이곳 대신공원이 주는 큰 매력이다.

대신공원의 삼나무 길대신공원의 삼나무 길


대신공원 운동시설대신공원 운동시설


대신공원 내 주막(?)대신공원 내 주막(?)

등산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만큼, 길은 평탄하거나 약간의 경사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등산이라면 등산인지라....하산 하면서 주막(?)에 들려 막거리 한 잔하시고 있는 분들도 보인다.





내원정사를 찾아


대신공원 길을 따라 주욱 오르다보면 정상 봉수대 가는 길과 내원정사 가는 길이 있다.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내원정사로 발길을 정하고 잠시 걷다 보면 어느새 내원정사가 나온다.


부산 내원정사부산 내원정사 대적광전

내원정사 대적광전 안에는 거대한 탑을 모시고 있다. 이 탑은 법주사 팔상전을 기본으로 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여타 절처럼 이곳 내원정사에서도 백일홍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름처럼 백일동안 꽃이 핀다고 해서 백일홍나무가 되었는데, 이 꽃을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별로다. 장미,라일락, 국화나 튜울립은 꽃 한송이로도 그 정체를 밝힐 수 있고, 한송이만을 그림으로 옮길 수 있는데 꽃은 그렇지 못하다. 백일홍 꽃은 한송이만으로는 형편없는 모양새다. 여러 송이가 모여야 제 맛이며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안된다. 멀찌감치 떨어져 봐야만 그 아름다움을 감미할 수 있는 존재다.


그리고 백일홍나무에서 내가 건져올린 매력은 절대로 건너편의 존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일홍나무의 매력백일홍나무의 매력

뒷 존재를 완전히 가려 자신만 부각시키는 그런 몰염치한 나무들과는 다르다. 백일홍나무 가지 가지 사이에는 나무 넘어에 있는 배경을 조금씩 조금씩 흘려 조화를 만들어 내다. 이게 바로 동양 미학의 하나이다.


백일홍나무를 감상하는 방법


1. 꽃송이 하나 자체만 감상하지 마라.

2. 나무 너머의 뒷 배경과 같이 감상하라.

=> 멀찌감치에 떨어져서 나무와 배경을 같이 감상하되, 그 뒷 배경을 상상하라...

3. 나무 가지의 곡선을 감상하라.

=> 백일홍나무 만큼이나 가지가 자유분방한 나무는 없다. 삼나무 처럼 직선형 나무가 주는 시원함 못지 않게, 자유분방한 곡선이 주는 자연스러움을 감상하라. 그 자유가 절대로 어지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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