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9. 08:50, 경영이 지배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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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경영의 대가!! 방누수 블로거 | 책 읽고 눈물 흘리는 당신, 힘내라! |
'독서 경영'이라는 키워드 가이드 방누수 씨. ⓒ프레시안
제가 티스토리에서 둥지를 틀기 전에는 네이버에서 블로깅을 했습니다. 사실 블로깅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 아니였습니다. 익히 네이버의 만성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불펌과 복사질로 블로그를 메우기만 했기 때문 입니다.
이와 같은 생활 중에서 우연히 알게 된 네이버 블로거 한 분이 계셨습니다. 바로 방누수님 이셨습니다.
이분은 다른 이야기 없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줄기차게 올리신 분이었습니다. 사실 이때도 저는 책읽기를 즐기고 있었지만 리뷰를 작성하지 않았거든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서히 저의 블로그에도 직접 작성한 저만의 리뷰 내용이 하나하나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쩌면 방누수님은 저에게 블로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신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분이 걸어오신 발자취를 알아가면서 본받고 따라가 보고 싶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요즘 '독서 경영'이 유행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CEO 1223명 가운데 한 달에 1~2권의 책을 읽고 있으며 86.3%가 지난 1년간 직원들에게 특정 책 읽기를 권유하거나 책을 선물한 적 있다면서 "독서 경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독서 경영'은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새로운 경영 전략이다. 그러나 '키워드 가이드'에서 '독서 경영' 키워드로 글을 연재하는 방누수 씨는 "독서 경영을 주장하는 회사도 '독서 경영'과 '독서 운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책을 읽는 이들도 '독서'를 지식을 얻는 것만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경영인, 직장인에게 독서가 '경영 기법'의 하나가 되면서 '책읽기'가 원래 가지고 있던 '철학'은 사라진 것이 아닐까? 방누수 씨는 20여 년간 SK 등 각종 회사에서 근무하며 '기획, 사업 전략 수립'과 '마케팅' 등을 연구한 경영인이고 "책을 읽노라면 어디선가 환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는 자기 소개처럼 '책읽기'를 사랑하는 독서가이다.
그는 '독서'를 '변화의 힘'이자 '지식'이고 '휴식'이라고 말했다. 2009년 불황의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은 '독서'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책'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태도"
프레시안 : 최근 '독서 경영'이 유행처럼 관심을 끌고 있다. '독서 경영'이란 무엇인가?
방누수 : 피터 드러커의 '지식 경영'에서 파생된 말이다. 한국에서는 <독서 경영>이라는 책이 나오면서 널리 알려졌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식 경영'에 뿌리를 대고 있다. 각 회사에서 효율적으로 '지식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저자의 지혜가 압축돼 있는 책을 통해 좀더 쉽게 지식을 모아내고자 '독서 경영'이 나타났다. '독서'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제시하겠다는 기업가의 자세와 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려는 직원들의 태도가 '독서 경영'의 성패를 가른다.
프레시안 : 어떤 책들이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될까?
방누수 :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따로 있다기 보다는 어떤 책을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 노자, 공자, 삼국지 등 경영에 적용하는 책의 범위는 한계가 없다. 책에 나온 내용을 경영에 어떻게 도입하느냐가 관건이지 책 자체는 큰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통 경영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해보면 "감성 마케팅이면 되느냐", "딜러 마케팅이면 되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러나 책은 저자가 특정한 상황을 모아 이론화한 것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자신에게 맞게 다시 풀어내야 한다. 대기업만 봐도 삼성과 현대와 SK는 각기 경영 스타일과 가치와 비전이 다르다. 각자 의미있는 책도 따로 있을 수밖에 없다. 독서 경영의 시작은 바로 이런 책을 선별해내는 데서 시작한다.
프레시안 : '키워드 가이드'에 소개한 책 중에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가 있다. 다소 파격적인 내용 때문에 출간될 때도 상당히 화제가 됐던 책 중 하나인데 '독서 경영'과 어떻게 맞닿는지 궁금하다.
방누수 : 물론 그 책은 경영책은 아니다. 그러나 그 책 내용을 보면 명품이라고 하는 게 어떻게 사람 마음에 각인되고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명품이 소비자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쉽게 말해 명품의 개념을 이해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소비자가 왜 명품을 사게되는지, 명품을 사기 위해 어떻게 돈을 모으고 명품 살 때 기분이 어떤지. 또 버릴 때 기분이 어떤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기분들이 '브랜드'로서 소비자 가슴에 각인돼 있는 것이다. 만약 '명품'을 만들고 싶다면 각 기업자는 소비자에게 그 책의 주인공이 느끼는 그 감정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주인공의 심리를 알아야 '명품'을 좇아갈 수 있다.
