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 녀석이 부쩍 책읽기를 좋아한다.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없어서 항상 나에게 책을 가져 와서는 읽어 달라고 응석을 부린다. 아들에게 책을 읽어 주다보면 평소 제목만 알고 있던 동화의 이야기에서 가끔 괜찮은 교훈을 얻기도 한다. 오늘은 "가장으로서 아빠의 역할을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색다른 답은 아닐지라도(오히려 한국의 전통적인 아버지 모습일거다) 아빠의 모습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잘 보여주는 동화가 있어 올려본다.
제목 : 주근깨투성이 빨간머리 홍당무
원작 : 쥘 르나르
글 : 한은선
그림 : 박수지
빨간 머리에, 주근깨 많은 아이가 있었어요. 모두 홍당무라고 불렀지요.
홍당무는 아빠. 엄마, 형과 함께 살았어요.
엄마는 홍당무에게만 심부름을 시켰어요.
"홍당무야, 닭장 문이 열렸구나. 어서 가서 문을 닫고 오너라."
밖은 캄캄했어요. 홍당무는 무서웠지요. 하지만 얼른 가서 닭장 문을 닫고 들어왔어요.
하루는 엄마가 맛있는 참외를 사 왔어요.하지만 아무도 홍당무에게 먹어 보라고 하지 않았지요.
어마는 아빠와 형한테만 참외를 주며 말했어요.
"홍당무는 참외를 싫어하지? 이 참외 껍질이나 토끼에게 주고 오너라."
홍당무도 참외를 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지요.
홍당무는 참외 껍질을 들고 토끼장으로 갔어요. 그리고 토끼에게 말했어요.
"혹시 엄마가 왜 나만 미워하는지 너희는 알고 있니? 난 정말 화가 나!"
홍당무가 집 안에 들어사자 마자 엄마가 말했어요.
"홍당무야!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구나.마당에 좀 나가 보거라."
컹컹! 컹컹! 강아지가 마당에서 시끄럽게 짖었거든요.
홍당무는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렸어요.
"엄마는 만날 나만 시켜."
홍당무는 나가기 귀찮았어요. 그래서 꽤를 냈지요.
밖에 나가지 않고 문 앞에서 문소리만 덜컹덜컹 요란하게 내고 그냥 돌아왔답니다.
어느날, 형과 홍당무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문이 잠겨 있었어요.
둘은 문 밖에서 엄마를 기다려야 했지요.
"형, 나 너무 배고파. 어떻게 하지?"
"우리 토끼풀 먹으러 가자. 굉장히 맛있을 거야."
형은 형당무를 데리고 뒤뜰로 갔어요. 뒤뜰에는 토끼풀이 가득했어요.
형은 가짤로 토끼풀을 먹는 시늉을 했어요. 하지만 홍당무는 진짜로 토끼풀을 열심히 뜯어 먹었지요.
형은 홍당무를 보고 키득키득 비웃었어요.
"바보, 토끼풀을 먹는 사람이 어디 있니?"
홍당무는 화가 났지만 그저 꾹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형이니까요.
출장 간 아빠가 돌아왔어요.
홍당무는 무척 반가워서 아빠한테 달려갔지요.
"아빠!"
그런데 아빠는 홍당무를 안아 주지 않고 옆으로 몸을 피했어요.
"홍당무야! 어린 아이처럼 굴면 안 된다. 이제는 다 켰잖니?"
홍당무는 서운했어요.
'아빠도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홍당무는 풀이 죽어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지요.
가족들이 자기만 미워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날마다 자기를 괴롭히는 형도 밉고,
늘 자기한테만 심부름 시키는 엄마도 미웠어요.
무뚝뚝하고 말도 잘 안 하는 아빠한테도 서운했지요.
그때 문을 열고 아빠가 들어왔어요.
홍당무가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나팔을 손에 들고 있었지요. 출장 갔다가 사 온 선물인가 봐요.
아빠는 홍당무 앞에 나팔을 슬쩍 내려놓더니 빙긋이 웃으며 나갔어요.
홍당무 얼굴에도 배시시 웃음이 피어났지요.
어느날, 엄마가 또 홍당무에게 심부름을 시켰어요.
"홍당무야, 어서 가서 버터를 사 오너라."
홍당무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대들었어요.
"싫어요! 형도 있잖아요. 왜 저만 시키는 거예요?"
엄마는 화를 냈어요.
"버릇없고 못된 녀석 같으니!"
옆에서 보고 있던 아빠가 홍당무를 조용히 불렀어요.
"홍당무야, 아빠랑 잠깐 산책하자."
홍당무는 아빠를 따라나섰어요.
"아빠! 엄마는 나만 미워해요. 나한테만 심부름을 시킨다고요."
그러자 아빠가 홍당무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으며 말했어요.
"아니냐, 엄마는 널 미워하지 않아. 네가 잘 도와주니까 그러는 거야.
아빠는 늘 묵묵히 엄마를 돕는 네가 자랑스웠단다."
홍당무는 아빠를 올려다보았어요.
