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2)
일하면서도 찹찹했던 어느 겨울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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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요일에는 혼자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원래 할려고 했던 일은 벼 짚단을 옮기는 작업였으나, 금요일에 내린 비로 축축해진 짚단을 건조시킬 필요가 있어, 이 일은 다음주로 미루고, 우선 산에 있는 과수원 바닥에 뒹구는 반사필름을 정리하였읍니다. 반사필름은 사과수확 전에 바닥에 알맞게 펼춰두면, 햇빛이 반사되어 사과 구석구석에 빛을 전달함으로 빛깔좋은 사과를 만들어 내는데 없어서는 안될 농자재 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십년 전에 유통된 반사필름은 두께도 제법 뚜꺼워 몇 년은 재사용 가능했는데, 요즘것들은 2년 정도 사용하기도 힘들 정도 입니다.


과수원 바닥에 나뒹구는 반사필름들


반사필름을 주워 모은 후 모습



과수원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아버님 산소 입니다.

앞선 포스트에서 천하제일 명당이라고 했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햇살이 가득합니다. 아마 누워계시는 아버님도 햇살의 따뜻함을 즐기시리라 생각됩니다. 

하루종일 햇살 가득한 아버님 산소


묘소 조성시 사용하고 남은 화강암이 아래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봄 되면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내친김에 서툰 손을 놀려 정리했습니다.

묘소 아래 방치된 화강암



정리 후 모습


오전 일을 대충 끝내고 점심먹으러 집으로 내려 가는 길에 맞주친 감나무밭....

이곳에도 여전히 해야 일들이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콩을 심으면서 깐 비닐도 얼른 치워야 할 과제 입니다.



점심 먹고는 집앞 과수원에서 오래되고 육중한 사과나무를 잘라내는 일을 하는 형을 도왔습니다. 아버님 생전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요즈음의 트렌드를 따라갈려는 형이 저지르는 만행(?) 입니다.


내년 봄에는 수형이 작으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사과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는 형.


사과나무를 잘라내는 일들


아마도 내년 이맘때면, 산에 있는 과수원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관련글 보기  

 - 천하명당에 아버님을 모시다


 - 2012년 고향의 여름을 담다....


 - 내 고향 사월은.......


 - 고향의 봄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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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명당에 아버님을 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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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전인 11월 3일 오후 1시15분에 아버님께서 별세하셨다.

생전에 과수원의 한 귀퉁이에 당신의 묘터를 일찌감치 염두에 두신 터라, 별 고민없이 아버님을 그곳에 모셨습니다.


과수원 어느 한곳이라도 아버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지라...

왕성했던 기력이 쇠잔했음에도 한결같이 새로운 묘목을 심은 열의가 아직도 식지 않은 곳이라...아버님에 대한 애절함이 더욱 진해 집니다. 



아버님 묘소는 그야말로 풍광이 멋진 곳 입니다. 과수원 전체가 그러하지만, 묘터는 그 중 제일 입니다. 낮 시간 내내 햇볕이 쨍쨍 내려째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습하지도 않으며, 동네와 넓은 들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입니다.


산소가 과수원내에 있다보니, 일하러 오며가며 할 때 아버님을 찾아 볼 수 있으니 한결 부담이 덜 합니다. 어린 아들과 조카들에게 할아버지 산소에 갔다오자 하면 가볍게 '그러자'고 할 정도 이들에게도 할아버지 산소가 낯설지 않아 좋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아버님께서 유달리 즐겨하신 따뜻한 커피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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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귀(여뀌) - 고마리와 닮은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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