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호수 (2)
아들이 세운 경주 자전거 여행
반응형


5월 4일 있었던 일


지금껏 우리 가족은 경주여행을 많이 다녔다. 거의 둘러볼 곳은 다 섭렵했다시피 했다.

모든 일정은 내가 직접 세워서 진행했었다. 어린이 날 기념으로 아들에게 뭔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게 뭘까 고민하다가 직접 경주여행 일정을 세워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무척 흥미롭게 생각하더라...

시간이 그리 지나지 않아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빠, 자전거로 경주 일대를 다니자!."


생각하지 못한 의견을 제시하니 나도 맞장구를 치며 흥을 북돋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새벽에 보문호수 산책일정을 꼭 같이 넣어라는 조건 하나를 던져 놓구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세워보라고 하며 한 걸음 뒤로 빠져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 하면서 말이다.




아들의 경주여행 일정표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보여준 일정은 대충 이랬다.

경주역 도착 -> 불국사 -> 석굴암 -> 대릉원 -> 안압지 -> 경주국립박물관 ->분황사 -> 첨성대 등등 이런 코스였다. 내 판단으로는 불국사까지의 자전거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또 한 근접한 위치의 관광코스를 일괄적으로 관람하지 않고 왔다 갔다하는 허비 시간이 다소 있었다. 또한 아내의 요구사항이 누락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정 수립 방법과 고려사항을 다음과 같이 아들에게 알려줬다.


1. 경주관광지도를 인터넷에서 먼저 확보하라.

2. 경주관광지도 위에 가보고 싶은 장소를 표시하라.

3. 동일 지역의 관광코스는 한꺼번에 관람하자. 이곳 저곳 왔다 갔다하지 말자.

4. 코스간 이동거리와 자전거 이동소비 시간을 확인하라.

5. 최우선 코스는 보문호수로 하라.

6. 보문호수 -> 불국사 -> 경주역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한다.

7. 경주역에서부터 자전거 여행 시작한다.


이윽고 아들이 내민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보문호수 -> 불국사 -> 석굴암 -> 대릉원(천마총) -> 첨성대 -> 안압지 -> 경주국립박물관 -> 분황사로 향하는 코스였다. 대충 보기에도 별 무리없는 코스였고 허비되는 시간이 없을 듯해서 오케이 했다. 내일 5월5일 출발 시간은 새벽5시로 합의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관련글 보기  

 - 경주 봄여행 일정


 - 경주여행


 - 세 남자 in Balcony, they're too late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내가 뽑은 휴가 베스트 사진 - 가슴 묵직한 사진들
반응형

여름 휴가로 경주에 다녀왔습니다(09.08.06~08.07).

숙소가 보문단지 내에 있었기 때문에 잠깐 짬을 내어 호수주변을 거닐었습니다.
아들이  미니 오토바이를 타고 놀고 있는 틈을 타서, 저는 호수 주변 사람들을 살펴 봤습니다.


여러 무리들 중에서 유독히 저의 눈길을 오랜동안 사로잡은 모습이었습니다.
부자지간 사이인 것 같은데, 멀리서 보아도 평화롭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분의 모습은 정말.....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느껴지더군요.
깊은 강물은 흐름을 쉽게 보이지 않듯이, 
두 분이 서로에 대한 사랑 역시 결코 얕지 않음을 직감했습니다. 



아들인 듯한 젊은 분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하자,
모자를 쓴 노인분께서는 전혀 어색함 없이, 
좋은 사진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어깨 방향도 틀고, 지팡이 자리도 옮기더군요.
여유와 배려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런 노인분이시더군요.




잠시후
이 두 분은 자리에 일어나서 어디론가로 향해 걸어가셨습니다.
손을 꼭 잡고서 말 입니다.  참으로 부럽더군요.



추. 
혹시 초상권 침해가 걱정이 되는군요...
저의 아버님이 연세가 더 드시기전에 이런 여행을 하고 싶네요.

관련글 보기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최근 작성 글
최근 작성 댓글
최근 작성 트랙백
프로필
공지사항
글 보관함
캘린더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DAY TO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