홍당무를 보는 아빠의 눈속에는 사랑이 가득했지요.
'아빠는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홍당무는 무척 기뻤어요.
"아빠, 앞으로는 엄마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될게요. 저는 아빠가 정말 좋아요."
홍당무는 아빠 목을 와락 끌어안았답니다.
원작 : 쥘 르나르
글 : 한은선
그림 : 박수지
빨간 머리에, 주근깨 많은 아이가 있었어요. 모두 홍당무라고 불렀지요.
홍당무는 아빠. 엄마, 형과 함께 살았어요.
엄마는 홍당무에게만 심부름을 시켰어요.
"홍당무야, 닭장 문이 열렸구나. 어서 가서 문을 닫고 오너라."
밖은 캄캄했어요. 홍당무는 무서웠지요. 하지만 얼른 가서 닭장 문을 닫고 들어왔어요.
하루는 엄마가 맛있는 참외를 사 왔어요.하지만 아무도 홍당무에게 먹어 보라고 하지 않았지요.
어마는 아빠와 형한테만 참외를 주며 말했어요.
"홍당무는 참외를 싫어하지? 이 참외 껍질이나 토끼에게 주고 오너라."
홍당무도 참외를 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지요.
홍당무는 참외 껍질을 들고 토끼장으로 갔어요. 그리고 토끼에게 말했어요.
"혹시 엄마가 왜 나만 미워하는지 너희는 알고 있니? 난 정말 화가 나!"
홍당무가 집 안에 들어사자 마자 엄마가 말했어요.
"홍당무야!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구나.마당에 좀 나가 보거라."
컹컹! 컹컹! 강아지가 마당에서 시끄럽게 짖었거든요.
홍당무는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렸어요.
"엄마는 만날 나만 시켜."
홍당무는 나가기 귀찮았어요. 그래서 꽤를 냈지요.
밖에 나가지 않고 문 앞에서 문소리만 덜컹덜컹 요란하게 내고 그냥 돌아왔답니다.
어느날, 형과 홍당무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문이 잠겨 있었어요.
둘은 문 밖에서 엄마를 기다려야 했지요.
"형, 나 너무 배고파. 어떻게 하지?"
"우리 토끼풀 먹으러 가자. 굉장히 맛있을 거야."
형은 형당무를 데리고 뒤뜰로 갔어요. 뒤뜰에는 토끼풀이 가득했어요.
형은 가짤로 토끼풀을 먹는 시늉을 했어요. 하지만 홍당무는 진짜로 토끼풀을 열심히 뜯어 먹었지요.
형은 홍당무를 보고 키득키득 비웃었어요.
"바보, 토끼풀을 먹는 사람이 어디 있니?"
홍당무는 화가 났지만 그저 꾹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형이니까요.
출장 간 아빠가 돌아왔어요.
홍당무는 무척 반가워서 아빠한테 달려갔지요.
"아빠!"
그런데 아빠는 홍당무를 안아 주지 않고 옆으로 몸을 피했어요.
"홍당무야! 어린 아이처럼 굴면 안 된다. 이제는 다 켰잖니?"
홍당무는 서운했어요.
'아빠도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홍당무는 풀이 죽어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지요.
가족들이 자기만 미워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날마다 자기를 괴롭히는 형도 밉고,
늘 자기한테만 심부름 시키는 엄마도 미웠어요.
무뚝뚝하고 말도 잘 안 하는 아빠한테도 서운했지요.
그때 문을 열고 아빠가 들어왔어요.
홍당무가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나팔을 손에 들고 있었지요. 출장 갔다가 사 온 선물인가 봐요.
아빠는 홍당무 앞에 나팔을 슬쩍 내려놓더니 빙긋이 웃으며 나갔어요.
홍당무 얼굴에도 배시시 웃음이 피어났지요.
어느날, 엄마가 또 홍당무에게 심부름을 시켰어요.
"홍당무야, 어서 가서 버터를 사 오너라."
홍당무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대들었어요.
"싫어요! 형도 있잖아요. 왜 저만 시키는 거예요?"
엄마는 화를 냈어요.
"버릇없고 못된 녀석 같으니!"
옆에서 보고 있던 아빠가 홍당무를 조용히 불렀어요.
"홍당무야, 아빠랑 잠깐 산책하자."
홍당무는 아빠를 따라나섰어요.
"아빠! 엄마는 나만 미워해요. 나한테만 심부름을 시킨다고요."
그러자 아빠가 홍당무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으며 말했어요.
"아니냐, 엄마는 널 미워하지 않아. 네가 잘 도와주니까 그러는 거야.
아빠는 늘 묵묵히 엄마를 돕는 네가 자랑스웠단다."
홍당무는 아빠를 올려다보았어요.
홍당무를 보는 아빠의 눈속에는 사랑이 가득했지요.
'아빠는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홍당무는 무척 기뻤어요.
"아빠, 앞으로는 엄마 말씀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될게요. 저는 아빠가 정말 좋아요."
홍당무는 아빠 목을 와락 끌어안았답니다.
2008/12/21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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