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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배워가는 세상

난세에 빛나는 고전 인간 경영

저자 : 신호웅.김승일 출판사 : 책보세

저자 : 신호웅, 김승일 출판사 : 책보세

먼저 이 책의 머리말을 읽은 후, 기대만땅[각주:1]이었습니다.

첫째,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었기 때문 입니다.
'역사는 결코 관념만으로 변하지 않는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온 몸을 던져 행동하는 사람이 있어서 굴러 간다.'라는 문장이 독자를 맞이했는데, 이 문장에서 저자의 세계관이 짐작이 되었습니다.
시답지 않은 문장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역사의 수레바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책을 펴 낸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둘째, 그리고 고전의 각 고사와 연결하여 기업경영, 인간경영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들어 고전의 깊이를 통한 감흥과 교휸을 주겠다고 저자는 호언장담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만땅이 기대쫄땅임을 알기까지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고사들은 대부분은 이미 우리가 읽히 알고 있던 것들 입니다. 솔직히 독자로서 전혀 접하지 못한 새로운 고사를 기대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고사 일지라도 색다른 해석을 기대한 것 입니다. 십번 양보해서, 색다른 해석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기존의 해석보다 충실했어야 합니다. 즉 빈약한 해석의 극치 입니다.

고전의 백미 고사의 전후 배경을 충분히 독자에게 알려줘야만 그 깊은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중간중간에 전후 배경 이야기는 삭뚝 생략한 채 일부분만 인용한 고사도 있는데, 이로 인해 저자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때도 있습니다. 자연히  고전에서 펄펄 풍겨져야 할 스토리의 긴장감은 온데 간데 없이 짜증만 불러 옵니다.

또한 잘 나가다가 삼천포 입니다.
고전의 고사와 연결되어 기업경영, 인간경영에 대한 사례로 고전의 가르침을 현대 생활에도 적용할려고 했던 저자의 목표를 가장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사례'선정에 있는 것 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한 사례는 고전의 교훈을 극대화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기껏해야 적절한 사례라는 동의만 하게 될 뿐, 진한 맛이 없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고전의 이야기와 별 상관없는 '사례'를 들먹임으로서 오히려 저자의 정성을 의심하게 될 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죽기로 각오한 마음에 사는 길이 있다'라는 부분에서는, 한신이 1만여 병졸로 20만 조나라 대군을 이긴 사례를 통해서 전투에 임하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때 한신이 이용했던 전법은 바로 '배수진'입니다. 전투의 상황을 고려하여 전략을 펼치되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 한다면 어려움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이 고전의 교훈이요 가르침일 것 입니다. 

지은이는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탄금대를 등뒤로하여(배수진) 왜군과의 전투를 펼쳤으나 패배한 역사이야기도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하지만 신립 장군의 패배 원인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저자는 신립 장군의 패배 원인을, 신립 장군이 과거에 한 여인의 목숨을 구하지 않은 이야기로 엮어 갑니다.  한을 품은 그 여자가 어느 날 꿈에 나타나 신립 장군에게 '탄금대에서 싸워라'라고 간청하여 신립 장군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게 된 것이라는 일화를 들려 줍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신립 장군 이야기의 교훈은 '여자에게 한을 품게하지 말라'것 정도 인가 봅니다.

제가 기대했던 저자의 의견은, 
첫째, 신립 장군의 패배는 충분한 상황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전략 전술의 실패라는 것 입니다. 상대의 전력이 아군보다 월등하고, 아군의 사기가 저하되었다면 내일을 기약하고 후퇴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는 논리 입니다.

둘째, 어떤 경우에는 배수진이 최선의 선택안이 될 수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최악의 선택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최선과 최악의 구분선은 바로 상황 분석에 달려 있다는 것 입니다. 정도(正道)개념이 먼저 입니다.(정도= 주어진 상황에 따라 접근법이 다르다.... 
부산에서 서울을 갈려면 북쪽으로 가야하고, 평양에서 서울로 갈려면 남쪽을 가야한다......)

등등 입니다. 오뉴월 여자의 한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제목을 이루는 단어, '난세'라는 용어는 아마도 현 시대의 아픔과 고난을 교묘히 이용하는 상업적 접근법에 기초를 두지 않았나하는 쫀쫀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내용의 깊이가 부족합니다.
일전에 탐독했던 김영수 저 '난세에 답하다'의 아류로 치부할 정도 입니다.
저자가 장당한 '대학교재로도 손색없다'라는 말이 어쩌면 심각한 자만심으로 보여집니다.

총합적으로 평을 하자면,
1. 저자의 정성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논리가 없습니다.
출판 목적으로 급조된 기미가 내용의 전개에서 충분히 보입니다.


2. 목표 독자층이 누구로 설정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사견으로서 이 책은 대학교재로도 불충분하며, 
저자가 이해하는 난세가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난세에도 빛이 나지 않을 도서 입니다.


쫀쫀한 지적들
우리는 평소 읽고 사용하는 단어가 실제 대화내용이나 글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고전을 공부한 학자로서 저자의 이력을 살펴 보면, 저자의 잘못된 단어 선택을 눈 감고 봐줘도 됩니다. 그러나 상업성을 목적으로 출간이 된다고 하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어느 이야기에서 '양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P106
G대학교 B교수는 젊은 시절 은행에 다녔는데, 과장으로 있던 어느 땐가 은행의 점포 '양식'에 관해 의견을 피력했다.~~~~

여기서의 '양식'은 바로 '인테리어' 인 것 입니다. 적절한 단어 선택이 아쉬운 부분 입니다. 

P161
통도사 사하촌에는 2대에 걸쳐 목공예를 하는 장인이 있다. 고희를 바라보는 이 명장은 향리의 농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향리'라는 단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시대감각이 떨어진 부분 입니다.
저자가 고전의 가르침을 현대의 기업경영과 인간경영에 응용하겠다는 그의 전략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라 생각 됩니다.

고전에 관심이 많다면 권하고 싶은 책
  1. 만땅 滿←일본어tan ‘가득’, ‘가득 채움’, ‘가득 참’으로 순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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