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먹었던 것에 반가워 진다.

사과 과수원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포크레인 담당 친구, 뒷치닥거리를 도와 준 친구와 함께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면소재지에 있는 식당을 이용했다.

메뉴는 특이하지 않은 평범한 것들로 했는데(주물럭, 된장찌게 등등), 특히 된장찌개를 한 술 뜨는 순간, 오랜동안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이 확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옛맛을 환기시켰던 된장찌게

간단히 차려진 밑반찬들의 맛 역시 다를 바 없이 고향의 그 맛 그대로 였다.

도시의 식당에서 내 놓는 밑반찬들은 식당 주인이 직접 만든 음식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식당에서는 밑반찬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를 통해 조달하여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니....맛이 대중적이다.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는 평범한 맛이다.



구운 듯 튀긴 듯한 고등어구이..

하지만 시골의 식당에서는 그렇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밑반찬을 직접 장만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주방 아주머니의 음식 만드는 솜씨를 가감없이 느낄 수 있다. 다만....아주머니의 손맛과 손님의 입맛이 맞지 않게 되면 정말 맛없는 식당이 되거나, 손맛과 입맛이 일치하게 되면 정말 맛있는 식당이 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구 경북(TK) 지역의 음식은 "짭쪼름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타 지방 사람들이 먹으면 "짠"맛이 강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나의 경우 어릴 때부터 이런 짠 맛에 익숙해져 있었고, 결혼 후 아내는 짜고 매운 음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집사람의 손맛에 젓어들어 버렸다. 간혹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아 보지만 예전의 그 맛이 약간씩 퇴색하는 기분이였다.

이런 가운데 요 근래에 맛 보게된 어느 식당의 된장찌게 맛에 홀딱 반해 버렸다. 잊어 버렸던 옛 맛이 입안을 확 퍼져 나가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이 어머님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만족이였다.


청도의 명물 '미나리' 무침


개인적으로 작년에 맛 보았던 청도 남산식육식당의 된장찌게 보다 더 좋은 평을 내린다. 하지만 식당이름을 알리지 않는 이유는....좀 더 검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집된장 맛이 강해서 이런 맛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맛 없는 식당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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