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0. 11:12, 먹보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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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내용은 1개월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미처 공개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공개합니다.
요즘 들판은 한창 추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의 고향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추석 이후 처음으로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제 고향은 반시로 유명한 청도 입니다. 청도반시는 전국 홍시의 유통량의 대부분을 차질할 만큼 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가을 대표 과일 중의 하나 입니다.
하지만 청도반시는 제작년에 일부 농민+유통상들이 공업용 카바이트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초토화가 된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런 우려는 불식되었기에 잘 익은 감 하나 하나를 타는 손길이 흥겹습니다.
이번에는 아내와 아들 준이도 함께 가서 일손을 도왔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일손 돕기보다는 '얼굴 도장찍기'의 생색용 이벤트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번 고향 방문에는 뭔가 색다른 기운을 감지했답니다.
뭐냐하면 저의 아버님과 아들 사이의 돈독한 유대관계라고 할까요.
지난 여름방학에 아들의 숙제 중 하나가 바로 '윗어른께 편지쓰기'였습니다. 아들은 할아버지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는데, 저의 아버님께서 무척 기뻐하셨던 모양 입니다. 편지 내용이야 그리 대단하지 않을터 인데, 그간 몇 십년동안 받으신 편지라고는 연하장 정도였으니 친손자의 서툰 글씨로 채워진 편지가 감동을 일으킨게 분명합니다.
손자가 뭘 하더라도, 그냥
"그래, 그래" 연신 웃으며 답하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사랑을 중간에서 바라보니 너무나 기쁩니다.
지난 주에는 사과 수확하러 고향에 갔는데,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할아버지에 말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할아버지 언제 답장 보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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