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어록 (3)
DJ어록 - "마음이 부드럽다"
반응형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오는 주말이나 휴일은 거의 하루종일 집안에 박혀 있거나 가까운 마트로 발길을 옮깁니다. 얼마전 글에서 장모님이 식당일로 하나뿐인 외손자와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습니다. 또 토요일에 마트에 가서 외손자에게 장난감을 2개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교육적 목적이 조금 가미된 선물 이었습니다.

비 오는 평소의 낮 시간이었으면 아들은 심심하다고 투정을 부렸을터인데 이번에는 새로운 장난감(태극천자문 카드)의 재미에 뿌욱 빠져 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밤이 늦어 아들의 방으로 가서 잠을 재워야 했습니다. 불을 끄고 부자지간이 침대에 누웠는데, 베란더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소리가 참으로 운치있고 좋았습니다.

"준아!. 나는 비소리가 좋아!"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 왜 비소리가 좋아?"라면서 아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비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라고 얼렁뚱당 대답했지요.
"마음이 편한게 뭐야?"라며 또 질문을 했습니다.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말이야.....'그냥 잠 자라 이 놈아...'...
할머니가 장난감 선물 사주면 기분이 좋지?......
아빠한테 혼나면 기분이 나쁘지?"라고 물으니
"응 그래 맞아" 라며 아들이 호응 하더군요.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너무 기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거야"라고 정의를 내려줬는데 내심 이걸 어린 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불안했습니다.

이윽고 아들이 하는 말
"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거 말하는거야?" 였습니다.
>(이런 표현을 어떻게 알아 냈을까요. 팔불출이라 욕할지 몰라도 아들이 너무 대견합니다.)
"맞아...준이도 마음이 부드러워질 때가 많았는가 보네?"라고 물었더니
"잠 온다. 말 오래하지 말자!"하면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더군요.


요즘은 아들이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어떤 때는 일목요연하게 상황을 잘 정리해서 설명해 주기도 하고
대화의 핵심을 찾아서 중재자 역할도 잘 하곤 합니다.
청출어람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관련글 보기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아요
반응형
1. 지난 토요일에는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실시하는 '부모와 선생님'과의 면담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작년까지는 이런 행사가 없었는데 올해부터 새로 시작된 모양입니다. 그냥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부담없는 것이라 생각해서 면담 신청을 했습니다.


2. 4월들어서 아들의 행동에서 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숫자공부 글자공부에 지나치게 거부반응을 하는 것도 당연지사 이겠지만, 억지와 고집을 부리는 것이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러한 아들의 행동이 염려되어 아내와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아내도 동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3. 지난 주에는 아들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빠! 오늘 나 선생님한테 혼났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내가 그린 그림이 엉망이라고 혼내더라"라는 대답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아서 그랬겠지"라며 응수를 하니 아들은 완강하게 "아니냐. 대충 그린게 아니란 말이야"라며 자신을 옹호 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또 선생님께 혼났다고 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복도에서 떠들어서 혼났다고 하였습니다. 네가 잘못해서니 혼나는 건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다른 친구도 같이 했는데, 왜 나만 혼나야 돼"라며 불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순간 저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억울할 법 해서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른 유치원에 다닐래?" 라고 말 입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니. 언제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라고 대답하더군요.



4. 이런 전후 사정을 토대로 면담일자에 아내와 같이 유치원에 갔습니다. 담임 선생님 여자분이라서 좀 부담스러웠고, 아내가 워낙 사리분별있게 잘 행동하는 스타일이라 아내 혼자 면담실에 들어갔고 저는 유치원 놀이터에서 아들과 같이 놀았습니다.....



