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봄 가을이면 항상 불만이다.
시골 출신 남자를 만난 덕분에 과일이나 곡식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반면에 봄 꽃놀이, 가을 단풍놀이는 즐길 수 없거나 피크 타임을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아내의 마음을 알기에 가능하면 그 기회를 찾아보고자 하지만 결과는 아내의 기대치를 미치지 못하게 된다.
올해 역시 그러한 것 같다.
그래도 생색이라도 보여야 하기에 발길을 옮겨 보았다. 목적지는 승학산 억새풀 구경이다.
원래 나의 계획은 간월산 등산이었지만.......작년 승학산 등산 기억이 너무 좋았기에.......
구덕문화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에 맞게 된 승학산의 먼 모습이다.
억새가 이들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산 정상부근에 형성된 억색군락지!
오랜 동안 관리다운 관리를 하지 못해서 그런지 넝쿨성 잡풀들의 세력이 강하였다.
억새가 이들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하구청에서는 억색군락을 새롭게 조성한다고 몇 해전에 발표했던것 같은데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럴 때는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다.
노을전망대 부근에서 바라본 괴정 & 당리 방향의 모습이다.
승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을숙도와 낙동강 인근의 장면을 핸드폰 카메라의 파노라마기능으로 촬영해 봤다.
나의 모교 너머 을숙도, 멀리로는 부산신항이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장소다.
특히 모교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어찌나 씁쓰럽하던지........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날아가는 학을 잡아챌 것 같다!!
승학산 정상에는 2개의 정상 표지석이 있었다.
하나는 오래된 작으나마 비석이고, 또 다른 것 하나는 높이 2m 크기의 비석으로 만든지는 몇 개월되지 않은 것 같다.
사하구청에서는 비석을 새롭게 마련한 모양인데......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정도 크기의 돌을 옮길려면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 헬기를 사용했나.....?
뭐 그럴 필요가 있으면 헬기가 아니라 비행기라도 이용해야 겠지만,
꼭 이렇게까지 새롭게 장만할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 같다. 예산 낭비다!!!!!
이 큰 녀석이 자연을 제압할려는 터무늬 없는 시도처럼 보여진다.
고려말 무학대사가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마치 학이 나는 듯하다" 하여 승학산이란 이름을 붙였다는데,
이 비석 때문에 학이 날아오르다 무거운 돌에 눌려 주저 앉을 것 같다.
이번 등산은 너무 가벼웠다.
좀 더 오랜시간 등산을 하고 싶다면, "대신공원 -> 내원정사 -> 꽃마을 -> 승학산" 코스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년에 이 코스로 다녀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