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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얼씨구 좋구나

꽃 보러 오세요

벌써 봄이 왔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는 가을비보다는 덜 외롭게 만드는가 봅니다. 
가을비는 나뭇잎을 떨어지게 만들지만 
봄비는 싹을 돋게하고 꽃을 피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가을비는 '빨리 떠나라'고 외치는 소리이고
봄비는 "빨리 오라'고 외치는 소리인 모양입니다.

베란더에 있는 이름 모를 식물이 꽃을 피웠습니다.
몇 해 전부터 같이 지내왔는데 꽃이 피기는 처음입니다.
심지어는 꽃 피지 않는 식물로 생각 했습니다.
심지어는 저승 문턱까지 다녀온 놈이라
이 놈에 대한 느낌이 새롭습니다.





봄맞이 시 한편

봄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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