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유품1 - 접도


지난 겨울 사과나무를 베고 난 후 요즘은 여러가지 잡다한 일을 하고 있다. 엄밀히 표현하자면 '잡다한 일'이 아닐 지 모른다. 내일을 위한 대계(大計)의 작은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아버님이 계실 때는 아버님의 몫이었으나, 지금은 내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접목(椄木)하는 일이다. 아버지께서는 접도(椄刀)를 이용한 접을 했다면 나는 실력이 부족하기에 비교적 용이한 드릴(Drill) 접목을 하고 있다.


3월말 경에는 살생부(?)에 제외된 후지 품종의 사과나무에 시나노 골드(Sinano Gold)라는 품종의 접수를 드릴을 이용하여 접목 실시 했다. 현재 확인 결과 성공작이다.


오늘 오전에는 단감나무의 접수를 청도 반시 나무에 드릴접목을 했다.

반시나무와 단감나무가 상호 친화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재미삼아 해 봤다.

만약 성공한다면 올해 가을에는 우리집에 유일하게 있는 단감나무를 제거 할 계획이다.

이쯤되면 반대 세력(?)은 내가 할 만큼은 했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될테니 말이다.


아버님 유품1 - 접도(椄刀)



사과나무 접목할 때는 칼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는데, 감나무 접목 때는 칼이 필요했다. 사과나무와 달리 감나무는 껍질이 두껴워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드릴접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감나무 껍질을 벗기기에 안성맞춤인 칼을 찾다보니 벽에 걸린 '접도'를 발견했다. 아버님께서 사용하신 접도였다. 아직도 아버님의 손기운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 했다. 이 접도를 대물림하고 싶다. 비록 내가 혹은 내 아들이 과수원을 운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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