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일요일 정도 일 것 입니다.
추석 명절 스트레스로 약간 지쳐하는 아내와 함께 인근에 있는 산에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등산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서 장시간이 소요되는 산은 애시당초부터 부담스러워 한답니다. 최근에 다녀온 산 중에서 그나마 산 축에 속할 만한 산을 꼽으라면 약 3~4년 전에 다녀온 마산 무학산 정도이니 등산에 대한 저의 거북함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숨을 헐떡거리며 힘들게 내려와야만 하는 봉우리를 굳이 왜 올라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없었고, 의지 박약을 그 이유로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산행하자는 의견도 제가 먼저 했으니 말입니다. 가슴 속에 뭔가 꽉 막힌 것을 뚫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습니다. 녹음에 지친 마음과 눈을 새척하면서 걸으며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었습니다. 약간 경사 진 곳을 오를 때는 자연히 대화도 중단된 채 등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등산에 집중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이 시간!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손에 움껴쥐기 위해 간절히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이미 그것을 가져버렸는데, 이걸 모르고 두 손 맞잡고 마음 속으로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 자신일 수 있다
이미 결정이 난 것도 모른 채 무릎 꿇고 앉아 기도한들, 뭐가 바뀔까....
무모한 간절함은 집착이요, 정신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절함이 집착인지 아니면.....가능성 높은 시도인지를 어떻게 하면 분간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마음 속에서 되뇌이다 보니, 벌써 김해 천문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정상에서 시가지 아래로 시야를 돌리는 순간, 떠오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전체! 전체!'
사진출처
상황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합리적인 자세와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등산을 통해서 제가 찾은 해답은 간단하며 누구나 알고 있는 그것 이었습니다.
성공학 서적을 보면 '간절하게 간절하게 염원하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맞는 말 입니다. 꿈에 대한 간절함이 깊으면 길을수록, 이뤄질 확률은 높아진다고 성공한 대부분의 증언합니다.
하지만 간절함은 반드시 현실에 뿌리를 둬야만 합니다. 뿌리가 현실에 근거하지 못한 간절함은 공중에 떠 있는 구름과 다름이 없습니다.
등산을 통해서 얻은 해답과 독서를 통해서 찾은 해답에는 마음 속 울림의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등산을 통해서 얻은 해답은 마치 오랜 수행을 그친 스님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적인 깨달음을 통한 득도의 경지와 같습니다. 이런 해답은 체화된 것이기에 평생을 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