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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어록 - "마음이 부드럽다"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오는 주말이나 휴일은 거의 하루종일 집안에 박혀 있거나 가까운 마트로 발길을 옮깁니다. 얼마전 글에서 장모님이 식당일로 하나뿐인 외손자와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습니다. 또 토요일에 마트에 가서 외손자에게 장난감을 2개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교육적 목적이 조금 가미된 선물 이었습니다.

비 오는 평소의 낮 시간이었으면 아들은 심심하다고 투정을 부렸을터인데 이번에는 새로운 장난감(태극천자문 카드)의 재미에 뿌욱 빠져 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밤이 늦어 아들의 방으로 가서 잠을 재워야 했습니다. 불을 끄고 부자지간이 침대에 누웠는데, 베란더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소리가 참으로 운치있고 좋았습니다.

"준아!. 나는 비소리가 좋아!"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 왜 비소리가 좋아?"라면서 아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비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라고 얼렁뚱당 대답했지요.
"마음이 편한게 뭐야?"라며 또 질문을 했습니다.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말이야.....'그냥 잠 자라 이 놈아...'...
할머니가 장난감 선물 사주면 기분이 좋지?......
아빠한테 혼나면 기분이 나쁘지?"라고 물으니
"응 그래 맞아" 라며 아들이 호응 하더군요.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너무 기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거야"라고 정의를 내려줬는데 내심 이걸 어린 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불안했습니다.

이윽고 아들이 하는 말
"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거 말하는거야?" 였습니다.
>(이런 표현을 어떻게 알아 냈을까요. 팔불출이라 욕할지 몰라도 아들이 너무 대견합니다.)
"맞아...준이도 마음이 부드러워질 때가 많았는가 보네?"라고 물었더니
"잠 온다. 말 오래하지 말자!"하면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더군요.


요즘은 아들이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어떤 때는 일목요연하게 상황을 잘 정리해서 설명해 주기도 하고
대화의 핵심을 찾아서 중재자 역할도 잘 하곤 합니다.
청출어람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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