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간월재 억새평원 등반 실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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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떻게 해서 금요일 오후에 아내와 영남알프스 중 간월산 간월재 억새평원 등반하기로 했다.

원래는 토요일에 등반하기로 했으나 가을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금요일 오후에 다녀오는 게 낫게다 싶은 마음에서.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각주:1] 에서 출발하여 파래소폭포를 거쳐 간월재 억색평원을 반환점으로 하여 복귀하는 코스를 택했다.출발지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탄성을 질렀다.

가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보여주는 칼라풀 경치가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다.

사진1. 신불산폭포휴양림 하단에서 본 가을 풍경사진1. 신불산폭포휴양림 하단에서 본 가을 풍경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드디어 등산 모드로 전환해 보지만, 등산 모드 전환이 쉽지가 않았다.

주위 사방을 둘러보다 보면 발길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 황홀한 광경을 외면하고 뚜벅뚜벅 걸어갈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등산객들도 핸드폰 카메라를 둘러대기 일쑤였다. 몇 걸음 걷다가 멈춰 카메라를 들고 아름다운 경치를 향해 정조준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2. 등산 후 휴식할 수 있는 파라솔사진2. 등산 후 휴식할 수 있는 파라솔



새빨간 가을 단풍, 폐경을 앞둔 여자의 마지막 생리.....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의 대다수가 중년의 아줌마들이였다.

만추(滿秋)의 이미지가 중년 세대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불쑥 떠오르면서 나는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늦가을은 폐경기를 앞둔 중년 여자와 비슷한 것 같다.

새빨간 가을 단풍은 그 중년 여자의 마지막 생리가 아닐까....."

이 말을 들은 아내가 주먹으로 나를 한 대 때려 버렸다.

사진3. 가을 단풍을 즐기는 중년 아줌마들사진3. 가을 단풍을 즐기는 중년 아줌마들





파래소폭포보다 더 장엄한 울림을 줬던 중노년 부부의 모습

억새평원 만큼이나 내가 기대했었던 '파래소폭포'가 드디어 시야에 조용히 들어 왔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사진4. 파래소폭포보다 더 장엄했던 중노년의 부부사진4. 파래소폭포보다 더 장엄했던 중노년의 부부

삼발이 카메라로 파래소폭포에 카메라 촛점을 맞추고 촬영하는 전문가분들이 두서너분 계셨다.

나는 폭포가 아니라 그 앞에서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중노년의 부분에 촛점을 맞췄다. 참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오히려 파래소폭포보다 더 장엄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장면이였다.

아내에게 20년 후에는 우리가 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이야기 했다. 



파래소폭포부터 시작해서 휴양림상단 이정표까지의 코스는 길이 좀 거칠었다.

아주 아주 조금 조금 거칠었다. 다른 구간이 너무나 평탄해서 이 구간이 거칠었다는 것 뿐이다.

사진5. 휴양림상단 이정표사진5. 휴양림상단 이정표



금요일 밤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벌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해지기 시작했다.

산속이라 더 심했던 것 같았다. 불안함이 스멸스멸 밀려오는데 밀어붙칠까 아니면 되돌아 갈까 망설임이 연속된 시간이였다.

휴양림상단 이정표를 지나자 사진6과 같은 임도(林道)가 나와 발걸음은 한결 쉬웠지만 역시나 날씨가 어떤 변득을 부릴까 염려가 계속 되었다.

사진6. 간월재로 가는 임도사진6. 간월재로 가는 임도



이런 불안함을 아내에게 말하고 등산 중단하자고 결정했다.

아쉽지만 내년 봄에 다시 오자는 약속을 남기고.......

사진7. 먹구름을 잔뜩 머금은 간원재로 가는 하늘의 모습사진7. 먹구름을 잔뜩 머금은 간원재 억새밭으로 가는 하늘의 모습




지도1. 간월재 등산코스지도1. 간월재 등산코스

지도1. 자료출처 :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연재기사 중<933>

울주 왕봉골 ~ 간월재 : 물을 걷다, 시원한 계곡 거슬러 영남알프스 관문까지

지도1의 파란색 경로가 나의 등산 경로이다. 이렇게 보니 포기하고 하산한 것이 다행이다 싶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하단 주소

도로명 주소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청수골길 175

지번 주소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산 3-1

전화번호 : 052-254-2123






지도2. 간월재 인근의 간략도

지도2. 자료출처 : 국제신문 기행시인 배성동의 영남알프스 택리지 중<5> 

영남알프스의 하늘마루 '간월재'



  1. 이곳 휴양림의 '하단'과 '상단'은 엄연히 다르다. 혹시 자동차 네이비게이션을 이용한다면 '하단'과 '상단'을 확실히 구분해서 검색해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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