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식육식당 (2)
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먹었던 것에 반가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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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포크레인 담당 친구, 뒷치닥거리를 도와 준 친구와 함께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면소재지에 있는 식당을 이용했다.

메뉴는 특이하지 않은 평범한 것들로 했는데(주물럭, 된장찌게 등등), 특히 된장찌개를 한 술 뜨는 순간, 오랜동안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이 확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옛맛을 환기시켰던 된장찌게

간단히 차려진 밑반찬들의 맛 역시 다를 바 없이 고향의 그 맛 그대로 였다.

도시의 식당에서 내 놓는 밑반찬들은 식당 주인이 직접 만든 음식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식당에서는 밑반찬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를 통해 조달하여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니....맛이 대중적이다.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는 평범한 맛이다.



구운 듯 튀긴 듯한 고등어구이..

하지만 시골의 식당에서는 그렇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밑반찬을 직접 장만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주방 아주머니의 음식 만드는 솜씨를 가감없이 느낄 수 있다. 다만....아주머니의 손맛과 손님의 입맛이 맞지 않게 되면 정말 맛없는 식당이 되거나, 손맛과 입맛이 일치하게 되면 정말 맛있는 식당이 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구 경북(TK) 지역의 음식은 "짭쪼름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타 지방 사람들이 먹으면 "짠"맛이 강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나의 경우 어릴 때부터 이런 짠 맛에 익숙해져 있었고, 결혼 후 아내는 짜고 매운 음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집사람의 손맛에 젓어들어 버렸다. 간혹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아 보지만 예전의 그 맛이 약간씩 퇴색하는 기분이였다.

이런 가운데 요 근래에 맛 보게된 어느 식당의 된장찌게 맛에 홀딱 반해 버렸다. 잊어 버렸던 옛 맛이 입안을 확 퍼져 나가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이 어머님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만족이였다.


청도의 명물 '미나리' 무침


개인적으로 작년에 맛 보았던 청도 남산식육식당의 된장찌게 보다 더 좋은 평을 내린다. 하지만 식당이름을 알리지 않는 이유는....좀 더 검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집된장 맛이 강해서 이런 맛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맛 없는 식당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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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맛집 - 남산식육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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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청도 블로거(그분은 나의 존재를 모르심) 한 분이 계신다. 평소 청도에 대한 사랑이 깊으신 분으로서 안면을 터고 싶은 분이다. 이 분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청도 맛집 중의 하나인 '남산식육식당'을 지난 10월경에 친구와 같이 갔다.

청도 맛집 - 남산식육식당



인근 주민이나 이 곳을 잘 아는 분이 아니라면 선뜻 발길을 들이기 쉽지 않은 느낌이다. 허름한 모양새인지라..... 실내 모습도 마찬가지다. 전형적인 시골 식당의 모습 그대로 이다.

청도 '남산식육식당' 실내모습청도 '남산식육식당' 실내모습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이 바로 '된장찌게'를 주문하였고, 이내 밑반찬들이 나왔다. 특이할 게 없는 종류의 반찬들이였다. 

평범한 밑반찬들평범한 밑반찬들



이윽고 된장찌개가 나왔다. 테이블에서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인데, 된장찌개 주문 후 주방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니 특이한 점을 발견되었다.

주문 접수 후 각종 재료를 챙겨 냄비에 담는 것이 아니라, 육수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이 셋팅된 냄비에 육수를 부어 테이블에 가져왔던 것이다. 셋팅된 냄비의 수량이 제법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방식을 취하는 곳은 대개 손님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식당들이다. 이로 미뤄 보면 이곳 '남산식육식당' 역시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된장찌개




난, 별루 !


된장찌개를 팔팔 끓인 후 한 숟가락 떠 먹으면서 '아! 이 맛이야!'라는 감탄사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에서 불쑥 솓아 오른 느낌은 '에~게게.....'였다. 평소에 내가 먹던 맛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명 '집된장' 맛이 남산식육식당의 된장찌개 맛이였다.


도시의 여느 식당에서 나오는 된장찌개는 집된장 맛이 아니다. 뭐랄까......짜지 않고 부드러운 된장맛이라고 해야하나.... .  그러나 집된장맛은 약간 짜면서 칼칼한 맛이 난다. 이런 고유한 맛의 특성때문에 밥에 비벼 먹으며 짠 맛이 중화되면서 그 맛이 배가 된다.


나처럼 집된장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에게 별 매력없는 식당이지만,집된장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식당이 될 수 있다. 다만 나에게 또 다시 가겠냐고 묻는다면 현재로서는 NO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뒷쪽 테이블 위에 놓인 청도 반시 홍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가을은 가을이였다.

청도반시 홍시청도반시 홍시



11월 9일 남산식육식당  풍경


11월 9일에 이곳 남산식육식당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었다. 맛이 없었던 지라 '남산식육식당' 쪽을 바라봤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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