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11)
2019년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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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2.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3. 칼 세이건의 말 / 칼 세이건
4. 부의 추월 차선 언스크립티드 완결판 / 엠제이 드마코
5. 내 머리로 생각하는 이야기 / 유시민
6. 당신이 옳다 / 정혜신
7.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 앨런 가넷
8.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 / 이주한
9. 연필로 쓰기 / 김훈
10.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 빠숑
11. 월세 로봇 만들기 / 김수영(유비)
12.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13. 나와 세계 / 제레드 다이아몬드
14. 달콤한 작은 거짓말 / 에쿠니 가오리
15.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 / 조세희
16.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 피터 자이한
17. 나는 가게로 퇴근합니다 / 이정훈
18.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 임영묵

19년 한 해 동안 내가 읽은 책들이다. 이들 중에 내용이 무엇이였는지 조차 기억못하는 책들도 있다(5,7,9,10,11,12).  기가 찰 노릇이다. 이래서 독서감상문을 적어야 이유가 확실히 드러난다. 독서감상문은 다시 들춰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적어도 책 제목과 내용을 매칭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독서감상문은 복습기능과 유사한 것 같다. 학창시절 수업시간 끝난 후 바로 복습하면 공부내용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뇌에 남아 있는 것 처럼.

당신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독서감상문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나의 머리속에 강한 임팩트로 남아 있는 책들도 있다(6,13,16,18). 6, '당신이 옳다'는 머리로 읽은 책이 아니라 내 마음으로 읽은 책이였다. 많은 반성과 후회로 읽어낸 책이였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책이였다. 13(나와 세계), 16(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이 두 권은 삶의 환경조건 중에서 지리적 조건이 부(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잘 설명해 준 책이였다. 특히 '나와 세계'는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끝으로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은 중국 근현대사에서 4명의 인물(덩사오핑, 짱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을 중심으로하여 중국의 현안을 다룬 책이다. 어떻게 시진핑에게 권한이 집중되었는지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였는데,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이 책 또한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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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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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김영사 

2015 11 24일 출간

 

600페이지의 위압감에 쉽사리 손을 뻗지 못했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을 드디어 완독했다.

만약 자의에 의한 독서였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었지만(실제로 이전에 몇번 포기 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올해 내가 가입한 김해도서관 독서동아리 책풍경 3월 독서토론 대상이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완벽히 이해는 못하더라도 완독은 하는게 모임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암튼 21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유발 하라리[footnote][/footnote]는, 그의 넓은 지식의 스펙트럼을 이 책에서 과시하고 있었다. 태초의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인류의 자취를 복기하는 듯 했었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다.



 날조된 가짜 족보 

자신이 양반 가문의 자손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별 볼일 없는 가문의 자손임 알게된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마치 우리집 족보가 아니라 날조된 가짜 족보 였다는 충격!

 

그렇다

우리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그렇게 대단한 족속이 아니였다.

최초 지구에는 몇 종의 인류가 있었는데, 어찌 어찌하여 우리 호모 사피엔스만 남았다.

좋게 말하면 적자생존이라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면 호모 사피엔스가 얼마나 많은 지구의 종들을 파괴했는지 섬뜩하다

감히 우리(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라 생각하지 마라고 경고하는 듯 하다.

 

인류가 만들어낸 과학, , 종교 등등이 인류 자신을 파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방대한 양의 내용을 뒤늦게 정리하다보니 머리에 남아 있는게 더물다.

읽을 때는 신선한 충격에 휩쌓였으나 이내 휘발되어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없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읽은 후 독서후기를 보강해야 할 듯하다.




저자는 책에서 제국주의(영국, 프랑스 등)국가가 그들의 식민지(인도 등)에 철도 건설, 측량, 도로건설 등의 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일본제국주의가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을 일본이 건설한 경부선철도 등의 공로로 상쇄해도 되나 싶은 의문이 일어났다.




실제로 저자 유발 하라리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었다.

유발 하라리 曰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전 지구적 정치 체제가 필요하다

이하 인터뷰 원문을 보자.



