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걸고 쓰는 글
블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가장 새롭게 부각된 것은 '글쓰기 문화'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블로깅=글쓰기'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레 성립되었습니다. 이것은  블로거에게 필요한 제1의 능력은 '글쓰기'능력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로그 운영 목적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글의 내용도 달라지고, 관리방법도 좌우 됩니다.
아무리  목적이 서로 다를지라도, 블로거에게 필요한 제1의 능력은 '글쓰기'능력일 것 입니다. 예전에 인기를 모았던 '싸이월드'처럼 사진 위주로 블로그 꾸미고 있다면 모르지만요.

조선 제 22대 왕, 정조는 ‘마음이 곧 글씨’라는 ‘심획론’(心劃論)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를 개인적 취향으로 편용한다면 '마음이 곧 문장이다 '라는 '심문론(心文論)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문장 속에는 글쓴이의 가치관과 지식의 넓이, 깊이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단서가 있습니다. 그 단서를 통해서 글 전체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느냐 마느냐 판단을 하곤 합니다.

'심문론'을 믿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글쓰기 솜씨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글 재주라는 것이 타고나야 한다, 애석하게도 나는 이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글쓴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하고, 글 구조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타고난 능력의 작용이라 믿었습니다.

이런 믿음에 반하는 글을 접하게 되어 아래에 연결을 합니다.

아래 글의 요지는
좋은 글은 노력의 산물이요, 정성의 결과라는 것 
입니다. '절차탁마(切磋琢磨)'라고 할까요.


이름 걸고 쓰는 글 

[2008.03.21 제702호]


나는 리영희 선생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글은 여러모로 논리적 글쓰기의 이상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1. 감상이나 주관적 견해를 앞세우기보다는 사실에 철저히 근거해 설득하려는 점, 
  2. 겉으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꼼꼼히 뜯어보면 주도면밀하고 목적의식적인 문장 배치와 구성에 힘씀으로써 글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는 점, 
  3.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읽는 이를 배려하는 점 등은 특히 배울 만하다.


그가 1990년 <한길문학> 5월호에 쓴 ‘이름 걸고 글을 쓴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보면 글쓰기에 대한 그의 노력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그 글을 쓰기 한 해 전인 1989년 한 지방도시의 대중목욕탕에서 겪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때밀이 노동자가 그를 알아본 뒤 그의 글을 꼬박꼬박 읽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뜨거운 사랑에 부딪칠 때 나의 가슴에 맺힌 상처는 아물어간다”고 했다.

그렇지만 글을 쉽게 쓰기 위해 그가 쏟는 노력에 대해 읽는 이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원고지 9매 분량의 ‘한겨레 논단’을 쓰기 위해 그는 2주일 내내 

“머리 속에 주제의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발효시키고, 뜸들이고 하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

었으며,

“논단 속에 넣을 몇 줄의 자료를 찾기 위해 때로는 두툼한 미국 국회의사록 책 몇 권을 꼬박 읽는 따위의 일도 드물지 않다”

고도 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쓴 글이라야 자기 이름을 걸 수 있고, 그런 글이라야 읽는 이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석 한겨레 교육서비스본부kimcs@hani.co.kr
출처 : 한겨례21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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