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미자미'를 느끼게한 부산 맛집 - 돌고래

나는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맛집 소개를 꺼려한다.

내 입맛에 맞다고 남의 입맛에 맞는게 아니라는 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가장 맞추기 힘든 남의 입맛은 다름 아닌 집사람이기도 하다. 여간해서 맞추기 힘들다.


이렇기에 가족끼리 뭘 먹으러 가더라도 의견일치를 못보는 경우는 드물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의 입맛 역시 맞추기 힘들었다. 다만 돼지국밥, 짜장면...등은 쉽게 일치되는 품목이다.


한 달전 즈음에 가족과 함께 부산 남포동에 나갔다.

대충의 볼일을 맞친 후, 의견이 분분해지는 식사시간이 어김없이 다가왔다.


나는 '돌고래식당[각주:1]'에 가서 낙지볶음을 주장하고,

아들은 '돈까스'를 먹자하고, 아내는 아무거나 먹자하였다.

이 '아무거나'라는 메뉴만큼 난감한 메뉴는 없을거다.


결국 '돈까스'로 결정하였는데, 갑자기 아내가 '돌고래'에 가서 먹자며 나를 거들어줬다(아내랑 연애시절 이곳 돌고래를 수십번 이용했었다. 아내는 수저를 들다말다할 정도 아내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아들도 쿨하게 'OK'!


'돌고래'로 정해졌지만, 혹시나 아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불안을 느끼며 돌고래에 들어가 순두부, 된짱찌개, 낙지볶음을 주문했다.

부산 돌고래 '순두부찌개, 된장찌개'



아들은 된장찌게를 주문했는데(나는 이곳에서 오로지 낙지볶음만 먹었기에 된장찌게의 맛을 모른다), 

아들이 시킨 '된장찌개'



너무 맛있다며 밥에 스윽스윽 비벼 먹었다.

내가 맛을 보니 마트에 파는 양조된장 맛이 아니라 집된장 맛이 났다.

땡기는 맛, 앞으로도 계속 땡길 그런 맛이였다.


내가 주문에 낙지볶음 맛을 본 아들은


나쁘진 않은데, 된장찌게 맛 보다는 못하다고 했다.

내가 시킨 '낙지볶음'


암튼 된장찌게 맛에 홀딱 반해버린 아들의 반응을 살피는 나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내가

'오빠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

아빠의 입맛을 닮아가는 아들!!!!

이런 아들을 둔 아빠가 행복할 수 밖에!!!!


며칠 전 아들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돌고래 된장찌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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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등학생 시절부터 즐겨 찾아갔던 순두부전문 식당이다. 햇수로 30년이 훨씬 넘은 노포다. 사진에 나온 둑배기 받침대를 보면 오래된 식당인지 짐작할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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