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풀' 김수영(1921~1968)>
반응형
'먹보즐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남 가나안 농군학교 - 기질평가 (0) | 2011.07.29 |
---|---|
안동 볼거리 - 병산서원2 (0) | 2011.07.29 |
치자꽃 향기 (0) | 2011.07.02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0) | 2011.04.13 |
[릴레이] 나의 행복론 (3) | 2011.01.26 |
마산 무학산 이야기 (6) | 2010.12.28 |
내가 성공한 정확한 이유 (3) | 2010.12.23 |
한발짝 늦은 창녕 화왕산 등반기 (4) | 2010.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