당신은 제국주의자인가? 하라리전 지구적 협력은 필요, 자본 지배는 반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박민영 문화평론가와 e메일 인터뷰

 

 <사피엔스>를 통해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세계에 지적 충격을 던진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41)가 “20세기로부터 물려받은 민주주의 체제는 향후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며 “평범한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의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가 13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새 책 <호모데우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라리 교수는 13일 경향신문이 진행한 박민영 문화평론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평론가는 그동안 하라리 교수의 담론이 제국주의적 측면과 반민주적인 성향이 있다고 질문을 던져왔다. 하라리 교수는 박 평론가의 이러한 일부 문제제기에우려에 공감한다면서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규제 메커니즘과 자유시장 방식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당신은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전 지구적 정치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지구(세계) 제국 건설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세계 문제에 대한 대책이 지구 제국이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나는 지구 제국이 건설될 경우 현실적으로 그 주체는 글로벌 자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말해달라.

 

“우리는 어떠한 문제들에 대해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글로벌 자본주의 세력이 스스로를 강화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가면일 수 있다는 당신의 우려에 나도 공감한다.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이 세계 자본주의에 의해 지배돼서는 안되며,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시장세력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믿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19세기와 20세기엔 시장세력이 내리는 결정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운영됐지만, 그것은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활력이 넘쳤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중요성을 잃어감에 따라 시장세력이 그들에게 맞서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규제 메커니즘과 자유시장 방식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 <사피엔스>에서프랑스 혁명가들은 왕을 처형하고, 농민들에게 땅을 분배하고, 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프랑스인의 생화학 시스템을 바꾸진 못했다고 썼다.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 개혁이나 반란이나 이데올로기에 시간을 그만 낭비하고’ ‘(생화학) 요법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면 혁명을 일으키지 않아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당신이 반민주주의자가 아닌가 의심했다. 친기업적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언급한 나의 말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로서, 내가 하는 일은 내 개인적 신념을 제시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지배적인 현상들을 조사하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생화학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인식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기업과 정부에서 그렇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에서 나는 이러한 견해를 매우 중요하게 제시했으며, 동시에 이 견해의 약점 또한 드러내려고 했다. 또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불교적·사회주의적 관점과 같은 대안적 견해를 제시하려고도 했다.”

 



- 당신을 비롯한 빅 히스토리 학자들에 따르면 인류는 과학기술을 발달시키는 데엔 유능하지만 그것을 통제하는 일에 대해선 무능하다. 나는 이러한 양가성은 과학기술에 대한 통제권이 자본에 있음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과학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 체제가 기술적 진보보다 앞서간다는 전제하에서만 그렇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20세기의 유산이었던 민주주의 체제는 미래에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기술 혁명은 이제 정치 프로세스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정치인과 유권자가 정치적 사건들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 구조는 관련한 데이터를 충분히 빠른 시간 안에 수집·처리할 수 없다. 따라서 전통적인 민주주의 정치는 세상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단순한 행정이 됐다. 정부는 국가를 관리하지만 더 이상 국가를 이끌지 않는다. 좌파도 우파도 30년 안에 인류가 어디에 있을지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평범한 유권자들은 민주적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전통적인 정치구조가 의미 있는 비전을 제시할 만큼 데이터를 더 이상 처리할 수 없다면 보다 새롭고 효율적인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누가 이러한 구조를 만들고 통제할 것인가다.”

 



- 당신은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필요 없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신은 여러 인터뷰에서 학문적으로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은 어떤 것인가.

 

“오늘날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 변하는 세상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은 아이들이 정신적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받아들이고 혼란과 실패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의 학교는 그와 정반대로 가르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불확정적인 것과 혼란, 실패를 두려워하도록 가르친다. 학생들은 단 하나의 답을 찾도록 훈련받는다. 교사들부터가 21세기가 요구하는 정신적 유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이 실패, 스트레스, 불확실성을 다루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겠는가.”


원문보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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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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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결정적 순간, 자식, 컴퓨터 디렉토리


유시민의 공감필법유시민의 공감필법

창비

2016.07.15

 



P50. 

그분[각주:1]은 자기변화는 인간관계의 변화를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바뀌어야 개인의 변화도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어떤 사람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변화가 그 사람의 변화의 질과 높이의 상한上限 이라는 겁니다.

 

P81.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글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자기 자신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생명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좌우합니다.

