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에서는 가을추수를 하느라 분주하다. 들판에서 무르익는 벼,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한해 땀흘린 농부와 아낙네의 수고로움이 전해지는 시기 이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의 고향 청도에서는 '청도반시축제'가 열렸다. 청도는 대한민국 홍시의 최대 생산지역이다. 감을 이용하여 와인도 만들고 감말랭이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감을 즐겨 먹는 형태는 홍시일 것이다. 홍시의 부드러운 육질, 시원함 그리고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덕분에 가을에는 즐겨 찾는 이가 많다. 다만 많이 먹었을 때는 변비라는 복병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데 어제 밤에 MBC의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에서 "공업용 카바이드"로 만든 홍시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 올수 있다는 내용을 접하였다. 우리집도 감농사를 짓고 있기에 이 방송의 내용에 민감하다.
꿈같은 이야기 하시고 있네...
소비자 생각하는 것처럼 나무에서 직접 홍시를 따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다.
감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농부의 입장에서는불가능한 일이다. 홍시의 특성상 완전히 익은 감(홍시)를 나무에서 직접 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업이다. 말랑말랑한 홍시는 조그마한 충격에도 깨져버린다. 수확과정에서의 어려움 뿐만아니라, 운송과정에서 터져버릴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홍시를 직접 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홍시 되기 전의 감을 따서 후숙(後熟)과정을 거쳐 판매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홍시를 직접 딴다면 경제성과 생산성을 고려해 볼 때, 홍시는 상품이 아니다, 천득꾸러기가 될 것이다. 홍시를 딸때의 작업시간은 현 방식보다 거의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며, 수확작업과 포장작업 운송작업간에 잃게되는 손실을 감안할 때 아예 감홍시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이 속편할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청도군청에서도 '공업용 카바이드'사용을 금하고 있다. '공업용 카바이드' 대신에 '액체 발화제'를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 부모님도 '액체 발화제'를 사용하고 있다. '공업용 카바이드'에 비해서 '액체 발화제'는 위해물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나마 안전하다고 한다. 가격차이가 액체 발화제가 거의 2배이상 비싸다고 한다.
그나마 안전하니 먹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해당군청과 농민들이 일말의 노력은 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이들의 잘못에 대해서 면제부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
몇해 전에 제주도 감귤도 위해물질을 사용하여 귤을 만든다라고 언론에서 보도를 다룬 적이 있었다. 지금은 위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안전한 물질을 이용해서 후숙(後熟)시킨 귤을 유통시키고 있다. 이 당시에 홍시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감홍시를 생산하는 농민과 해당기관에서 이때부터 해결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그래야 오늘의 이런 창피와 모욕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무사안일했다.
아무튼 소비자에게 속죄해야 한다.
그리고 노력하는 농가의 땀이 일부 농민과 중개인의 몰염치로 희석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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