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9. 10:23, 경영이 지배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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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올린 '간절한 염원보다 앞서야 할 것은' 포스트에 머니야머니야님께서 이런 글을 남기셨습니다.
된다고 하는 사람의 말도 옳고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옳다. 그 사람의 말대로 되기 때문이다..라고했던 선인의 명언이 떠오르네요^^
이 댓글에 좋은 표본이 될 만한 사람에 대한 기사 있어 올려 봅니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재구매 8할 넘도록 편지 쓰고 소리치고 뛰었죠"
이 사람 좀 별나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산수유 제품을 보내고 통마늘 진액을 마시며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자전거로 내달렸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남자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59)이다. 이 유행어는 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심지어 정치권, 증권가 리포트 제목으로도 패러디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주변의 모든 것이 마케팅 수단"이라고 강조하는 김 회장으로부터 사업 성공비결과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김영식 회장이 휴대폰 배경화면에 쓴 경영 목표.
51년생 / 동아대 명예경영학 박사 / 84년 천호식품 설립 / 91년 천호엑기스(달팽이) 개발 / 2002년 인터넷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가 된다" 개설 / 2008년 "10미터만 더 뛰어봐!" 출간 / 천호식품 회장(현)
직접 출연하신 산수유 CF가 소위 대박이 났습니다. 하시는 광고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시는데요. 비결이 있습니까.
좀 어설프고 투박해도 진실하고 진솔해 보이니까 소비자들이 애정 있게 봐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산수유 광고 카피는 올 1월, 우연히 만들어졌어요. 지난해 10월부터 식약청에서 산수유를 건강식품의 주원료로 승인해줘서 함유량을 50% 이상 늘릴 수 있게 됐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87.5%까지 성분을 높여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건강식품은 식품위생법상 제품 효능을 직접 광고할 수 없어요. 그래서 지금 광고카피처럼 "산수유 참 좋은데…"라고 되뇌면서 어떻게 홍보할까 고민했었지요. 가만 생각해보니까 '바로 이거다' 싶어서 바로 결정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촬영하고 내보냈는데 금세 반응이 오더라고요.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가 남다르십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나, 이번 광고건도 모두 역발상에서 비롯됐는데요.
제 주변에 보이는 게 다 마케팅 수단이죠. 제가 평소 상상을 많이 합니다. 지난 7월 경남 양산에 9917㎡(3000평) 규모로 공장을 지었는데요. 세계 바이어들이 줄지어 양산 공장을 방문하는 상상을 요즘 매일 하고 있어요. 그렇게 상상하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어느 순간 신기하게도 그 일이 이뤄집니다.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우선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휴대폰 배경화면에 늘 목표를 적어 놓아요. 그리고 볼 때마다 큰 소리로 읽지요. 남한테도 수시로 제 목표를 알립니다. 그래야 뇌에 머물던 생각이 척추로 전달되고 행동으로 이어지거든요. 지금은 휴대폰 화면에 '미국·일본·중국 수출대박'이라고 적어놓았어요. 실제로 5년 동안 준비한 끝에 올해 말이면 일본의 9000개 훼미리마트에 저희 제품 4가지가 납품될 예정입니다.
꿈을 달성하기 위해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자기 자신에게 '성공 암시'를 하는 게 성공비결이군요.
전 '성공하고 싶으면 표현하라'고 늘 강조합니다. 제가 IMF 외환위기 때 한 번 망하고 무일푼으로 다시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가 '쑥을 팔자. 못 팔면 죽는다'였어요. 그리고 직접 강남역 2번 출구 앞에서 전단을 돌리고 오후에 사무실로 와서는 전화번호부를 뒤져 사람들에게 시제품을 보내주겠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퇴근 시간도 없이 그렇게 정신없이 판매에 매달렸지요. 결국 23개월 만에 사업으로 진 빚 22억원을 다 갚았습니다.
2년 전에 '10미터만 더 뛰어봐'라는 책을 냈는데요. 이 제목이 제 경영철학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큰 목표부터 세우고 이를 달성해야만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작은 목표부터 달성해야 큰 뜻을 이룰 수 있어요.
