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5살때 수인사 유치원이라는 곳에 보내 시작했다.
절에서 운영하는... 김해에서는 제법 유명하다는 유치원(예전에는 줄서서 보내었단다).. 그런데..요즘은 워낙에 좋은 시설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가진 유치원이 많이 생기다 보니.. 줄서서 기다릴 필요는 없다.. -
유명하다고 해서 내가 수인사 유치원에 보냈느냐.. 그건아니다.
그렇다고 불교를 믿지만..그리..불심이 강해서 수인사 유치원에 보낸것도 아니다.
단지.. 도심을 조금은 벗어나..
산밑에 자리잡아 공기좋고(기관지가 약한 울 아들을 위해서는 공기가 중요함)
산에서 키운 야채등..유기농 식단이 맘에 들었고(먹거리가 참으로 중요하다 생각함)
그리고 여기 원장선생님이 늘 주장하시는것.
"공부잘하는 아이로 만들꺼면 울 유치원에 보내지 마세요.. 저희는 공부 많이 안시킵니다.
산에서 뛰어놀게 하고.. 잘 먹고 잘 싸게 키웁니다.전 그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예절교육 많이 시킵니다.. 전.. 평생 공부할꺼.. 굳이 유치원때부터 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요말에 쏙 빠져서... 당장에 입학시켰고.
정말.. 5세때.. 잘 놀고..잘 쌌다..ㅋㅋ 기관지 약한 울 아들... 건강해지는것을 느낄수 있었고..무엇보다.. 인사성이 너무너무 좋아진것에 아주 감사했다.
그래서... 6살..지금도..난..준이를 수인사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유치원도..변하는가보다..작년 이맘때 유치원 행사중에 장터 놀이라는게 있었다.
시장놀이인데.. 장난감 돈을 가지고..아이들과..물건을 사고 파는것이었는데.. 가족이 다같이 참여해서 서로 물건을 사고 팔고..뭐..그러했다..나름 재미있었고.. 6~7세들은 물건을 팔면서.. 경제개념을 익히고.. 5세들은 엄마아빠 손잡고..물건을 사면서..잔돈도 받고 하면서 스스로 뭔가를 하는것에 아주 좋아했던것같다..
근데.. 올해는.. 영어페스티벌을 했다..하도..주변에서 영어영어하니... 수인사 유치원도.. 조금씩 발맞추어가고 있는가보다.
영어페스티벌..영어에..자신감..완전 다운되어있는 이 엄마맘으로서는..아주..부담 백배였다..하루종일 영어로만 모든걸 해야한다니...ㅡ,.ㅡ
다행스러운건..울 아들은 엄마를 안닮아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없다는거....요즘은 5세때 한글을 다 읽고 쓴다던데... 우리 아들은 6세임에도 한글이..아직 미숙하고..ㅡ,.ㅡ
무엇보다..한글공부를 너무너무 하기 싫어한다는거.... 우리 도준이가 늘 하는말..
"엄마..난..영어공부랑 숫자공부가 젤 좋아..그리고..옛날글자공부.(한자를 말하는거 같은데.. 아마도..만화중에 마법천자문을 보면서... 흥미를 느끼는것같다..) 근데... 한글을 젤 싫어.."
"엄마.. 나도..영어선생님이 집에 왔으면 좋겠어.. 우리반에 **는 집에 선생님 온대..."
그러나.. 한글도 모르면서 영어를 가르치는게 좀... 맘에 걸리는 엄마로서는...
"준아.. 우리 도준이가 한글 다 익히면... 엄마가 영어공부하게 선생님 오시라 할께.."
여하튼..이렇게 좋아라 하는 영어시간이니.. 우리 도준이는 신날수 밖에 없는 페스티벌이지..ㅎㅎㅎ
뭐.. 어쨌든 부모 참관 수업이니 나보다는 영어잘하는 신랑까지 대동하고 갔다.
여권만들어... 뭐..빙고나라 요리나라 운동나라 돌아다니며.. 영어선생님들 시키는대로..대충 알아듣는대로... 하고... 애들이 영어로 노래부르며 춤추는 뮤지컬아닌 뮤지컬공연도 신나게 보고.. 또... 환전해서 시장놀이도 하면서...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물론..다행스럽게도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영어회화가 나와서 참으로 다행스럽고.. 안도하며 참가할 수 있었던것.... 그리고..무엇보다.. 영어를 너무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주..부담백배..
"이 아이들이 커서..나중에 영어 못하는 나를..뒤쳐지는 성인으로 보지않을까??
아님..우리 도준이. ... 나중에 영어로 뭘 물어보면..대답못하는... ㅡ,.ㅡ 도움도 주지못하는 엄마..그러면서..공부해라 소리치는 엄마가 되지나 않을까?? "
급...걱정이 밀려오면서...
문득...행사 시작전..원장님의 인사말씀이 떠올랐다.
