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4)
청도 맛집 - 소나무집,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 착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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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3월 29일)에는 어머님께서 매우 흡족해 하신 식당 한 곳을 다녀왔다.

사과 과수원 리모델링에 혁혁한 공을 세운 가족을 대접하기 위해 내가 저녁 식사를 사기로 했다. 이렇게 긴급 제안을 하는 바람에 마땅히 갈 곳을 찾기가 난처했다. 요즘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육고기를 거부하시는 어머니, 리모델링에 몫돈을 투자해 여유돈이 고갈되어버린 나의 입장, 육체적 노동의 댓가를 톡톡히 만회할려는 다른 가족의 욕심(?)이 절묘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하여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은 곳이 바로 '소나무집식당'이라는 식당이다.

일단 가족들에게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에서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곳이라 믿을만 하다고 소개하고 길을 나섰다.

대충의 위치는 짐작했지만, 막상 운전하며 가 보니 생각보다 멀었다. 차를 오래 타는 걸 싫어하시는 어머니에 신경이 갔다(어머니는 형님 자동차로 이동).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소나무집''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소나무집식당'

험난한(?) 길을 지나 도착하자 마자 어머니의 눈치를 살펴 보았다. 그런데 얼굴에 웃음끼가 살짝 보였다.

좁은 골목을 통과할 때는 초라한 작은 식당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규모도 있고 무엇보다도 경치가 아주 좋았다. 아마 어머니도 이와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식당에서 아래 마을을 내려다 보니 오늘 낮까지 작업을 했던 과수원과 비슷한 뷰(View)를 간직한 거 같아 기분이 더 좋았다.

소나무집'식당에서 내려다 본 아래것(?)들의 세상'소나무집'식당에서 내려다 본 아래것(?)들의 세상


우리가 도착했을 때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이내 밀려오는 손님들......


대표 메뉴인 '청국장'과 '코다리찜', '백숙', 오늘 방금 만든 두부를 이용한 '두부김치'를 주문한 후 잠시 밖을 나왔다.

오늘 만든 '두부'와 청도 명물'미나리'의 콜라보오늘 만든 '두부'와 청도 명물'미나리'의 콜라보


이곳은 신발장이 따로 없다. 마치 어느 시골집의 대청마루 앞에 자유롭게 벗어놓은 신발처럼 보기 참 좋았다. 약간의 느슨함이 주는 여유....혹은 무장경계 해제의 느낌이랄까....자유분방하나 난잡하지 않은 자연스러움!

느슨. 무장해제.자유분방,자연스러움


식당 입구의 방 한칸에는 청국장용 메주를 띄우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런 정성이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에서 착한 식당으로 선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는 청국장을 찾아 먹지 않는다. 솔직히 그 맛이 별로 땡기지 않는다.

다만 청국장이 몸에 좋다고 알려졌기에...그리고 콩을 통채로 씹는 것을 좋아하기에 누가 차려준다면 먹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소나무집'의 청국장이 맛 있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국장(원료)을 사서 집에 가져가고 싶은 내색을 비칠 정도로 만족하셨다.

청도 맛집 소나무집 청국장청국장


나와 어머니가 공통적으로 맛있게 먹었던 메뉴는 코다리찜이다.

양념장을 밥에 비벼 먹는 이 맛이 꿀맛이었다. 어머니는 코다리의 머리부분까지 아낌없이 발라 드셨다.

코다리찜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친 시점까지 정원에서 숨바꼭질 놀이에 신난 모양이다. 아무래도 어린애들은 청국장이나 코다리찜 등을 좋아하지 않기에 그나마 거부감이 들한 '백숙'을 준비시켰다. 물론 이들이 실껏 놀 수 있도록 '백숙'이 약간 늦게 나오도록 시간 조절을 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신났고 어른들은 어른들 나름대로 맘 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숨바꼭질 놀이 중이 아이들숨바꼭질 놀이 중인 아이들


관련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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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 954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오산4길 29)

전화번호 054-373-7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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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먹었던 것에 반가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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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포크레인 담당 친구, 뒷치닥거리를 도와 준 친구와 함께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면소재지에 있는 식당을 이용했다.

메뉴는 특이하지 않은 평범한 것들로 했는데(주물럭, 된장찌게 등등), 특히 된장찌개를 한 술 뜨는 순간, 오랜동안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이 확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옛맛을 환기시켰던 된장찌게

간단히 차려진 밑반찬들의 맛 역시 다를 바 없이 고향의 그 맛 그대로 였다.

도시의 식당에서 내 놓는 밑반찬들은 식당 주인이 직접 만든 음식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식당에서는 밑반찬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를 통해 조달하여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니....맛이 대중적이다.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는 평범한 맛이다.



구운 듯 튀긴 듯한 고등어구이..

하지만 시골의 식당에서는 그렇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밑반찬을 직접 장만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주방 아주머니의 음식 만드는 솜씨를 가감없이 느낄 수 있다. 다만....아주머니의 손맛과 손님의 입맛이 맞지 않게 되면 정말 맛없는 식당이 되거나, 손맛과 입맛이 일치하게 되면 정말 맛있는 식당이 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구 경북(TK) 지역의 음식은 "짭쪼름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타 지방 사람들이 먹으면 "짠"맛이 강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나의 경우 어릴 때부터 이런 짠 맛에 익숙해져 있었고, 결혼 후 아내는 짜고 매운 음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집사람의 손맛에 젓어들어 버렸다. 간혹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아 보지만 예전의 그 맛이 약간씩 퇴색하는 기분이였다.

