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의 폭설로 경험한 인간의 선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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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됬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12월 28일 일찍 출근하기 위해 나서다가 계단에서 밖을 내려다 보니 하얀눈을 수북히 쌓였더군요.


괜찮을까....어쩌나....하는 마음으로 경사진길을 내려가는데, 자동차 바퀴가 나의 통제능력을 벗어나 옆에 주차된 마티즈의 뒷자석 문을 긁으면서 곤두박질할려는 찰나에 겨우 차를 세웠습니다. 여기서 다시 운전했다가는 앞차의 뒷부분을 그대로 박을 것 같아 보험회사에 렉카서비스를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폭설로 인한 자동차접촉사고접촉사고 후 1시간이상 방치된 나의 애마

김해시내 곳곳에서 이런 접촉사고가 있었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보험회사 렉카는 오질 않았습니다. 간간히 출동기사분이 전화와서 '좀 더 기다려 주세요'라는 말만 전달하구요.


시간이 서서히 지나니 출근할려는 남자분, 동네 인근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모이게 되더군요.

서로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윗쪽에서 위험하게 내려오던 그레이스 승합차가 마치 저처럼 주차되어 있던 SM5 차량의 문을 긁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혀를 차고 있는데, 그레이스 승합차 운전자는 차를 세우는가 싶더니 그냥 지나치 듯 지나가 버리더군요(당시 어두워서 차량번호를 아무도 보지 못했음). 이름 하여 뺑소니 운전사라는 것입니다.


모여있던 아저씨 3~4분이 그레이스 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약20분이 지나자, SM5주인이 나타나서 아무런 영문도 모른체.....운전준비를 하더군요.

제가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해 드렸는데....

알고보니 SM5 차주는 청각장애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시는 분이더군요.


일단 추적팀(?)이 올때까지 기다려 보자며 달래줬는데.... 20분이 지나도 추적팀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과연 추적팀은 믿을만한 존재인가.......라는 막연한 불신감이 들더군요. 


약 40분 정도 지나서야 추적팀 중 한 명이 헐레벌떡 달려와서는 뺑소니 차량의 차량 번호를 알려주시면서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증인이 필요하면 연락달라고 하더군요.


괜히 선량한 사람을 의심했던 저의 마음이 들킬까 조마조마 했습니다.


자발적으로 도로위 눈을 치우는 사람들


세상에는 뺑소니 차주처럼 나쁜 사람도 있지만, 추적팀 사람처럼 참으로 착한 사람들도 있어 눈내리는 추운 겨울을 이겨낼 힘이 생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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