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월산 기림사
내가 이곳 기림사를 찾은 이유는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수련회(1박2일)를 이곳사에서 가졌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다. 혈기왕성한 시절과 걱정없이 노닐 때의 추억이 가끔씩 떠오르면 예전에 가봤던 곳을 다시 찾고픈 그런 이유에서다.
불국사가 관광지라면, 기림사는 절간이다.
기림사에 가기 전에 불국사에 들려서 와서 그런지 상반된 느낌이 든다.
불국사는 다음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방문객들이 정말 많았다. 주차장도 만차였고 부적부적거리는게 말 그래로 관광지다. 1
하지만 기림사는 다르다. 정말 찾아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주차장은 한산하다. 말 그대로 절 같다. 이런 곳을 누구에게 추천해서 같이 갔다면 고개를 들기 민망할지도 모른다. 안목이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며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한때 불국사 & 석굴암은 기림사의 말사였다.
그러나 내력을 짚어본다면 그 깊이를 알아낼 수 있으니 민망할 것 없다.
일제시대때에는 31본산 중의 하나로 지정되어 석굴암, 불국사, 분황사가 기림사의 말사였다는 사실을 안다면 예전의 기림사의 세를 가름할 수 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에는 이곳 기림사가 전략적 요충지로서 의병과 승병 활동의 중심지였다고 하니 호국성지로서 가르침이 만만치 않다.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위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동해 바다와 인접해 있으며 경주시내로 가기까지는 고개를 넘어야 하니 충분히 요충지가 될 만함을 감지할 수 있다.
임난 때 수군(水軍)과 승병(僧兵)활동의 근거지로 추측할 수 있는 '진남루'
고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경주일대를 관광자원 개발에 역점을 두면서, 불국사는 수학여행 필수 코스는 물론 신혼여행 필수 코스로 발돋움하게 되는데(또 이거 아는가??? 2)......
어쩌면 산업자본주의 산물 3이거라는 생각이 이번 경주여행 내내 맴돌았다.
이번 여행 후, 본 포스트 작성을 위한 자료 검색 중 발견한 신문기사 하나가 있다.
아래의 사진 출처를 클릭하면 나온다.
196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정부가 주도한 경주 불국사 복원 공사 현장.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프로젝트성 관광지가 된 불국사,
나만의 스토리가 있는 골굴사라는
틈새에 끼여 초라해진 기림사를 생각하고 있자면,
어쩌면 이런 면이 '기림사'를 앞으로 더욱 더 빛나게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불국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기림사에서 접할 수 있어 정감이 넘친다.
관련글 보기 |
- 낮추어 말하자면 '부처님 오신날'이지만 '석가탄신일'이라 할 수 있다. '성탄절'이다. 나의 와이프 생일을 나는 '성탄절'이라 부른다. [본문으로]
- 청운교·백운교 앞마당에 있었던 신라의 옛 연못 구품연지가 당시 공사 전 발굴에서 확인됐지만, 수학여행단 등 관객들 동선을 방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묻어버렸다는 관계자들의 회고 또한 그러하다. 출처 : 한겨레신문 [본문으로]
- 삼성·현대 등 대기업 사주들을 불러 시주금 형식으로 거액을 강제로 거둔 뒤 공사 비용으로 충당한 것을 보여주는 시주금 목록과 기업 사주 설명회 공문 등에서는 당시 정치권력이 불국사 복원에 끼친 입김 또한 짐작하게 된다. 출처 : 한겨레신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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