 

P84

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책 읽다 말고, 도저히 계속 읽을 수 없어서, 읽던 책을 가슴에 댄채 하고 한숨을 내쉬는 경험 말입니다. 여자분들이 보통 그렇게 하지요.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하셔야 합니다. 감정이 너무 강하게 일어나서, 그럴 가라앉히기 전까지는 텍스트를 더 읽어갈 수 없는 그런 순간을 누리자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공부와 독서의  '결정적 순간’ 이라 믿습니다.

 

P88

하루 한 문장이라도 쉬지 않고 글을 쓰라고 권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훌륭한 책을 읽어서 어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실제로 써먹어야봐야 자기 것이 되거든요.

 

 

P95

저는 말에 가까운 글일수록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문장을 제대로 썼나? 이게 제대로 된 글인가? 혼자 글을 쓰다보면 이런 의문이 들죠. 그럴 때는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입으로 소리를 내기 편하고 귀로 들어서 거슬리지 않고 뜻이 말하는 것처럼 잘 전해지면 잘 쓴 겁니다.

 

P83.

어휘를 늘리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독서입니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모든 강연에서 저는 이것을 강조합니다.

 

P105

자식 기르는 부모로서 제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왜 있느냐?  세상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자식이 있는 랍니다.  공부를 잘하든 그렇지 않든 다 그렇다는군요. 고마운 분들이죠!

…….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그다지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너를 너무 늦게 낳은 탓에 오래 함께 살아줄 수가 없고, 그래서 너는 부모 없이 살아야 하는 시간이 길다. 미안하지만 열심히 좀 해야겠다. 살벌한 경쟁사회에 던져놓아서 더 미안한데, 별로 의미없어 보이는 내용이라고 해도 삼년만 꾹 참고 남들 하는 것처럼 공부하면 안 되겠니?’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들어간 후로는 몰라보게 열심히 합니다.

 

P133

말재주, 글재주, 그런 말이 있죠? 그렇지만 글을 잘 쓰는 게 재주가 아닌 것처럼, 말을 잘하는 것도 단순한 재주가 아닙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조리있게 말을 하려면 평소 체계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하고, 실제로 말이 많이 해보아야 합니다. 많이 쓰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많이 말하지 않으면 잘 말하지 못합니다.

…….

조리있게 말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일상생활에서 늘 그렇게 말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이 뭐가 있는지, 있다고 해도 그게 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토론을 많이 하다보면 머릿속에   컴퓨터 디렉토리 비슷한 것이 만들어진다는 느낌 이 생깁니다.


이전 관련글 보기  

 - 라면을 끓이며

 - 김경주의 인간극장 - 틈만 나면 살고 싶다.

 -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유시민이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부른 노래






  1. 신영복. 신영복 담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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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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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15.10.08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내가 믿고 읽는 작가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산문집이다. 일상 속에서 주제에 얽매이지 않으며 부담없이 쓰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장르의 책이다. 역시 김훈만의 독특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책이다.


Only 김훈만 가능한 독특한 매력은 바로 예리한 관찰과 학습속에서 만들어낸 섬세함이라 생각한다.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에서 전장터 '바다'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파도도 잠들어 있고 인기척 없는 바다의 모습을 두서너 페이지에 걸쳐 다루고 있다. 

내가 글을 읽고 있는 것인지 그 바다를 직접 바라보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섬세하지만 문장은 짤막짤막하다. 그래서 표현전달이 명확하다.


김훈의 섬세함은 사물을 아주 주의깊게 관찰(사고)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김훈의 짤막한 문장은 정제된 언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다.

그의 글을 보면 버릴 단어가 없다.

  

독서록을 작성하면서 책의 내용보다 작가에 집중한 적이 없다.

유독 김훈의 책을 읽으면 내용보다 김훈에게 집중된다.


아래의 내용은 주요 발췌내용이다.

아울러 몇몇 발췌부분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곁들여본다.


 내 마음이 이랬지! 

P57.  물곰국은 인간이 창자뿐 아니라 마음을 위로한다. 그 국물은, 세상잡사를 밀쳐버리고 우선 이 국물에 몸을 맡기라고 말한다. 몸을 맡기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위안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물곰국은 하나의 완연한 세계를 갖는다. 이런 국물은 이 지구상에 울진 말고는 없다.