이런 가운데 요 근래에 맛 보게된 어느 식당의 된장찌게 맛에 홀딱 반해 버렸다. 잊어 버렸던 옛 맛이 입안을 확 퍼져 나가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이 어머님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만족이였다.


청도의 명물 '미나리' 무침


개인적으로 작년에 맛 보았던 청도 남산식육식당의 된장찌게 보다 더 좋은 평을 내린다. 하지만 식당이름을 알리지 않는 이유는....좀 더 검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집된장 맛이 강해서 이런 맛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맛 없는 식당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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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먹는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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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은 반시로 유명한 경상북도 청도 입니다.

감농사는 사과농사에 비해 농약치는 회수나 일손이 훨씬 적게 더는 농사라 경제적 입니다.


평소 최소 2주 한번 정도는 고향에 내려가는데,

진영 밀양을 통과하면서 여러 과수원을 스치며 지나가는데,

제 고향처럼 감나무 아래 볏집을 깔아두는 곳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볏집을 깔아두는 이유는 잡초가 생기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입니다.

잡초가 자리지 못하니 애써 제초제를 칠 필요가 없고,

 세월이 흐르면 볏집이 썩어 거름이 되니

친환경 농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볏집으로 잡초를 막아주는 감농사법


올해는 정말 기이한 광경을 봤습니다.

고향마을에는 미나리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습니다.


청도하면 한재미나리가 유명합니다만,

한재미나리가 부족할 때는 한재미나리 장사아저씨들이

제 고향마을에까지 와서 미나리를 구입한 후 한재미나리로 둔갑시킨다는 풍문도 들립니다.


암튼 요즘 미나리 농사 막바지인가 봅니다.

미나리 농사의 부산물 정리가 만만치 않을 터인데,

멋지게도 이 부산물들을 감나무아래에 볏집 대용으로 

펼쳐놓은 감나무밭이 드문드문 보이더군요.

미나리 먹는 감나무


올 가을이면 싱싱한 미나리 맛이 나는 청도반시의 맛을 기대해 봅니다.

관련글 보기  

2012/05/27 - 감잎차 만들기


2010/11/20 - 손자가 보낸 편지 한 통의 위력


2008/10/31 - '공업용 카바이드 홍시'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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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 첫 날 내가 찾아간 곳 -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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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사에서 해맞이를 하고 찾아간 곳은 표충사 입니다. 
매년 한 번 정도는 꼭 찾아가는 사찰 중 하나 입니다.
얼마나 좋아 했으면, 2009년 마지막 날에 인근 펜션에서 자고 새해 새벽 예불을 드리는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예약이 되지 않아서 포기해 버린 곳 입니다.

대한민국 강산이 그렇듯이 이곳 표충사도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색채감이 아주 좋습니다.
푸르름이 있는 풍경은 색감이 전해 주는 다름의 맛이 있고, 푸르름이 물러간 풍경에도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표충사 인근 도로변에는 '재약산 미나리'와 '대추'를 판매하는 상점이 많습니다.
영남 인근서는 청도 '한재 미나리'가 유명한데, '재악산 미나리'도 알아주는 브랜드라고 합니다.

생각 외로 한산한 모습 입니다. 그래도 어린 학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러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새해 인사를 위해 표충사에 들렸습니다.
앞에 보이는 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으로 추정되는 '표충사 삼층석탑'입니다. 


삼층석탑에 하얀 토끼 한 마리가 미둥도 없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명 '토끼 보살'이라고 합니다. '토끼 보살'은 이미 매스컴을 탄 유명한 존재 입니다.
스님이 법당에서 예불을 할 때면 법당에 들어가 같이 예불을 모신다고 합니다.


아들도 이런 토끼가 신가한 것인지, 아니면 토끼라는 동물 자체가 신기한 것인지....
연신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법당 옆 자리에 있는 감나무 한 그루에는 아직도 빨간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연초 추위를 생각하면 자연산 '아이스 홍시'일 겁니다. '천연 아이스 홍시'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땡감에 연화제로 처리하여 홍시를 만든 후 냉동고에 살짝 얼린 홍시가 '아이스 홍시' 인데,
표충사 천연 아이스 홍시는 감나무에 매달린 채로 홍시가 되어 겨울 바람에 얼었으니, 이는 바로 인간의 힘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진정한 '천연 아이스 홍시' 입니다. 어떤 맛일까요?

가족들과 동선(動線)을 달리하며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제의 모습도 여행의 의미를 더 해 줍니다.

이렇게 한 해의 시작을 조용히 시작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파괴한 일정이었습니다.
보고나서 먹자(See and then Eat) 입니다. 수인사 떡국 한 그릇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후 2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허기로 배가 땡겨왔습니다.

일행이 정한 먹거리는 바로 '아구찜'입니다. 아구찜하면 마산 아구찜이 많이 알려졌는데, 마산과는 정반대 방향인 부산 기장군 일광에 위치한 '전산가든'의 아구찜도 맛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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