대리점이나 방문판매 등을 하지 않고 본사에서 직접판매를 하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대리점이나 영업사원을 두고 판매를 하면 중간에 떼어주는 게 너무 많아요. 98년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200여개 대리점을 두고 사업을 한 적이 있어요.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소비자가격도 올렸지요. 경기불황이 닥치자 사람들이 물건을 안 찾게 된 겁니다. 그래서 가격을 낮췄죠. 처음에 어설프게 가격을 내렸더니 오히려 회사가 더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직판체제로 전환하고 20만원에 팔던 제품을 5만원까지 내렸습니다. 마진은 10% 정도만 남기고요. 그랬더니 팔리기 시작했어요. 그때 깨달았죠. 고객이 만족하는 수준까지 가격파괴가 이뤄져야 기업이 산다. 지금 저희 고객이 60만명인데, 제품 재구매율이 87.5%에 이릅니다.
재구매율이 놀랍군요. 품질이 담보되지 않고선 불가능한 숫자인데요.
맞습니다. 품질만큼은 자신합니다. 효능이 없다면 아무리 광고한다 해도 성공할 수 있겠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제품 함량과 원료에 가장 신경을 씁니다. 회사에서 170개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헛개나무 원료를 제외하고 모두 국산을 씁니다. 국산도 품질관리를 엄격히 하고 가장 좋은 원료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요즘 국산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라서 가격을 맞추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팔아야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납품 전문 중소기업들은 자체 브랜드를 갖는 게 소원인데요. 중소기업들이 납품영업에서 탈피해 자체 브랜드에 자체 영업망으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영업 비밀이라 공개하기 곤란한데요(웃음). 제 주변에도 공장 하나 갖고 대기업에 납품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다들 브랜드가 없다보니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고 막상 자체 제품을 내놓아도 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전 이렇게 말합니다. "사장이 팔지 못하면 직원들도 못 판다." 국자 하나라도 사장이 직접 이 물건을 갖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팔아야 합니다. 사장은 뒤에 멀찌감치 물러나 있고 직원들에게 판매를 시키면 열에 아홉은 판매에 실패합니다.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전에 시험판매를 해봅니다. 저희 회사는 자체 홍보 책자가 있어 먼저 제품 소개를 해보면 금방 반응이 옵니다. 됐다 싶으면 신문광고를 하죠. 신문광고 영업이 되면 다음엔 TV 광고를 하는 형식이죠. 앞으로도 유통단계를 통한 영업은 하지 않을 겁니다. 고객이 60만명인데 뭘 못하겠습니까.
2002년부터 '뚝심대장'이라는 아이디로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살면서 겪었던 여러 경험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회원 수가 4만8000명 정도 되는데요. 제가 거기서 교주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올 3월 회원들과 서울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했는데요.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정원을 받았는데 150명이 더 왔어요.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캐나다에서 자비를 들여 찾아 온 회원도 있어요.
자녀출산운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저출산이 심각해졌는데요. 우리나라가 부자가 되기 위해선 애를 많이 낳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책을 판 인세와 강연료를 고스란히 모으고 여기에 일부 회사 이익금을 출연해 5억원의 출산지원기금을 만들었습니다. 첫째, 둘째 자녀를 낳을 때마다 100만원씩 주고요. 셋째를 출산하면 1220만원을 줍니다. 벌써 4000명 이상이 접수를 했고 이미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2억원을 타갔어요. 제가 먼저 하면 다른 기업들도 동참해 같이 대한민국을 부자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 천호식품과 김영식 회장은…
1774번. 김영식 회장이 인터뷰를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왔을 때 탑승권에 찍힌 비행기 탑승 횟수다. 실제 거리로 따지면 133만 마일이 넘는다. 그만큼 김 회장은 나라 안팎을 돌아다니며 제품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말 국외 판로도 개척해 일본, 중국, 미국 등 9개국에 수출하기 시작됐다.
김 회장이 건강식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금부터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9년 운영한 식용달팽이농장이 그 첫걸음이었다. 91년 국내 최초 개발한 '달팽이엑기스'를 통해 사업을 확장한 그는 97년 IMF 외환위기로 파산지경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재고가 된 강화약쑥 진액으로 '강화사자발쑥'을 만들고 싼 가격으로 할인해 판 것이 기회가 됐다. 2000년에는 '산수유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업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뒤를 이어 '성장환'(2001년), '다시마환'(2002년), '석류액'과 '구운마늘환'(2003년)에 이르기까지 연속 히트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2005년 출시한 '통마늘진액'은 현재까지 4년 연속 베스트셀링을 기록하며 87.5% 재구매율을 보이는 회사의 대표 제품이 됐다. 2005년 이후 천호식품은 매년 20% 이상의 매출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00억원(자체 추산). 올해 1500억원을 기대한다. 이미 상반기에 5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대담 = 이제경 부장 cklee@mk.co.kr / 정리 =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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