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따는 아낙네 (1)
2014년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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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3번 vs 1달 2~3번, 농도의 차이


여느 해보다 너무 일찍 찾아온 2014년 추석이 어쨋든 지났다.

시월드에서 고생했을 내가 아는 몇몇 여자분들 고생 많았습니다. 마눌 말을 빌자면 남들처럼 1년에 2~3번 정도 고향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명절의 필요성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 집안처럼 1달에 2~3번 정도 고향에 가야만 사람들에게는 명절이 그다지....!?



2014년 추석 포스트는 사진 몇개를 중심으로 내용을 채운다.



감쪽같이 팔아버린 감밭


전국적으로 "감나무에 감꽃이 내려앉았다"고 할 만큼 일찌감치 감 풍년을 점치는 분들이 많았다. 감이 흘러 넘치는 감값 폭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집 감나무는 속상할 정도로 감이 적게 열렸다. 그러니 감으로 재미 볼 일을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런데 의외의 희소식을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었다. 감밭을 밭떼기로 팔았단다. 그것도 작년보다 좋은 가격으로....사연인 즉, 이웃 동네에 감 염색하시는 분이 감물을 얻기 위해 땡감을 매입하신 거다. 동네에서 감농사하시는 어르신들은 올해 감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는 감이 팔렸다며 한 시름 놓았다고 너무 좋아하신다.



감물 염색용으로 팔린 떫은 감감물 염색용으로 팔린 떫은 감




추석이 마냥 좋은 아이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시골에서 마음껏 뛰어놀수 있어서 추석이 좋은가 보다. 추석 며칠 전부터 아들은 시골에 언제 가느냐고 몇번이고 물어보곤 했다. 시골에는 있는 농기구와 흙이 있어 그들의 상상력을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곤 한다. 자전거에 리어카를 끈으로 이어 흙길을 다니기도 하고, 추석 전날 밤에는 동네와 떨어진 들길에서 불꽃놀이를 할 수 있어 아주 좋아한다. 우리집은 명절 전날밤에 들판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 전통이 되어 버렸다.


아버님 산소의 마른 잔디를 치우는 아이들


추석 전주 아버님 산소에 벌초하면서 미쳐 다 치우지 못한 잔디를 아이들이 갈퀴를 이용하여 치우고 있다. 한 낮 햇빛이 아직 떠겁지만 아이들이라 그런지 신나게 해치웠다.




대접 받지 못한 사과나무


집앞 과수원과는 달리 산 과수원(Raymond Hills)의 사과나무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몇 나무되지 않고 거리가 있어 올해는 농약을 2~3번 정도 밖에 못했다. 이를 두고 어머니는 "대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 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밖의 수확량이다. 물론 상품성은 떨어진다. 여러 병의 증상이 혼재하고 있다. 내년에 영양부족의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 걱정이다. 

사과 따는 아낙네..야~아!사과 따는 아낙네..야~아!

이 아낙네는 딴 사과를 품에 안고 일한다. 나를 저 사과처럼 좀 품어 줬으면........


제대로 성한 놈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상처투성이다. 심지어 정확한 품종이 뭔지도 모른다. 아버님께서 알아서 심으시고 알아서 따내시고....어머니는 그저 뒷치닥거리만 했기 때문에 어머니도 품종을 모르신다.

제대로 키웠으면 이번 추석에 돈 좀 되었을텐데......

그래도 맛은 괜찮은 편이다.

내년에는 내가 널 보호해주마......

기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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