'독서 경영'이라는 키워드 가이드 방누수씨 ⓒ프레시안
"느끼지 못하는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프레시안 : 소개한 책을 보면 자기 계발서가 많다. 자기 계발서는 시장에서는 쏟아지지만, 이를 두고는 소모적이라는 평가도 나오는데, 어떻게 읽어야 할까?
방누수 : 독서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흔히 받는 질문중 하나가 "책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50가지 방법',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는 30가지 방법' 등의 책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인데 그 50가지를 외운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 계발서의 용도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느끼는 것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보면 몰라서 못하는 것은 별로 없다. 다만 문제는 과연 실천을 해봤느냐의 문제다. 나는 '책을 보고 한번쯤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책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못 받은 것'이라고 단언한다. 두꺼운 책이 아니라 몇 단어라도 뭉클한 경험이 있어야 자기 마음에 와닿은 것이다.또 하나는 '리마인드'다. 사람은 기억이 흐려지고 시간이 지나면 결심도 흔들린다. 자신이 느낀 점을 늘 다시 살려야 한다.
프레시안 : 이력을 보면 직장 생활을 오래했는데 '독서'라는 키워드를 갖게 된 것은 언제인가?
방누수 : 사실 내가 귀가 좀 안 좋다. 지금은 나아졌는데 직장 생활할 때는 신경이 끊겨서 누군가가 말을 글로 써줘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지식을 얻을 방법은 한 가지였다. 책을 보는 것. 그래서 직장 생활 시작하고는 일주일에 두 권 정도 책을 많이 읽었다. 이때는 단지 지식과 정보를 위한 독서를 해온 셈이다. 그러다 1997년 SK에 입사하면서 '더 이상 배울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다 2002년 퇴직을 생각하면서 책을 다시 보기
"지식만을 위한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더라." ⓒ프레시안
시작했는데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가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러다 <모리와 함께하는 화요일>이라는
책이 나에게 큰 계기가 됐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고 하루종일 울었다. 이 책에서 모리 교수가 얼마 전에 죽은 친구가 찾아와 용서를 빌 때 화해하지 못한 것을 두고 '지금 생각하니 별 것 아닌데 지금 용서하려고 하니 사람이 없더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나 역시 부모님, 아내, 친구, 아들 등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고 하염없이 시간을 돌리고 싶었다. 책을 읽고 사람이 변화하려면 지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때 부터 '나를 찾는 독서'라는 새로운 시각을 발견했다.
프레시안 : '나를 찾는다'라고 했는데 대부분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생존' 외에 '자아 실현'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방누수 : 많은 직장인들이 자아를 실현하고 싶다고 하지만 '너의 자아가 무엇이냐'고 하면 답을 못한다. 그러다 보니 화가 나니까, 만만한 게 조직이니 조직 탓을 한다. 누구나 알겠지만 똑같은 일을 해도 신나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다. 짜증을 내는 사람은 이게 해야할 일인지 납득하지 못하고 억지로 하니까 그렇다. 먹고 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이라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원리'는 하나다. 정도를 걸으면 된다는 것"
프레시안 : '경영'이라는 테마로 많은 책을 읽어오셨는데, 그 사이에 공통된 '원리'를 발견한 것이 있는지?
방누수 : 간단하다. 정도를 걸으면 된다. 사람들은 '경영은 기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손익계산이나 시스템 구축, 조직 관리는 하나의 테크닉이고 기본은 '핵심 가치'다. '핵심 가치'는 '나눠가지는 것', '상대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기법은 단지 '들어온 돈을 관리하는 테크닉'일 뿐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나는 많은 강의에서 경영인들에게 "돈을 벌려고 작정해서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이야기한다. 그게 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실제로는 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고 만족을 줘야 그 결과로 돈이 들어온다. 이것은 철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 바로 그렇다. '독서 경영'은 이러한 정도를 찾기 위해 지식과 경험을 전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불황에는 독서로 쉬어가는 것도 방법 아닐까." ⓒ프레시안
"키워드가이드는 '마이크로 트렌드'의 설득력 있는 모델"
프레시안 : '독서 경영'의 관점에서 '키워드 가이드'를 평가한다면?
방누수 : 키워드 가이드는 설득력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인기 키워드만이 아닌 다양한 키워드를 갖고 있지 않나. 누구나 독특한 아이디어, 나만의 아이템이 있다면 바로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 시스템이다. 최근 <마이크로트렌드>라는 책을 보면 이제 세계는 몇개의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메가트렌드'가 아니라 소수의 사람들의 '마이크로트렌드'로 움직인다.
사람들의 삶은 다양하기 때문에 키워드 가이드에서 나오는 어떤 키워드에도 몇 만 명의 관심 독자는 있다. 그럼 키워드가 성립된다. 기존의 포털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키워드를 소화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콘텐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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