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친구를 떠나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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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구에 필이 꽂히면!


나의 '펜 사랑' 취향덕분에 마음에 드는 필기구에게 필(Feel)이 꽂히면 약간의 집착증 마저 생기곤 한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필기구에 대한 호기심이 끊이질 않는다.

문화 젤링펜문화 젤링펜

이 녀석과 함께 보낸 세월이 2~3년 가까이 된 것 같다.

빨간펜의 경우는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제법 오래 사용하게 되는데, 이놈 역시 그러했다.

1년정도 사용하다가 식상해지면 다른 펜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놈을 휴지통에 버릴 수는 없었다. 이 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저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필기감과 진하지도 옅지도 않은 적당한 색상이 풍겨내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놈이 생명을 다하기 전에는 절대 져버리지 않겠노라고 마음을 먹기도 했다면, 유치하다 할 수 있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버릴 수 없는 물체였다.


일주일 전에 이놈을 보냈다.

밀린 숙제를 끝낸 느낌이 들었다.

얼른 보내고 싶은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던 모양이다.


이 놈의 빈자를 채워 줄 새로운 녀석을 장만했는데, 첫 느낌이 별로 좋지 않다.

필기감은 차이가 거의 없지만 색상이 별로다.

진하고 어두운 빨간색 계통이다. 떠나 버린 내 오랜 빨갱이 친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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