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2 - 수제비 만들기


드디어 약속을 지켰습니다.

가족여행을 갈 때마다 아내에게 했던말,

"아침식사는 내가 직접 수제비를 만들어 주겠어!"였는데,

드디어 이번 경주여행에서 이뤄냈습니다.


수제비에 대한 추억

사실 수제비 역시  애듯한 추억이 담긴 음식 중에 하나 입니다.

대학생 시절 선후배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그러하듯이 술값을 내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라면 하나 대충 끓여 먹는둥 마는 둥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날 라면 살 돈도 없는 처량한 신세의 몸으로 숙소 부엌을 샅샅히 살피던 중 발견한 밀가루 한 봉지! 이 밀가루로 뭘할까 고민하다가 수제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선배와 후배들은 사서 고생말고 그냥 굶자고 하더군요.....

애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반죽을 해대기 시작했는데, 하얀 밀가루가 옷에 묻고 방바닥에 나가 떨어지고......괜히 시작했나라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쫄깃한 면발 만큼 중요한 것은 국물

반죽은 얼추 다했는데. 국물맛을 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더군요.

소금도 넣고 간장도 넣고 해도 제가 알던 그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스렌지 불을 끄기 직전에 참기름 몇 방울을 넣고 시음해보니 "그래 이 맛이야!"라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선후배들에게 한 그릇이 퍼주며 맛 없어도 먹어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야! 진짜 죽인다. 정말 맛 있다"라는 환호를 받기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아내와의 연애시절에도 제가 직접 수제비를 만들어 줬는데.....당시에는 너무 긴장해서 졸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혼 후에는 간간히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하는 몇 안되는 음식 중의 하나 입니다.




과유불급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뷔페에서 아침을 먹으러 간 사이,

매제(계매)와 아내를 위해 제가 직접 수제비를 준비했는데,

욕심이 너무 과해서...좀 더 맛있게 만들어 볼려다가.....

국물용 재료부족으로.....

막판에 라면 스프를 투입하는 바람에......

수제비 본연의 맛을 잃어 버렸네요...

 

다음 번에는 좀 더 준비를 잘 해서 제 손맛을 정확하게 알려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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