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정사 (2)
새해 첫날을 김해 '만어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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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 해돋이를 집에서 맞이했다.

예년같으면 새해 첫 해맞이를 인근 산이나 절에서 했었는데, 이게 은근히 부작용이 일어났다. 이른 아침부터 추위에 떨다보니 해맞이 후 집에 돌아오면 몸이 축쳐지는 부작용이 일어났었다.

그래서 올해는 해맞이를 집에서 하고, 삼사(三寺 - 은하사, 만어사, 여여정사)순례로 새해 첫날을 의미있게 보내는 걸로 했었다. 각 사찰의 모든 법당마다 들어가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며 자그마한 소원을 빌어보았다. 소원이 이뤄지고 아니고는 부처님 소관이 아닐지라도, 부처님의 가피와 나의 염원, 노력이 더해지면 이뤄지겠지.

올해는 아들의 절집에서의 행동이 사뭇 진지했었다. 고2로 올라가면서 입시의 무게감이 현실로 와닿는지 기도하는 모양새가 진중해졌다.

만어사에는 어느 돌이 있다.간절한 소원을 빈 후 이 돌을 들어보는데, 만약 돌이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의 돌이다.

소원을 빌고 있는 아들

아들도 이렇게 두손을 합장한 채로 소원을 빈 후, 돌을 들어보았다.

 

돌을 들어보려고 하는데.....

그런데 돌이 들리지 않았다. 좀더 힘껏 들어보려 했지만....

돌이 들리지 않는다!

돌이 들리지 않았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힘을 줘도 굼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소원이 이뤄질지 모른다는 기쁨에 크게 웃었다. 나는 아들의 소원이 뭔지 알 것 같다. 나는 그 소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아들이 노력할 것이라는 걸 안다. 

 

[번외]

만어사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만어사 1

대법당이 향하는 방향과 삼층석탑(보물 제466호)이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삼층석탑을 둘러싼 사각형 울타리와 법당건물을 보면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만어사 2

대개 그 방향이 서로 일치하는데, 만어사는 그렇지 않다. 이유가 뭘까....

 

2014/01/13 - 2014년 해돋이 @ 마산 구산면 난포리(마산카돌릭교육관)

2019/01/07 - 2019년 해돋이 - 김해 해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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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 잠 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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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춘기 시절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춘기를 훌쩍 넘은 나이에도 질풍노도를 앓고 있다면 어떨까요?
다이나믹한 걸까요, 아니면 아직 철이 없다는 걸까요?

철도 없으며 유약한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항상 하는(如如) 마음'을 갖기 위해,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갖기 위해, 조용한 산사를 찾았습니다.

이름하여 '여여정사' 입니다.

근육질을 사나운 존재가 저에게 단단히 벌할 모양새 입니다.

부처님의 모습이 밝지 않은 것은, 제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지친 마음을 달래려다 가슴속에서 쏟아질려는 뭔가를 애써 누르며....







습한 곳에서도, 평평하지 않은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면 살아가는 강한 생명의 존재처럼.....
저 역시 성난 파도를 잠재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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