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8. 13:42, 먹보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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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거실의 메인을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던 TV를 치웠습니다.
몇 달전부터 TV를 치우자 치우자고 몇 번이나 이야기 했는지 모릅니다.
이번 작업의 제일 큰 방해꾼은 아마도 '선덕여왕'일 겁니다. 이번 주까지만 선덕여왕 보고 TV를 없애자라고 연기하다가 지금까지 미뤄왔습니다.
하나 뿐인 아들이 TV를 너무 즐겨보니 자연스럽게 책이랑은 거리가 멀어지는 걸 염려해 왔기에 바보상자를 어여 없애자고 아내와 합의는 일찌감치 했던데 말입니다.
드디어 TV를 없앤 자리에 각종 책들로 벽의 한면을 장식 했습니다.
TV를 없애고 책장을 정리하는 과정은 아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진행했기에, 이 사실은 알게되면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마디로 기우(杞憂) 였습니다.
"와~! 멋진데"
아들의 첫 마디였습니다.
오히려 이번 일로 인해서 가족들 중에 가장 부작용이 심각한 것은 오히려 아내였습니다. 마치 금연 후 일어나는 금단증세를 겪는 아내의 행동이었습니다. 심지어는 핸드폰의 DMB로 TV를 볼려고 하더군요.
어린이들은 적응력이 어른보다 훨씬 뛰어났습니다.
아들은 TV가 없는 허전함을 전혀 모르고 그림그리고 책읽고 시간을 알차게 잘 보냈습니다.
'맹모삼천지교' 이전에 "집안의 TV를 없애기"부터 먼저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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