5. 면담을 마치고 나온 아내에게 결과를 물으니, 
아들의 말이 일부 사실이었지만 
오해의 부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 명랑하고 활동적인 성격과 더불어 리더십도 뛰어나지만, 산만하다 그래서 조기에 교정을 하지 않으면 인격 형성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참 심난한 토요일 낮이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해맑게 잘 자란 아들이 왜 갑자기 변한 것일까라는 물음이 머리 속에서 내내 웅웅 거렸습니다. 기분도 달랠 겸해서 가까운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될거라서 공부를 좀 타이트하게 시켰는데 이 부분이 아들에게 크나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나 봅니다. 사실 아들은 노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제가 놀아주는 것이 버거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같이 놀자고 하면 제가 거부의사를 자주 밝혔습니다. 그러면 아들은 이렇게 말 했습니다. "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지. 맨날 공부 안 한다고 화만 내고 말이야"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6. 그래서 놀 때는 확실하게 놀아주자는 심산으로 일요일에 삼락강변공원으로 갔습니다. 아내는 김밥과 음료수 등을 챙겨 준비했고 저는 아들이 좋아하는 트라이더, 축구공을 준비해서 갔습니다. 낙동강변을 끼고 있어 강가에서 조개껍질도 주울 수 있고 또한 넓직한 잔디밭도 있어 아들이 뛰어놀기에 안성마춤이었습니다.


간만에 아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서 '그래 이게 행복이지. 아들아 나를 용서해 줘. 그런데 공부는 멈출 수 없는 거란다'라고 속으로 텔레파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텔레파시가 전달되지 못했나 봅니다...............


관련 글 보기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DJ어록 - 슈퍼맨 컴플렉스
반응형

토요일 오전 풍경이다.
브런치 형식으로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면 이번 토요일에는 뭘할까라는 생각에 뇌가 서서히 부산스럽게 작동한다.

마침 아내는 세탁기에 있는 빨래를 햇볕에 늘어달라고 한다. 자기는 설거지를 하겠다면서 아들에게는 숫자공부를 숙제를 던져 주었다. 바로 모두들 임무 수행 모드에 들어갔다.

조용한 임무 수행 모드를 충돌 모드로 전환되었다. 화근은 나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내에게 
"야~. 앞으로는 웃옷을 벗을 때 똑바로 벗어라. 디벼 놓으니 빨래를 늘때 똑바로 하는게 귀찮잔아!"
아내 왈
"알겠다"

한 동안 서로들간 말이 없다. 아들은 숫자공부에 몰두하는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아내의 바지가 또 까디벼져 있었다.
"이것 봐라. 똑바로 벗어라"
아내의 짜증스런 대답이 크게 들렸다.
"알았다구. 나는 10년 가까이 빨래 하면서 오빠 빨래 옷이 디벼 놓여 있어도 한번도 이런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아이 짜증나!"
.......
.......
아내랑 옥신각신 하던 중


아들녀석의 정신적 성장에 놀라다.

이때 아들녀석이 공부방에서 불쑥 나와서는 나에게 이렇게 한마디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빠! 엄마는 설거지 하니깐 , 아빠가 조용히 좀 도와 주면 안돼!"
이 순간 벙치는 나의 모습. 그리고 속으로는
'이 놈 봐라. 이제 생각이 많이 깊어졌네! 좁아지는 아빠의 속 마음!'


아들녀석의 신체적 성장에 놀라다.

나의 추가임무까지 완수한 후(잘 마른 빨래 정리) 나는 쇼파에 앉아 있다.
아내가 방에서 나오더니
"오빠. 준이 양말을 왜 내 옷장에 넣었어?"
나의 반응
"양말 크기로 봐서는 누구 양말인지 모르겠더라"
이 순간 내가 생각한 것은
'준이가 벌써 이렇게 자랐네'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들의 모습에 감격해 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렇게 제안을 한다.











"아빠! 놀이터 가서 비누방울 놀이하자"
"뭐! 에구 나가자"




비누방울 놀이 후 슈퍼맨 놀이를 하자구 한다.


왜 슈퍼맨놀이를 하자는 걸까.....
슈퍼우먼인 엄마를 도와주라고!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최근 작성 글
최근 작성 댓글
최근 작성 트랙백
프로필
공지사항
글 보관함
캘린더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DAY TO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