물곰의 살은 모든 짐승의 고기가 갖는 육질의 짜임새가 없다. 물곰의 살은 근육도 아니고 국물도 아닌 그 완충의 자리에서 흐느적거린다. 그 살은 씹어 삼키는 살이 아니라 마시는 살이다. 이 완충의 흐느적거림이 인간을 위로한다. 물곰 살을 넘길 때, 생선의 살이 인간의 살을 쓰다듬는다. 그 살은 생명 발생 이전의 원형질과도 같은 맛이다. 물곰은 혀로 느껴지는 맛과 목구멍을 넘어가는 촉감이 일치한다.

 

※  몇 해전 거제도 물메기탕(영덕에서는 물곰국이라 한다)을 먹어본 적 있다. 

맑은 지리국이다. 아주 유명하다.

잘 우려진 물메기를 먹으면 생물의 육질(肉質)감을 느낄 수 없다. 

그냥 허물허물한 것이 어떠한 식감없이 그냥 삼켜진다.

당시 이 독특한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었다. 

김훈의 위 글을 읽다보니 당시 '내 마음이 이랬지!'하고 감탄했다.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 

P83. 열대 바다의 저녁은 저무는 해의 잔광이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러서, 색들은 늦도록 수면 위에서 흔들리고 별들은 더디게 돋는다. 어둠으로 차단된 수억 년 시공 저편을 별들은 건너온다. 별은 보이지 않고 빛만이 보이는 것이데, 사람의 말로는 별이 보인다고 한다. 크고 뚜렷한 별 몇 개가 당도하면 무수한 잔별들이 쏟아져나와 하늘을 가득 메운다. 별이 없는 어둠 속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눈이 어둠에 젖고 그 어둠속에서 별들은 무수히 돋아난다. 별이 가득 찬 하늘에서는 내 어린 날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  한달 전의 가족 해외여행으로 갔던 태국에서 열대 바다의 저녁을 보고 싶었다.

애석하게도 태국에서는 바다의 저녁을 볼 수 없었다.

이십여전 필리핀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비치에서 저녁노을의 환상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1~3년내에 이곳을 가리라 마음먹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훈의 위 문장을 되씹으면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리라~!


ð  칼의 노래에서 바다를 멋지게 표현해냈던 작가 김훈의 위대함이 다시 한번더 표출된다.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P110.  고구려 왕들의 존호는 유교적 세계관의 관념에 물들지 않아서, 삶과 마주 대하는 언어의 건강함을 보여준다. 산상왕山上王(10), 동천왕東川王(11), 중천왕中川王(12), 서천왕西川王(13), 봉상왕烽上王(14)들은 죽어서 그 왕이 묻힌 자리의 이름을 존호로 삼아서 후세에 전했다.

“11월에 왕이 돌아가시니 소수림小獸林 에 장사 지내고 존호를 소수림왕이라고 하였다는 대목이 내가 읽은 [삼국사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에 속한다. 소수림은 어디인가. ‘작은 짐승들이 모여 사는 숲이라는 뜻으로 봐서 아마도 국내성 왕궁에 딸린 동물원이 아닐까. 고구려 왕들은 죽어서 강가에 묻히거나 산꼭대기 봉수에 묻히거나 작은 짐승들이 사는 숲에 묻혀서 한줌의 흙을 국토에 보냈고, 그 묻힌 자리의 지명에 불명의 지위를 부여했다. 고구려인들의 강토 사랑은 그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왕들은 죽어서 자신의 존호를 국토에 포개었다.

광개토대왕 廣開土大王(19)의 존호는 왕의 무덤 자리가 아니라 그 생애의 자랑과 고난을 압축하고 있는데, ‘광개토는 한반도의 모든 임금의 존호들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서사적이고, 압도적이고, 다이내믹하다. 광개토대왕은 39세에 죽었다. 그의 아들 장수왕은 97세까지 살았고 그중 78년을 왕위에 잇었다. 장수왕은 장수하기도 햇지만 그의 존호에서는 부왕의 요절에 대한 한이 둗어난다.

※  아들의 역사공부에 도움이…..



  

 늙은 어미의 폭풍질문 

P119. 북한 중국 사이의 두만강 국경은 한반도의 DMZ처럼 삼엄하지는 않지만 월경이탈자를 막기 위해 철조망이 쳐져 있고 북한국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버스가 강에 바싹 접근할 대 건너편 초병이 한 명 보였다.

