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되기 십계명


모든 샐러리맨의 꿈인 임원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임원이 되는 것일까. 올 초 인사에서 새로이 별을 단 50명의 신임 임원을 대상으로 ‘나는 어떻게 임원이 되었나(임원이 되기 위한 자질과 필수 요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신임 임원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임원되기 10계명’은 무엇일까.


1. 원만한 대인관계가 최고 요건


50명의 신임 임원 중 무려 30명이 ‘원만한 대인관계’를 임원되기 10계명의 첫 번째 계명으로 꼽았다. ‘조직에서는 모가 나지 않은 사람이 우대된다’는 속설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원만한 대인관계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조직 상하간, 계층간 커뮤니케이션 모두가 포함된다. 우선 조직 내부에서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이다 . 회사 경영진과 조직원 사이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시킬 수 있는 이해 조정 능력도 필수다. 관계부서와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 역시 무시 못할 요인이다. “결정적 순간에는 개인 업무능력보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더 효과가 좋을 때가 많았다”고 얘기한 신임 임원도 있었다.


한편,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은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에 상무가 된 L씨는 “잘못된 부분을 올바르게 짚어줄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결국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먼저 도움을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험들이 좋은 인간관계의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이라고 토로했다.


2. 뛰어난 전문지식은 기본


임원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들은 일단 업무 능력에서는 검증 받은 사람들이라 봐야 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임원 자리에까지 오를 수 없다는 게 공통적인 목소리였다.


같은 얘기면서도 조금 다른 얘기로, ‘유연한 업무 능력’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어느 부서에 가든 유연하게 적응하고, 일정 부분 성과를 이뤄내는 것도 경영진으로부터 인정받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3. 결국은 리더십이 관건


직접적으로 리더십이란 단어를 얘기한 건 아니지만, 돌려보면 리더십에 해당하는 항목까지 합하면 리더십이 단연 1위로 올라선다. 인재 육성 능력, 투명성과 윤리성 , 솔선수범 등도 결국은 모두 리더십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응답해준 대부분의 신임 임원이 어떤 식으로든 리더십과 관련된 항목을 빼놓지 않았다.


투명성, 윤리성, 솔선수범은 바로 이해가 간다. 윤리 부문에 흠이 있거나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조직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와 주지 않고, 이는 자연스레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로 가게 된다는 얘기다.


인재 육성 능력은 어떻게 리더십과 연결될까. 팀제 중심의 조직 구성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성과는 팀 단위로 집계된다. 혼자서 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낸 다 해도 팀 전체 성과가 미미하면 개인의 성과는 묻혀지게 마련이다. 반면 자신의 성과는 미미하더라도 팀 성과가 좋으면, 팀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의 능력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결국 팀원들 각자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리더십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보 한화종합화학 상무보는 “내가 가진 지식을 전수해주면 후배가 내 경쟁자가 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는 아주 좁은 시각일 뿐”이라며 “ 인재를 육성해 자신의 일을 맡기고, 자신은 좀 더 상위 업무를 진행하는 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4. 명확한 비전 제시도 중요


여기서의 비전은 조직원이 공감하는 비전이라는 조건이 따른다. 비전이 제시되고, 조직원이 그 비전에 공감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무조건 열심히 일하라’는 식은 버려야 할 구시대적 습성이다.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선 ‘업계 전반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선행돼야 한다.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가 필요한 대목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계 트렌드를 이해하고 전망한 후, 그에 맞춘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원들과 함께 비전을 향해 달려나 갈 수 있는 관리자라면 임원감으로 손색이 없다.


5. 영어 못하면 임원 꿈 버려라


뛰어난 어학 실력은 물론이다. ‘동기들보다 뛰어난 어학실력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토로한 신임 임원이 적지 않았다. 어학 실력이 좋으면 현지 지사에서 근무하거나 해외영업 관련 업무를 맡게 될 확률이 높다. 두 분야 모두 승진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부서라는 점에서 어학 실력의 영향력이 드러난다.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위한 최고 요인이라는 설명도 많이 나왔다.


영어 사내 시험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고 답변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영어를 못하면 이제 임원은 꿈도 꿀 수 없는 시대가 온 듯하다.


한편 조원용 아시아나항공 이사는 “임원이 되기 전 수년 동안 아침 7~8시에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해 회화에 능통할 정도의 실력을 쌓았다”고 답했다.


6. 추진력도 필수 요소

직원들이 어떤 안을 만들어냈을 때 이를 밀고 나가줄 수 있는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모두 10명이 ‘추진력’이란 단어에 한 표를 던졌다. 추진력은 또 의사결정의 혼란을 줄이고, 업무진행의 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성과와도 직결 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앞으로 돌진하기만 하는 추진력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정종원 현대F&G 이사대우는 “중간중간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 성실함엔 당할 자 없다?


뭐니뭐니해도 기본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직장인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성실함.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서 성공하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을는지도 모른다.


8.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언변


전략, 기획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한 사람들이 임원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은 바로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언변’을 갖췄기 때문이다. 어차피 임원 대상이 되는 인재들의 능력은 다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차이는 그 능력을 어떻게 밖으로 표출시켜 내는가이다.


이와 관련 ‘공식적인 자리건, 비공식적인 자리건 프레젠테이션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도 나왔다.


9. 열정이 성과로 이어져


일에 대한 열정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적극적인 일처리로 이어진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 적극적인 태도를 언급한 경우까지 포함시키면 모두 17명이 ‘열정’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석구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열정이 있으면 조직과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적극적 자세가 나온다”고 말했다.


10. 아침형 인간이 되라


아침형 인간은 아직도 유효한 명제다. 출근시간이 오전 7시 전후라고 답한 사람이 6명이나 됐다. 다만, 대부분 현대그룹 관련 인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그룹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특히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그 외에…】


임원되기 10계명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얘기들이 많았다. 몇 가지만 소개한다.


“상사의 생각을 파악하고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 상사의 관심사와 이해영역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를 쓸 때도 상사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써야 한다.”


“경영진이 내 실적을 실제와 같거나, 실제 이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해외 고객이 인상적인 감사 표현 등을 해올 경우 이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오너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오너가 열린경영, 오픈마인드를 주문한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무엇이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승진에서 누락됐어도 철저하게 표정관리를 했다. 실망, 의기소침, 불만의 표정을 전혀 내보이지 않았더니 의사결정권자가 도리어 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쨌든 윤리 부문과 관련해 한번이라도 잡음이 나는 건 치명적인 일이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임원이 된 경우를 보지 못했다.”


“대기업에선 나설만한 기회가 많지 않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챙겨서 눈에 띌 필요가 있다. 기회가 있을 때 능력을 발휘해 인사권자 눈에 들 수 있도록 평소 계속 노력하고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용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상대방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존재’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사소한 약속 하나라도 절대 놓치지 않 았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가나다 순)

대림산업,대한항공,두산인프라코어,르노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증권,삼양사,신세계,아시아나항공,웅진씽크빅,코오롱,팬택,한진,(주)한화,한화 건설,한화국토개발,한화석유화학,한화종합화학,현대백화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현대F&G,효성,GM대우,GS건설,GS칼텍스,LG화학,SK기술원,STX


* 출처: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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