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통영 '해저터널'을 만들었을까?
통영 '해저터널', 그냥 보면 재미 없어   알고 봐야 지대로 맛을 느껴... 

'경남 통영 유람기1' 이후로 아직까지 '경남 통영 유람기2' 이야기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람기2에 앞서 통영 '해저터널'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세부적으로 집어 보고자 합니다.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


1927년 일제에 의해 착공돼 5년만에 건설된 동양 최초의 바다 밑 도로 입니다. 우선 터널 입구 벽면에 4개의 한자로 된 현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용문달양’(龍門達陽)입니다. 

용궁의 문으로 들어가면 빛고을 산양(山陽)에 이른다’는 뜻으로 시공 당시 통영군수였던
일본인 '야마구치 아키라'의 글씨 입니다.

오른쪽 지도를 보면 해저터널을 지나면 통영군 '산양읍'으로 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판 글씨의 내용을 음미한다면...'해저터널'이 '용궁'으로 들어가는 길처럼 신비롭고 환상적일까요...? 

하지만 용궁처럼 화려한 모습이 아닙니다.
오히려 칙칙하고 어두컴컴 합니다.

'용궁의 문'이 아니라 '용의 목 안'으로 바꿔 음미한 후 터널로 들어서면, 마치 용의 목 안으로 들어서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터널 천정을 올려다 보면  ㄷ자형 기둥이 목뼈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말 입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건너편으로 나가게 되면 햇빛이 빛나는 모습을 본다면 '용문달양'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은 왜 해저터널을 만들었을까...?


그렇다면 일본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시 기술로는 힘든 해저터널 공사를 감행했을까요?
일본의 해저터널 공사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풍수지리학과 역사 이야기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해저터널 공사가 이뤄진 이 곳은 '판데목'이라 불려지는 곳 입니다. 이 목은 풍수학적으로 통영의 목구멍에 해당되는 곳 입니다. 목구멍이 막히면 생명이 다하게 되는데, 목구멍을 연결하는 방법은 작은 배가 지나게 한다든지, 육지로 연결시키든지, 다리를 놓아 왕래가 될 수 있게 하는 방법등이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간척을 해서 육지로 연결시키는 것인데 이것은 엄청난 공사이기에 주로 다리를 놓아 목구멍이 막히지 않게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김삼주씨라는 분은 사재를 털어 다리를 놓았다고 하니, 통영사람들에게 '판데목'의 중요성을 애둘러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인은 해저터널으로 목구멍이 막히지 않게 할려는 의도였을까요?  

위의 안내판은 해저터널 입구 왼쪽에 있습니다. 그런데 글의 내용은, 마치 일본이 착한 마음으로 튼튼한 통로(목구멍이 막힐 염려 없는)를 만들어 준 것처럼 오해하게끔 합니다.
난독증 있는 저로서는 읽고 또 읽어 보아도 오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분명히 위의 설명은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곳 '판데목'은 일본군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에게 패배하여 목숨을 잃은 역사적인 곳 입니다.
'판데목'에서 '판데'라는 의미는 '일본군이 제 목숨을 판 곳'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해저터널'을 일명 '판데굴'이라고도 합니다.

일제강령기 때 '야마구치 아키라'와 같은 일본인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한국인들이 다리를 놓아 일본군 시체의 위를 걷고 있다고 불쾌하게 생각했을 것 입니다. 그렇다고 다리를 없애면 어떻게 될까요? 통영사람들은 풍수학상으로 '판데목'을 아주 중요한 곳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다리을 쉽게 없애지는 못할 것 입니다.

이에 차라리 일본군 시체 밑으로 한국인들이 다니게 끔 해야겠다는 의도로 '해저터널'이 만들게 된 것 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해저터널 안을 걸으면 시각적 실망감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장소의 역사적 배경, 유래등을 알고 간다면 여행의 참맛을 누릴 수 있었겠다는 후회가 됩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두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여행의 준비단계에서 팬션이나 먹거리 준비에만 관심을 가지는 아빠가 되지 말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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