"..이번행사는 저도 첨이라서..아직 얼떨떨합니다..그래도 어제 진행하는거 보니 재미있기는 합디다..(원생이 많아서... 이틀에 걸쳐 나눠서 행사함) 그래도..뭔가..아쉬운건..손녀손자 손잡고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는 아주 낯설어하시고...제대로 참가하지 못하시는것 같아서 아쉽습디다..그래서..전... 내년에 장터놀이를 다시 하고 영어 페스티벌도 할려고 합니다.허허.."
이번 정부에서는 교육정책에서 영어교육을 아주 중요시하는것같다..
거기에 발맞춰서.. 학부모들이 더욱더 극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것같기도하다..
물론..나또한..그 속에 한..사람이 될지도 모르지만...
초등학생들도 토익이다 텝스다..난리고..
중고등학생들은 영어전문학원에 다니지 않은 아이들이 없을정도고..
하물며... 일부 부유층만 보낸다고 생각했던 영어유치원.. 자리가 없어서 들어가지 못한다는 그 영어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킨 엄마들이..내 주변에도 제법 있는걸 보면.... 현 정부는 영어교육을 강조하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엄마들은 교육정책보다 항상 앞서가니까 .대한민국 엄마들은 엄청 빠르니까.ㅎㅎ )
물론 내가 학교다닐때도 영어교육을 중시하고.. 수업비중도 높았다..그러나 모든학생들에게 영어를 강요하지는 않았다..(영어못하면 수학잘 할수도 있고 국어 잘 할수도 있고.... 뭐...선택사항 비슷한...)
그러나..지금은... 강요아닌 강요로..영어교육이 진행되고 있는것같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면 좀 멋있어 보이고..
외국인을 만나도 훨씬 수월하고
세계속에 자신이.. 발맞춰 갈 수 있어서 좋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한국에 살고 있는한...
영어가..반드시 필수가 될만큼 필요한건 아닌것같은데...
모두들 영어를 해야한다고..못박는듯한 느낌...
국어적 이해도 다 되지 않는 아이에게 영어이름을 붙여주고..
"ok.no!!"라고 말할때 잘한다 칭찬해주는 현실...
지금의 아이들이 커서... 모든 사회인들이 영어로 대화할것도 아닌데..
영문서류를 가지고 뛰어다닐것도 아닌데...
왜.. 영어교육을 전면에 붙이는지...
그렇다고..하지말자는 아니지...
세계속에 한국이 되어가고 있는지금...
내 주변에서도 외국인을 쉽사리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의 소통이 조금은 원활해지려면...
기초정도는 해둬야한다는데.. 손을 드는 입장..
뭐..영어에 담을 미리 딱 쌓아뒀던 나도..가끔 외국인(영어권)을 만나면.. 허허..웃으면서..고개만 끄덕이는 정도이지만.. 그래도..학생시절 수업시간에 잠만 잔게 아니여서인지.. 외국인이 하는 말은 대충은 알아듣겠더라고..(그사람의 눈빛 억양만 들어도 대충 감이 오잖어..ㅎㅎㅎ) 그리고..뭐.한국말 내가 아는 영어 대충 섞어서 대답해주면.. 외국인도.. 뭐..대충 알아듣더라구... 그러면 되지 않겠냐구...내말은..ㅎㅎ
휑설수설했지만..어쨌든..내가 말하고싶은건...
자신이 하고 싶은것을 할때 잘 할수 있다는거...
그렇다고 해야할것을 놓치지는 말자는것...
근데..내가 볼땐.. 영어는 해야할것에 들어가는게 아니라..하고싶은거에 들어갈 목록같은데..
왜 자꾸 해야할것에 집어놓고... 다들..거기에 묶이게 하냐는것이다.
내 아이가..아직.. 한글을 다 모르면서 영어를 좋아하는건..나에게는 약간의 걱정스러움으로 다가오지만..또 어찌보면..아이가..자신이 좋아하는게 있고..하고 싶어한다는게 참 다행이다 싶고..
내 아들 도준이는 영어를 하고 싶어한다는것 그래서..접하게 해줘야한다는것.. 근데..내 걱정은 해야할것인..한글을 다 인지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도될까??라는....
뭐..혹자는 영어를 먼저 접하게 해라..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이는.. 영어랑 국어랑 같이 해라..라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이는.. 국어를 완전히 할게 한 다음 영어를 해라.. 라는 사람도 있어서...
그래서..뭐가...맞는지 몰라서..우왕좌왕하고 있다는거다
그래도...내 아들 도준이가... 외국인을 만나도 부끄럼없이.. 한국말이라도 씩씩하게 하고.. 영어페스티벌에서 아주.. 즐거워하면서 참여하는거 보면서...아주... 뿌듯했다는.....
"짜식.... 자기가 좋아하는것은 저리도..즐거이 하는구나... 한글공부하자 하면..하품하면서...잠온다 하고..그래도 하자 하면.. 눈물부터 글썽이는 놈이..ㅋㅋㅋ"
이상... 아이교육에서..중심못잡는.... 미련한 엄마의 넋두리였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