키가 작고 마른 체구에 소총이 힘겨워 보였다. 나이가 몇인지, 군대 생활은 견딜 만한지, 구타나 따돌림은 없는지. 간부들이 보급품을 빼먹지는 않는지, 방산비리는 없는지, 겨울에 보초 설 때 발 시리지 않는지, 고향이 어딘지, 제대는 얼마 남았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장래희망은 무언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남쪽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싶었으나, 될 말이 아니었다.

※  작가 김훈이 던진 질문을 눈 감고 다시 읊어보면 가슴 뭉클해진다.

홀로 고향에 사시는 늙은 어머니가 몇 해 동안 얼굴 본적 없는 아들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상상해보자!

늙은 어머니의 폭풍 질문!!!!!!!!!!!

아 눈물난다.

 

P174. 지금 정부는 공적개방성을 상실하고 짜장면협회나 상가번영회처럼 사인私人의 이익집단 같은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다.

 

P175.  나는 모든 죽음에 개별적 고통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에 값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과 죽음은 추상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대체가 불가능한 일회적 존재의 영원한 소멸이다.

그래서 한 개인의 횡사는 세계 전체의 무너짐과 맞먹는 것이고, 더구나 그 죽음이 국가의 폭력이나 국가의 의무 불이행으로 비롯된 것이라면 이 세계는 견딜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인데, 이 개별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체제가 전체주의다. 이 개별적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어떤 아름다운 말도 위안이 되지 못하고 경제로 겁을 주어도 탈상을 되지 않는다.

