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2)
'에추'?....... 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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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뼈속까지 경상도 보리뭉디다!

이 사실이  나 스스로를 으쓱하게 여길 만큼 긍지로 생각하지 않는다.

경상도 보리뭉디로 태어났기에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나이가 40대 후반에 가까워지니, 어름풋한 어릴 적 기억이 자주 떠오른다.

이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기록으로 남길려고 한다.

 

오늘 그 첫번째 이야기다.

'에추'. '에취'가 아니다. '에취'는 재치기할 때 나오는 소리다.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단어는 '에추'다.

 

아버님은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셨다.

사과는 주로 가을에 수확되는데, 간혹 여름품종이 있기도 했다.

그래도 여름 품종이라고 해도 7월 말 혹은 8월초가 수확시기였다.

 

농사뿐만 아니라 사업도 그렇다.

돈 들어오는 시기가 집중되는 것보다 연중 내내 골고루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일까 아버님은 여름 사과의 수확시기 보다 빠른 과수를 심으셨는데(40여년전) 바로 '포모사'였다.

과수농사 짓는 사람은 '포모사' 혹은 '후무사'로 칭하지만, 일반 소비자는 그냥 '자두'라 한다.

<2012년 4월 14일 과수원 자두(에추)나무 사진들>

 

 

자두!

'에추'는 자두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예전에는 시골에서 '에추'라는 단어를 제법 들었는데 요즘은 거의 듣지 못했다.

3~4년전 초등학교 동창회를 했는데 그때 한 친구의 말에 '에추'라는 단어를 들은 후로 지금껏 듣지 못했다.

 

 

아쉽게도 아버님이 떠나신 후 그 자두나무를 모두 뽑아냈다.

오래된 나무들이라 경제적 수명이 다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재작년(?) 3그루를 심어놨는데 올해는 약간의 수확을 예상한다.

아내가 잔뜩 기대하고 있다. 그 자두의 신맛 & 단맛에 반해 버렸단다.

 

 

자두나무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다니.....

토요일에 창원나무시장에 다녀왔다. 지난 해 봄 아버님 산소에 '산철쭉'을 일부 심었는데, 나머지 부분도 그렇게 할려고 나무를 구입하러 갔다. 아뿔사......너무 늦게 왔나보다. 이미 완판(sold out)됐단다....헐..

raymon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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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나무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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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창원나무시장에 다녀왔다.

지난 해 봄 아버님 산소에 '산철쭉'을 일부 심었는데, 나머지 부분도 그렇게 할려고 나무를 구입하러 갔다.

아뿔사......너무 늦게 왔나보다. 이미 완판(sold out)됐단다....헐~미.

하는 수 없이 산철쭉과 비스무리한 걸로 구해 심었다(4월 5일).


사연1

철쭉과 함께 구입한 자두(품종명 '포모사', 흔히 '후무사'로 불림) 10주를 과수원에 심었다.

아내가 작년에 큰 집에서 재배한 자두를 먹어 본 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해서......

이럴 줄 알았다면 작년 봄에 자두나무를 캐내지 말 걸 그랬다.....비록 노목이였으나 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몇 년 더 수확할 수 있었는데.


사실 아내가 자두(포모사, 후무사)를 작년에 처음 본 것은 아니다. 이미 십 수년 전부터 먹어봤는데.....

작년 전까지 아내는 자두가 신맛이 너무 강하고 별로 맛없다고 냉대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처음에는 그럴 수 있는데, 그 본 맛을 알게 되면 진짜 맛있다'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아버님 살아 생전에 과수원에는 자두가 약 10그루 정도 재배하였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나는 거의 30여년 넘게 매해 자두를 먹어왔다. 사과 만큼이나 맛 있는 자두를 선별할 수 있는 신공(神功)을 지니고 있다(ㅋㅋㅋ). 시간을 된다면 '맛있는 자두 고르는 방법'에 대해 글을 올릴 것이다.

마지막 남은 자두나무마지막 남은 자두나무


4월 5일 자두꽃


<2012년 4월 14일 과수원 자두나무 사진들>






2012년과 비교해 볼 때 올 해 만개(滿開) 시점이 상당히 빠르다. 왜? 지구온난화와 관계 있을까.....





사연2

보랏빛 복숭아

원래 '보랏빛 복숭아'를 뜻하는 '자도(紫桃)'로 불리다가 발음이 편하게 하다보니 '자두'로 바뀌었다. 호도가 호두로 변한 것처럼, 자도가 자두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복숭아와 자두의 생김새가 얼추 비슷한 면이 있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아라'

이런 속담을 많이 들어왔지만 오얏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몰랐는데, 바로 자두나무라고 한다.


대한제국의 국장(國章), 자두꽃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의 성(姓)은 이(李)다. 이(李)의 뜻과 음은 '오얏나무 이'다.  오얏나무가 무슨 나무 인가...바로 '자두나무'이다. 조선왕조를 승계한 대한제국은 조선왕조(전주 이씨)를 상징하는 꽃인 '자두나무꽃' 즉 이화(李花)를 도안하여 국장(國章)으로 사용했다. 여기서 '장(章)'은 도장, 인장의 장으로 이해하면 된다. 국장이라 나라의 도장, 나라의 인감이라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덕수궁 석조전이다. 석조전에도 자두꽃 무늬가 새겨져 있다. 건물 지붕(삼각형) 부위에 자두꽃 무늬(이화문李花紋)를 발견할 수 있다.

덕수궁 석조전덕수궁 석조전

사진 출처 : 정책브리핑


덕수궁 석조전의 이화문덕수궁 석조전의 이화문

대한제국 주화의 이화문대한제국 주화의 이화문

사진 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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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 '에추'?....... 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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