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말라야'

새파랬던 대학 1학년 시절, 친구들과의 어느 술자리에서 상당히 대찬(?) 여자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 있었다.


"육체적 고통이 정신적 고통보다 약하다고 하는데.

그런 말 하는 새끼!

내한테 딱 걸리면 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보여주겠어!"

처음에는 딴지를 걸려고 했지만, 이 말을 되새김 해보니 마땅히 반박할 만한 말꼬리를 찾을 수 없었다.


흔히들 육체는 정신보다 수준이 낮은 것으로 매도해 버린다.

그런데 말이다......

게거품 물 정도로 육체적 고통을 당한다면 그로인해 정신이 돌아버릴 수 있다.

즉 육체가 정신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력(인내력, 집중력 ,등)이 바탕이 될 때 일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힘(예를들면 괴력....차력사를 상상해 보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는 정신이 육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 둘은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인데, 궁금한 것은 어떻게 해야만 상호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느냐 부분이다.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가했을 때 정신이 돌아버리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정신력이 강화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영화 '히말라야'를 보고난 후 이런 궁금증은 증폭되었고, 또 다른 궁금증의 가지가 돋아났다.

무택은 어떤 이유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재현을 구할려고 했는지?

엄홍길은 왜 무택의 시신을 찾기위해 사지 히말라야에 갔는지?

일반인들은 감히 이런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다.

영화 '히말라야' 스틸컷1영화 '히말라야' 스틸컷1


영화 '히말라야' 스틸컷2영화 '히말라야' 스틸컷2


영화 '히말라야' 스틸컷3영화 '히말라야' 스틸컷3


영화에서 엄홍길의 인터뷰 명대사가 가슴을 울리면서 또 다른 생각하나 일어났다.

해발 7천미터 8천미터 올라가면 철학적인 생각이 떠오를거 같죠?


그런데 안 그래요. 오로지 제 자신이 보입니다.


너무너무 고통스럽고 힘들고 극한 상황을 만났을 때 저의 본연의 모습이 나옵니다.


비로소 본인이 쓰고 있는 가면을 벗는 거죠...


어쩌면 지금 많은 사람들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모른 채 계속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의 본연의 모습~~"에서 본연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진짜의 자신의 모습"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


혹시.......

죽을지 모르는 위험속에서 어떻게 살아날까...하는 모습이 본연의 모습일까.....

다시 말해서 위 엄홍길의 대사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모습이 "그냥 살려고 발버둥칠 뿐!"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엄홍길은 무택의 행동((영화 스틸컷3(해당 이미지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음)처럼 무택은 후배 재현이를 구출하다가 설맹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게 됨))을 통해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며 반성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생각하나.....

내가 무택이였다면.....죽음의 위험속에서 후배 재현을 구출할려고 했을까.....

후배 재현을 생각하면 구출 시도를 해야 옳지만......

나의 가족을 생각하면 구출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양가감정속에서 과연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히말라야!'

이래 저래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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