국가개조는 안전관리와 구조구난의 지휘부와 조직을 재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뉘우침의 진정성에 도달함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좀처럼 개조되지 않는다. 다만 뉘우침의 진정성 위에서 자신을 바뀌어나갈 수 있다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뭉개다가 무너질 뿐이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P178.  아들아, 사내의 살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마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이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쉬운 말을 비틀어서 어렵게 하는 자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걸로 밥을 다 먹는 자들도 있는데, 그 또한 밥에 관한 일일지라 하는 수 없다. 다만 연민스러울 뿐이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거룩하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야, 돈이 없다면 돈보다 큰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라!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이 사태는 인간의 삶의 적이다. 이것은 유물론이 아니고, 경험칙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매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

~~~~~~그러니 돈을 벌어라. 벌어서 나한테 달라는 말이 아니다. 네가 다 써라. 난 나대로 벌겠다.

※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 돈에 집중하라!

속내를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돈을 벌어라는 김훈의 사자문(思子文) 

 


 살려서 돌아오라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P205. 도심을 뒤흔드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는 다급하고도 간절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간다움이 아직도 남아있고, 국가의 기능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 달려가는 소방차의 대열을 향해 나는 늘 내 마음의 기도를 전했다.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  나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해 내다니…. 과연 김훈이다.

어느날인가 운전 중에 사이렌소리를 크게 울리면서 소방차가 자동차들 속을 비좁게 나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구출하러 가던 소방차가 오히려 구급상황에 놓이는게 아닐까 할 만큼 위험스러운 질주였다.

만약 내가 소방관이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아내, 내 자식, 내 부모가 아니라면 나는 그렇게 질주하지 못할텐데........

갑자기 소방관이 너무 존경스러워 보였다. 

 


 

P233. 이 냄새는  그 여자의 냄새인가 웬 여자의 냄새인가.  이 냄새는 살아 있는 한 여자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냄새인가 아니면 익명성 속에 매몰되어버린 여자 전체의 추상화된 냄새인가.

※  이 절묘한 테크닉!

고농축 초울트라 슈퍼 압축 문장이다.

좋은 광고카피를 보는 듯 했다.


 

P263.  나는 젊은 양희은을 좋아했고 지금도 자주 듣는다. 양희은의 목소리는 힘 있고 맑다. 양희은 목소리의 힘은 세계를 안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자아를 세계 속으로 밀어내는, 공격적인 힘이다.  그리고 양희은의 맑음은 잡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맑음이다.  그래서 양희은의 맑음은 부드럽지 않고 거세다. 힘 있고 맑은 소리는 멀리 간다. 양희은의 힘과 맑음이 합쳐지면서 때때로 건전가요풍의 창법을 이루는 대목을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양희은의 목소리는 멀리 가서, 삶의 전망이라고 할 만한 것에 닿는다. 그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세상을 열어젓히는데, 거기가 양희은의 가장 좋은 순간들이다. 그때 양희은은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의 질감으로 거칠고 싱그럽다. 목소리를 통해서 내가 체험한 양희은의 여성성은 여자인 생명의 외로움을 버거워하면서 힘겹게 감당해낸다. 그 여성성은 제도나 인습에 의해서 이미 정형화되고 이미 여성화되어버린 아름다움을 사절하고 있다. 사랑을 노래할 때, 양희은의 목소리는 그리움이나 기다림을 노래하기보다는 사랑과 더불어 와야 할 자유를 노래한다. 그래서 양희은 목소리의 쓸쓸함은 애절하지 않고 강력하다.

 



P312. 그러나 할머니는 그 기약 없는 돌맹이들을 하나씩 골라낸다. 소쿠리에 가득 담아서 밭두렁으로 끌어낸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앉은뱅이걸으믕로 밭고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한다…….마을에 물이 차오르면 할머니도 결국은 별수 없이 이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마지막날까지 평상심으로 살아간다.



 

P326. 타향 위에 고향을 건설하지 못하는 한 당신들은 영원히 고아이며 실향민인 것이다.

※  정처없이 떠도는 자, 과거회귀주의자에게 귀싸기 한 대 날리는 따끔한 소리다.



 

P368. 자두는 껍질이 빨갛다. 자두의 생김새는 천하의 모든 과일들 중에서 으뜸으로 에로틱하다. 자두는 요물단지로 생겼다. 자두는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수박의 향기는 근본적으로 풀의 향기다. 풀의 향기가 수부네 풀려서 넓게 퍼진다. 자두의 향기는 전혀 다르다. 자두의 향기는 육향 肉香에 가깝다. 그 향기는 퍼지기보다는 찌른다. 자두를 손으로 만져보면, 그 감촉은 덜자란 동물의 살과 같다. 자두는 껍질을 깎을 필요도 없이 통째로 먹는다. 입을 크게 벌려서, 이걸 깨물어 먹으려면 늘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이 안쓰러움은 여름의 즐거움이다.

※  나는 과일 중 가장 섹시한 과일이 '복숭아'라고 생각한다.

익은 복숭아를 보고 있노라면 뽀얀 얼굴에 볼 부위는 분홍색이 살짝 도는 20대 초반의 여자가 떠오른다. 

그리고 봉숭아털은 아직 아기솜털이 가시지 않은 여자의 풋풋함을 잘 묘사하는 것 같다.

잘 익은 복숭아 맛을 표현할 때 '달다'라고 한다. 

'달다', '달달하다[각주:1]'는 '달콤하다'의 의미로서 이 역시 섹시하다(달콤한 키스).

맛이 '달다'라고 표현하는 과일이 복숭아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복숭아는 섹시한 과일의 대명사로 본다.

김훈은 자두의 생김새가 에로틱하다 이야기한다.

그 맛은 육향肉香에 가깝다고 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쨋거나 자두를 볼 때면 김훈의 그 느낌을 떠 올리며 눈여겨 봐야 겠다.


이전 관련글 보기  

 - 칼의 노래

 - 남한산성 - 김훈 장편소설

 - 남한산성(김훈) - 삼전도 굴욕, 삼전도비

 -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난다 -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 그리운 사람은 남행을 꿈꾼다




 

