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것만 믿어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일들을 시도한다.
최초 시작할 때는 마치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 양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나태해지고 애초의 계획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계속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하지만 향상되지  않는 실력, 드디게 가는 진도에 풀이 죽어서 포기하고 만다.


짧은 나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 시작했다가 포기하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한 나의 목표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유창한 영어 구사'이다. 성공한 이들의 글을 퍼와서는 흩뜨러진 마음을 가다듬기를 수십번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인 나의 영어.

잊고 살자하니 그 동안의 노력이 아깝고, 계속 하자니 답답한 마음.

각종 성공수기를 읽어 보면, "몇 개월 만에 영어가 다 들리더군요"라는 내용이 오히려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왜냐, 나는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나의 머리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노력의 집중도가 다를 수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언어 감각이 다를 수 있다.  앞 뒤 따지지 말고 그냥 놀듯이 즐기자!'

이런 생각으로 지난 추석에 선물 받은 MP3플레이어에 열 개 정도의 영어 파일을 업로드하고서는 지금까지 주욱 듣고 있다. 중간 중간에 파일을 바꾸면서 듣기를 했다.
시간이 제법 흘렸다(이 글을 보는 혹자들은  '그 정도 시간이면 영어가 들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아. 으음 속도가 느리군'하실 수 있는 시간의 크기다). 참으로 우직하게 즐겼다.

이틀 전 밤 TV를 끄고 여느 때 처럼 MP3플레이어를 돌렸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영어소리가 마치 사진으로 촬영 찍은 것 처럼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 동안 잘 들리지도 않았던 작은 소리도 거의 들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어느 순간 갑자기'라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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