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 정확히 말하면 2월 9일에 부산 영도대교 도개 광경을 보기 위해 다녀왔다.
매일 낮 12시에 도개가 시작되어 약 15분간 이뤄진다.
1932년 영도대교 개통 당시 도개 장면.사진 부산일보
부산 사람들은 영도대교를 '영도다리'라고 부르곤 한다. 그 이면에는 비아냥거림이 짙게 묻어져 있다. 1934년 영도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글자 그대로 섬이었다. 마치 중국인들이 자신을 대륙인(人)으로서 다른 주변에 사는 민족을 무시하는 것 처럼, 섬에 사는 영도인(人)을 우습게 여기곤 했다.
하지만 부산 경제의 태동이 바로 영도에서 근간을 두었을 만큼, 영도는 부산의 산파역할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불모지에서 개척하며 살아온 자들은 억척스럽게 변할 수 밖에 없었을 터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경상도 사람들이 억척스럽다고들 한다. 특히 부산사람들이 더 그렇다.
그럴수 밖에 없다. 그들은 개척자 였고 새싹이었다. 적어도 한국 근현대사에서 말이다.
부산사람들 중 영도사람들이 더 억척스럽고 투박한 것은 부산의 개척자였고 산파였기 때문이다.
마치 피난선을 타고 떠나는 사진 같다. 용두산 타워가 배의 굴뚝 같고, 그 밑의 건물은 선박의 기관실 같다. 사람들로 모인 곳은 갑판위 같다.
또한 부산은 한국전쟁 때 고향을 등지고 피난온 사람들이 피신왔던 곳이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내려와 목숨 걸고 생을 지탱했다. 부산 토박이 속에서 자신을 지켜야 하니 거칠 수 밖에 없다. 토박이의 억척과 피난민의 거칠은 성향이 뒤섞인 동네가 부산이다. 그래서 부산은 생동감이 넘친다. 그래서 타 지역사람들은 부산사람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다. 이것이 부산이 가진 숨은 매력이라 생각한다. 부산의 숨은 매력이 가장 강하게 묻어 나는 곳이 영도다.
어쩌면 실향민 마지막 세대될 60~80대 연령층이 이곳 영도다리에서 지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사진 촬영 중 내내 호피무늬 옷을 입으신 할머니에 눈길이 갔다. 차마 할머니의 얼굴을 공개하지 못하는데, 실제 할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었다. 무슨 생각을 하신 걸까.....
영도는 고향느낌이 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실제 삶의 터전을 이어가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부산은 이런 풍경이 더 어울린다.
특히 영도는 더 그렇다.
해운대나 광안리처럼 다듬어진 아름다움이 지겹다.
영도는 고향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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