  1. '달다'의 경상도 사투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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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자기혁명' 중 '암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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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서관에서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면서 쉬는 틈을 활용해서 시골의사 박경철 '자기혁명'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익히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의 필력을 알고 있었지만, 읽는 내내 이 분의 생각의 깊이에 압도되는 나를 느끼게 된다. 기교로 단련된 글솜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의 결과로 발현된 문장 하나하나가 나를 몰입의 세계로 인도하고 만다.


한 두번 읽어서는 안 될 그런 종류의 책임에 틀림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크기는 내가 인식하는 시선의 범위만큼이다.

산속 바위에 핀 꽃은 내 눈이 그것에 닿지 않는 한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왕양명(王陽明)의 시 <암중화巖中花>처럼, 산속에 핀 꽃은 내가 인식하지 않는 한 꽃이 아닌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암중화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山은 쉼과 힘'


내가 인식하는 만큼이 내 세상의 크기인 것이다. 그러니 청년이 넓은 세상을 여행하고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자지 세상의 크기를 넓히는 것이고, 그만큼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

시골의사 박경철 '자기혁명'에서 발췌하다. P40


이 참에 해외여행 갈까보다.


관련글 보기  

 - 간절한 염원보다 앞서야 할 것은


 - 아무리 큰 문제라도 모래알처럼......


 - 다시 찾은 무학산


 - 새해 시작 포인트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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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방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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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우리가 고민하며 방황하고 노력하는 것은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이어야 한다.


……………………………………………

……………………………………………………

…………………………………………………………………………


노력하지 않는 방황이나 방종, 즉 욕망의 좌충우돌은 생에 대한 모독이다.………………………

진정한 방황이다.


그 과정에서 살이 찢어지고,

고름이 흐르고,

굳은 살이 박혀 나무껍질처럼 단단해질 때,

비로소 온전한 내가 세워 세워지는 것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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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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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경수리하기 위해 이용하던 안경가게에 들렸다.

가게 리모델링(인테리어를 다시 했다고 해야 하는데 이를 짧게 집약할 만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한 것 같다(적어도 1여년 전에. 내가 처음 이곳을 이용한지가 작년 여름이니).

그러니 비교적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오랜 역사를 풍기는 테이블



이런 분위기 속에 복고적인 느낌을 주는 테이블이 가게의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난 요즘 이런 디자인이 좋아진다. '디자인'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뭐랄까.....

긴 역사를 품고 있는 물건이 좋아진다. 

깊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내공이라고 해야 하나....


경단박소(經短薄小)의 생활 속에서 가끔씩 발견되는 손떼 묻은 것들에게는 풍겨나오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창가 테이블에 놓여진 한 권의 책을 가져와 펼쳤다.

책 제목이 주는 압박감이 크다. '자본주의 4.0'

일반 가게에서 접하기 힘든 그런 종류의 책이다.

나도 예전에는 약간은 무거운 책을 즐겨 읽었는다.

이젠 힘들어진다.

어떤 때는 너무 쉬운 영어단어도 긴가민가할 정도다.


삶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치 말자....


관련글 보기  

 - DIY용 멋진 나무 발견하다 - 멀바우


 - 청도 먹거리 - 커피볶는 풍각쟁이


 - 공황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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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찾고 싶은 곳 - 진영 한빛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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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 진영 한빛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다.

김해 시립 도서관들 중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곳이다. 물론 다른 곳들도 역사가 유구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김해에서는 크게 2가지의 도서관이 있다. 경상남도가 설립한 도립 도서관과 김해시가 설립한 시립 도서관으로 구분된다.


경상남도 도립 도서관으로는 김해도서관이 있고

김해 시립 도서관으로는 칠암도서과, 장유도서관, 화정글샘도서관, 진영한빛도서관, 김해기적의 도서관이 있다.


김해 시립 도서관의 회원이 되면 시립 도서관끼리의 도서 대출과 반납이 자유롭다. 그러나 경남 도립 도서관은 되지 않는다. 관리 주체가 다르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


책읽는 도시로서 김해라는 곳은 매혹적이다.



도서관은 

나에게 안식처가 된다. 

번잡하지 않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 중에서 가장 제일은 진영 한빛도서관이다. 정말 조용하다. 가끔식은 닭울음과 클라식이 조화를 이루는 소리도 만끽할 수 있다. 아직은 이용객이 많지 않아 주차의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더 좋은 지 모르겠다. 노트북으로 무선인터넷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좋다. 자리자리마다 전기 콘센터가 있다. 블로그 포스트 작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마 상당수 블로그 포스트도 이곳에서 작성되었다.


2년에 이사를 가게되어 이곳 진영한빛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진영에 있는 치과에 치료받기 위해 왔다가 잠시 짬을 내어 왔다 갔다.


진영 한빛 도서관진영 한빛 도서관


자전거 주인이 누군지 몰라도......행복한 사람일거다...



빨간 계단에서 서성였던 나의 과거를 떠올려 본다.


관련글 보기  

 - 도서관 꼴불견을 만나다2 - 납득이 안되네......


 - 도서관 꼴불견을 만나다. 누구?!


 - 은행 근무시간 VS 도서관 근무시간


 - 클래식 선율 vs 닭울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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