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전 즈음에 동아비즈니스리뷰(DBR)라는 매거진의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했었다. 지난 주에 생각지도 않았던 우편물이 왔었다. 바로 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보낸 과월호(2008년 12월호)였다. 마침 눈 요깃거리를 찾던 찰라에 열심히 뒤적거리면서 읽었다.
여러 기사들 중에서 "Different View" 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이라는 코너에 나온 글을 새삼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뇌'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 뇌를 이루는 구조의 명칭들이 낯설 뿐 만 아니라 각각의 기능에 대한 설명이 상당부분 학문적으로 접근한 탓 때문에 뇌에 대한 모든 이야기에 대해서 일종의 부정적 이미지가 머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뒷배경에도 불구하고 정재승의 글이 새삼 재미있게 느껴진 이유는 글의 주제가 소비자 행동의 원인을 뇌의 기능으로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CASE 1
1.1. 상황.
A라는 소비자가 TV홈쇼핑에서 MP3플레이어 판매 생방송을 보고 있다.
MP3플레이어의 색상이 은은한 은색으로 코팅 되어 있고 디자인 역시 마음에 꼭 들었다.
1.2. 뇌의 움직임
제품의 외형 등이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 왔을 때, 쾌락의 중추 영역인 측좌핵(Nueleus Accumbens)가 작동하게 된다고 한다. 쾌락의 중추 영역의 작동이다.
부족한 글일지라도 이 포스트를 '까칠한 생각 하나가 세상을 부드럽게 만듭니다'라고 주장하시는 까칠맨님에게 바친다. 사실 거의 한 달전에 까칠맨님으로부터 세스 고딘의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라는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이미 오래 전에 읽기는 마쳤는데, 리뷰를 작성할려니 딱히 뭐라 정리할 수 없어서 계속 미뤄 왔었다. 숙제를 미뤄온 기분이라고 할까.
드디어 오늘에서야 한 해를 끝내기 전에 숙제를 다 할 요량으로 글을 적는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심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직장생활에서 마케팅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해 본 나로서는, 그 동안 내가 걸어온 직장 업무의 가치를 송두리째 무시하는 듯한 책의 내용 때문이었다. 결국에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라는 식의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가 쉽게 않았다.
좌우지간 책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 (아직까지는 내가 책의 내용에 전적수용한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리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구매행위는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에는 객관성과 주관성의 차이로 애둘러 설명할 수 있다.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구매 필요성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서슴없이 구매하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그 대답은 그 구매자가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토록 하기 위해서는 마케터가 해야할 일은 이제 선명해 졌다. 그것은 소비자가 그것을 원하도록 작업을 펼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소비자가 원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바로 소비자에게'스토리를 들려주어라'라는 것이다. 그런데 '스토리'는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하고 삶과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을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빌어 총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솔직히 '진정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가 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진실'이라는 단어와 똑 같은 것 같기도 한데, '진실'이라는 단어로는 책에서 표현하는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기에는부족한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가 책의 내용을 나름 정리한 것이다. 빈약하다. 그런데 이 책을 두번이나 읽었다. 나의 두뇌용량 부족으로 내용이 졸속하기 짝이 없다.)
얼마전에 '공황전야'라는 책을 무료로 얻게 되어, 리뷰작성까지 이미 마친 적이 있다. 내용이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것이라 별무리 없이 읽고 리뷰도 적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알고 있었던 사람도 등장하고 회사이야기도 나와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다'라는 책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이야기, 인물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기 때문에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쉽게 인정할 수 없었는지 모른다.
오늘 우연히 '닌텐도 Wii Fit의 성공이야기'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은 후 새빨간 거짓말쟁이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Wii(Wii Fit)은 2008년 10대 히트상품리스트에 3개국(한미일)에 동시에 올려진 제품이다. 요즘 TV광고를 보면 가족들이 Wii Fit(위핏)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즉 위핏은 게임이지만 가족이 운동한다는 스토리를 전달해 준다. 그러나 위핏의 운동효과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운동기구처럼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세스 고딘의 주장에서 보면 틈새를 노려라(동일한 세계관으로 형성된 집단)라고 주장한다. 위핏도 마찬가지 였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노린 것이다. 이렇게 나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서 새빨간 마케터의 주장을 생각해 보니 그 주장에 대한 나의 반감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나의 글솜씨 능력부족, 시간 없다는 핑계로 이번 까칠맨님의 이벤트에 대한 보답을 여기서 종결해야겠다.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을 까칠맨님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고자 합니다. 메리크리스 마스!!!!!
불황기에 대박 `Wii Fit` 교훈은…? 일본 닌텐도사가 출시한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위핏(Wii Fit)이 국내에서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위는 전 세계에서 이미 3000만대가 팔렸으며 위핏도 약 1000만대가 팔린 데 힘입어 글로벌 불황기에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올해의 히트상품 1위로 꼽히기도 했으며 미국 소비자들은 LCD TV나 애플 아이폰, MP3플레이어 등을 제치고 `크리스마스 선물` 1위로 선택하고 있다.
위핏은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위`의 전용 게임이다. 이용자들이 체중, 비만도지수 등 신체지수를 측정할 수 있으며 요가,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균형운동 등 40가지 트레이닝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닌텐도 위와 위핏의 성공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이한 국내 기업들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닌텐도 제품이 `단순함(Simplicity)`과 `저렴함(Inexpensive)`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위핏은 DVD보다 가볍고 설치 및 동작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3)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Xbox360)보다 훨씬 쉽다.
동작에 필요한 버튼은 오직 1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스크린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럼에도 가격은 22만원(위), 9만8000원(위핏)에 불과해 MP3플레이어인 애플 아이팟 시리즈(나노, 터치)보다 저렴하다.
위핏은 또 불황에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지만 선물용으로 적합하고 구매해도 좋다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위핏은 게임이지만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운동한다`는 명분을 준다. 위핏의 운동효과는 아직 검증된 바 없음에도 마치 운동기구처럼 인식하게 했다. 닌텐도DS도 소형 게임기이지만 영어삼매경, 두뇌 훈련으로 마치 `공부하게 한다`며 소비자들에게 접근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 때문에 위핏은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와 Vacation의 합성어로 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뜻)` 트렌드를 가장 잘 공략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핏이 `시장 소외 계층`을 타깃으로 개발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게임기는 그동안 제품 타깃이 청소년이나 남성, 게임 마니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위핏은 중장년층, 여성, 아날로그에 익숙한 세대를 겨냥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과)는 "호황기에는 시장 선도 계층을 타깃으로 하지만 불황기에는 마케팅 소외 계층을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 소외 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입문용 게임이나 위핏이 성공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위핏의 성공은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위핏은 깜짝 놀랄 만한 제품이 아니다. 기존 휴대폰이나 로봇청소기 등에도 적용된 바 있는 범용 기술인 `동작인식기능`을 핵심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술이 새로워야 신제품은 아니다" 며 "하이테크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면 위핏과 같은 제품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