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이 노래 이 명반]'봄여름가을겨울' 1집과 2집





내가 무지 좋아했던 뮤지션, '좋아하는'이 아니라 '좋아했던'!, 봄여름가을겨울.

예전에 한창 좋아할 때는 이들의 연주곡에 매료되어 듣고 또 듣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내 취향이 변한 건지 이들이 예전만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들에 대한 나의 관심이 식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간혹 뮤지션 봄여름가을겨울의 연주곡(특히 '못다한 내 마음을',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 '페르시아의 왕자' 위주로)을 듣곤 한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우리나라 대중가수가 이런 아름다운 연주곡을 만들었지'하는 새삼스러운 생각을 한다.


우연히 발견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에 대한, 특히 나의 10대 후반부터 20대 시기에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이야기가 나온 신문기사 있어 옮겨본다.

그리고 신문기사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채,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각주'기능을 이용하여 적어본다.



[8090 이 노래 이 명반] 10. '봄여름가을겨울' 1집과 2집

신선한 충격 그 이상의 감동 준 K-퓨전 '신호탄'


입력 : 2015-09-02 [19:03:14]

수정 : 2015-09-03 [10:41:11]

게재 : 2015-09-03 (33면)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일구어낸 1980년대 가요는 우리 가요의 동력이자, 큰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1988년, 온 나라가 온통 올림픽 개최에 대한 기대감으로 흥분해 있던 그 해 초 여름 봄여름가을겨울이 출현했다. 이들은 조용필이, 들국화가 그랬던 것처럼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1980년대를 상징하는 음악적 아이콘이자 오피니언 리더의 한 축이었다.

 


■ 신선한 충격, 그 이상의 감동 1집 

봄여름가을겨울의 두 남자, 김종진과 전태관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정원영의 지인들이 방배동의 한 주점에서 가진 1982년 송별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교류를 이어나가던 두 사람은 1985년 김현식의 백밴드로 결성된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가 된다. 이 팀에는 두 사람과 절친한 친구가 되는 유재하와 '빛과 소금'의 멤버인 장기호와 박성식이 몸담기도 했다.



김현식의 백밴드로 만난 김종진·전태관  

퓨전 재즈 시대 연 1집 서서히 주목 받아  

연주 지망생들에게 롤모델이자 교과서  

김종진의 탁월한 송라이팅 능력 돋보여 


그저 무대에 선다는 흥분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김현식을 보필했던 이들은 1987년 10월 김현식이 '들국화'의 전인권 허성욱, '부활'의 김태원, 이승철 등과 함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전격 구속되자 위기를 맞는다. 팀이 공중분해되다시피 한 것이다. 이때 김종진은 베이시스트 송홍섭의 소개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멤버가 된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했던 그는 결국 마음이 통했던 친구 전태관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의 이름을 물려받아 팀을 꾸려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누구도 두 사람의 행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럴수록 이들은 연습에 매달렸고, 불꽃 같은 열정으로 음반 작업에 착수했다.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한 김종진에게 영감을 준 것은 김현식이었다. 훗날 언론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그는 김현식에게서 그냥 솔직하게 노래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노랫말을 쓴 적도 없었고, 쓰게 될 줄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노래처럼 솔직하게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랫말로 녹여내게 된다. 다분히 아마추어적인 발상이었지만 김종진, 그 자신도 몰랐던 그의 천재성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다. 이윽고 1988년 6월 15일 역사적인 첫 번째 정규 음반이 발매되었다.


음악으로 사계절을 그려낸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은 이들의 야심작이었다. 퓨전 재즈라는 장르가 낯설게만 느껴졌던 우리 가요계에 퓨전 재즈 시대를 열어보인 것이다. 서서히 이들의 음악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더불어 소위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의 주목도 끌게 되었다[각주:1].


신선한 충격 그 이상의 감동을 주었던 1집은 기존의 가요 어법을 무시하는 듯 보컬곡이 아닌 연주곡으로 포문을 연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해방감을 선사하는 풍부한 사운드, 탄탄한 연주가 절로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화끈하고 다이나믹한 오프닝 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이 곡은 이 음반에 담긴 또 하나의 연주곡 '거리의 악사'와 함께 한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다[각주:2]. 이 곡들은 K-퓨전의 신호탄이다. K-퓨전의 역사는 이곡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헤어지긴 정말로 싫어', '내가 걷는 길', '방황',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각주:3]' 같은 곡은 채워지지 않는 청춘의 허전함을 대변하는 곡들로 고뇌하고 아파하는 청춘 김종진과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김종진의 탁월한 송 라이팅 능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는 갓 데뷔한 그룹의 노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원숙한 내공이 느껴지는 명곡이다. 음반에 수록된 10곡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은 CD로 발매되면서 보너스로 추가된 곡. 신촌블루스 2집 음반에 담겼던 곡이다) 모두는 명연으로 수많은 연주 지망생들에게 롤모델이 되었고, 교과서가 되었다. 특히, 두 사람의 친한 친구였던 고(故) 유재하에게 바친 곡 '보고 싶은 친구'는 김종진이 '눈물로 만들고, 가슴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 창조적인 음악의 진화, 새로운 비상 2집 

봄여름가을겨울은 1집으로 가요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그들이 체감할 정도의 피드백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때 이들은 가수 한영애의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했고, 이 공연에서 의욕을 찾고 자신감을 회복한다.


다음은 전태관의 회상.

"밥벌이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 무대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맛보고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모티브를 찾았다. 그 순간이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다."


그 후 발매한, 1989년 10월 5일 내놓은 2집은 1집의 연장선상인 동시에 새로운 비상을 시도한 역작이다. 내실을 다지면서도 자기들만의 보다 독창적인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2집 역시 10곡을 담고 있고, 1집과 마찬가지로 3곡의 연주곡을 담고 있으며, 첫 번째 트랙도 연주곡이다. 연주진은 기타에 김종진, 드럼에 전태관, 베이스에 송홍섭을 기본 축으로 하여 키보디스트 김효국, 피아니스트 최태완, 색소포니스트 정원용이 가세해 사운드의 질감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봄여름가을겨울 1집.봄여름가을겨울 1집.


음악이 사람의 마음마저 정화시켜야 한다는 음악지상주의를 표방하면서 자신들의 노래로 그것을 실현해보이겠다는 청사진을 펼쳐 보여주고 있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소박하지만 거창한 바람을 담은 곡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각주:4]'. 한국형 하이브리드 음악의 효시격인 곡 '어떤 이의 꿈[각주:5]'은 봄여름가을겨울을 인기 그룹의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곡.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에 흥겨운 펑키 리듬, 록과 재즈가 범벅된 사운드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한국 펑키 록의 클래식 넘버, 김현식이 불렀던 곡을 보다 리드미컬한 사운드로 새롭게 편곡해 노래하고 연주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비롯해 '쓸쓸한 오후', '내 품에 안기어',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각주:6]',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사랑해', '못다한 내 마음을[각주:7]' 등 다시 한번 김종진의 탁월한 송 라이팅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2집 앨범 표지.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과 2집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걸작들이었다. 이 땅에 K-퓨전의 새 역사를 열어보였던 봄여름가을겨울은 10년에 걸쳐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단 두 장의 음반에서 다 보여주고 말았다. 그만큼 이 두 장의 음반에는 그들만의 농축된 음악성이 100% 발현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의 음악이 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동시대 젊음의 숨결을 진정성있게 담아냈기 때문이리라. 최성철·페이퍼레코드 대표

기사 출처 : 부산일보



참고로 위 기사가 실린 부산일보에서는 [8090 이 노래 이 명반]기획물이 연재되고 있다.

부산일보 웹사이트에서 검색어 '8090 이 노래 이 명반'으로 검색하면 금일 현재 총24건의 기사물이 실려있다.

이 기획물에는 봄여름가을겨울 뿐만 아니라 푸른하늘, 들국화, 공일오비, 무한궤도, 이문세 등 8~90년대를 풍미했던 음악을 다루고 있다.

종편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 때문에 지난 추억을 회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그 당시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들은 위 기획물을 한번 읽어 보고 선곡해보길 바란다.


이전 관련글 보기  

 - 진솔함이 빚은 아름다운 노래 '봄여름가을겨울'


 - 봄여름가을겨울 - 못다한내마음을


 - 봄여름가을겨울 -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


 - 봄여름가을겨울 - 거리의 악사


 - 봄여름가을겨울 -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 봄여름가을겨울 - 페르시아 왕자


 - 봄여름가을겨울 -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




  1. **** 그럼 나도 '소위 음악 좀 듣는 사람'축에 속했던 걸까...? [본문으로]
  2. ***** 지금도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과 '거리의 악사'의 리듬이 헷갈린다. [본문으로]
  3. **** 내가 봄여름가을겨울 노래들 중 맨 처음으로 좋아했던 노래다. [본문으로]
  4. **** 노래 제목처럼 이 연주곡은 정말 아름답다. 근데 아무리 들어도 그 리듬이 머리속에 기억되지 않더라...아직도 리듬을 기억할 수 없다. 들을 때는 리듬에 흠뻑 젖은체로 듣다가 곡 끝나면 리듬에 대한 기억이 없다. 마치 머리가 포맷된 것 처럼 말이다. [본문으로]
  5. ****** 당시 나의 친구들은 그룹'봄여름가을겨울'을 잘 몰랐다. 다만 '어떤이의 꿈'이라는 노래는 알고 있었다. [본문으로]
  6. ***** 이 연주곡은 초여름 혹은 초가을 밤에 들으면 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왜 초여름이나 가을이냐구... 창문을 활짝 열어 제끼고 들어야 하는데, 추우면 음악이고 뭐고 없다. 그냥 창문 닫게 되니 말이다. [본문으로]
  7. **** 봄여름가을겨울의 연주곡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곡이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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